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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연애의 모든 것
이응준 지음 / 민음사 / 2012년 2월
평점 :
새 한국당 의원이자 전직 판사 출신인 김수영과 진보 노동당의 대표인 미모의 노처녀 오소영은 서로 적대적인 당의 이론에 따라 달리 길을 걸어가고 있는 노총각, 노처녀의 국회의원들이다.
대통령 출마선거차 유세중이던 차 사고로 졸지에 조카 보리를 떠 맡게 된 소영은 보리를 호적에 올리고 이모 아닌 엄마로서 같이 살아가던 중 국회법 통과의 여당 저지를 무마하기위해 달려나간 현장에서 김수영은 운전기사의 잘못된 장소착각으로, 오소영은 소영대로 돌진하다 소영이 던진 소화기에 수영이 머릴 맞게되면서 서로 원수지간이 되지만 어느 순간 뿅 가면서 둘은 거침없는 사랑 에 빠진다.
헌데 문제는 이 둘 사이의 주위를 둘러싼 간극의 차이가 있단 점이다.
서로 달리 노선을 바라보는 주위의 당의 최고 우두머리서부터 달리 해석하는 보좌관들까지, 거기다 삼국지의 열렬한 팬인 보리의 납치까지 겹치면서 소영은 수영의 프러포즈를 거절하고 국회의원의 자리까지 내놓고 일반의 생활로 돌아간다.
로맨스의 전형이라고 할 수있는 알콩달콩한 이야기만 들어있는 것이 아닌 점이 특색이다.
물론 배경이 한국의 여,야의 대립된 구도로 설정이 되어있는 국회를 배경으로 하다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지만 조증에 걸린 전직 판사출신의 김수영이 오소영과의 대립과 만남, 거칠것 없이 사랑을 나누는 장면에서도 서로의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는 확연하다.
서로가 사랑하는 데 남의 눈치를 봐야만 하는 이 두 사람간의 처지, 그리고 보리가 느끼는 태양에 대한 사랑의 감정, 소영의 보좌관으로서 수영을 짝사랑 해오던 정윤희 동창생의 해바라기 사랑, 손 보좌관의 정윤희에 대한 짝사랑, 문 봉식 의원의 지위를 이용한 여 직원에 대한 희롱 등 여러 사람들의 사랑과 그릇된 인식을 갖고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보여줌으로써 한국의 정치형태를 비꼬아서 보여주는 일련성도 보인다.
한 장면을 나타내기 위해서 여러 위인들의 사상, 철학적인 말, 그림에 이르기까지 읽다보면 작가의 독서 편력도 느낄 수도 있겠지만 솔직히 기존의 책과는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 외엔 조금 지루함을 느끼게 하는 책이기도 했다.
본질적인 사랑이란 전제를 놓고 봤을 때 펼쳐지는 알콩달콩이란 표현의 로맨스를 기대했다면 일말 실망감이 있을 수도 있는 작품이지만 확실히 일관된 로맨스의 지향적인 면을 떠나서 새로운 면을 보였단 점에선 신선했다는 느낌이 든다.
다만 로맨스외에 작가가 품고있는 어떤 깊은 뜻의 정치일색을 표현하고자 했던 듯 각기 다른 당의 사람들이 전혀 어울리지 못할 것 같은 두 사람간의 사랑이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교, 김수영 아버지의 확실한 해답 앞에선 웃음이 절로 터져나온다.
간간이 픽픽 웃으면서 읽을 수있는 대화가 인상적이며, 수영의 사랑을 다시 찾아가는 소영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사랑한다는 것은 자신과는 완전히 정반대의 삶을 사는 사람을 그 상태 그대로, 자신과의 반대의 감성을 가진 사람을 그 감성 그대로 기뻐하는 것이다. 사랑을 이용하여 두 사람의 차이를 메우거나 어느 한쪽을 움츠러들게 하는 게 아니라 두 사람 모두 있는 그대로 기뻐하는 것이 사랑이다’ - (p206) '
(하긴 위의 구절은 머리로는 이해가 되면서도 실제 사랑을 하다보면 서로 내 안으로 구속하려하는 맘이 생기니 문제가 발생하겠지만 말이다. )
드라마화 한다고 해서 읽은 책이라서 그런가 캐스팅이 된 신하균이 이 역에 딱이란 생각이 들었다.
여 주인공이 임수정에서 한혜진으로 교체됬다고도 하는 기사를 보고 과연 오소영의 역을 맛깔스럽게 할 수있을까도 싶었던 것은 소영이 가진 이미지 자체가 겉으론 무척 강해보이지만 내면엔 약한 심성을 가진 여인으로 나오기에 나는 엄지원이 연상이 됬었다.
일단 드라마는 원작에 가깝다고는 하나 워낙 손질을 봐서 전혀 다른 구성을 드러내는 것이 다반사라 이 원작이 주는 메세지를 드라마에선 어떤 색깔로 드러날 진 모르겠다.
한국 국회의원들의 모순과 대립, 그 안에서 서로가 협의해 겉으로 평화를 추구하는 제스추어 속에 그나마 양심있게 행동하는 김수영과 오소영이란 국회의원을 대두시킴으로서 어떤 드라마의 결실이이어질지도 궁금해지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