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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터스 ㅣ 블랙 로맨스 클럽
리사 프라이스 지음, 박효정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3월
평점 :
대량살살용 생물포자 미사일에 태평양 연안의 나라들이 큰 폭격을 당하고 그 가운데 미국 또한 큰 피해를 입은 어느 한 시대-
거기에 대비한 백신을 맞은 일부의 청소년들은 살아남고 그 나머지 중 장년층의 계층은 모두 죽은 상태인 시대에 오로지 남은 존재라곤 70~80세를 넘어선 엔더라 불리는 부유한 노년층과 스터터스라 불리는 고아들만 남는다.
13살의 행복한 소녀였던 캘리는 그 시대가 간 후인 16살의 소녀로 성장하지만 7살의 선천적인 병을 갖고 있는 동생을 보호하고 살리기 위해서 집행관이라 불리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 친구인 마이클과 같이 허름한 폐가에 숨어서 산다.
그러다가 동생의 치료와 살기 편한 집을 마련하기 위해서 자신의 몸을 일정기간 렌터해 주는 조건으로 받게되는 돈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이를 관장하는 프라임 데스티네이션 이라는 회사의 티넨바움과 계약 체결을 한다.
총 3회에 걸쳐서 자신의 몸을 렌터하는 과정에서 마지막 과정 기간인 3번째 기간에 캘리는 깨어나지만 어디선가 자신의 목소리 외에 또 다른 목소리가 자신의 몸 속 안에서 들려옴을 느끼게 되고 깨어난 곳은 클럽같은 곳임을 알게된다.
알고보니 자신의 몸을 렌터한 사람은 헬레나 윈터힐로서 노년의 할머니-
그녀는 자신의 손녀인 엠마가 미의 충족을 위해서 프라임 데스티네이션이란 회사를 방문했고 그 이후 손녀의 행방을 알 수없어서 그 회사의 야심에 찬 비리를 폭로하기 위해서 캘리의 몸을 빌리게 됬으며, 캘리의 뇌에 들어있는 프라임에서 제공된 칩 중 살인방지 스위치를 친구인 레이먼드에게 부탁해 제거, 캘리 본인 자신이 갖고있던 사격의 기술을 이용해 책임자를 죽이려한 사실을 알게된다.
이후 이 사실을 주도한 상원의원인 해리슨 상원의원과 클럽에서 만난 그의 손자인 블레이크를 통해서 이 사실을 알리게되고 행방불명된 동생의 위치를 추적해 나가는 과정에서 캘리는 모종의 이 사실을 감지한 프라임 데스티네이션의 보이지 않는 책임자의 명으로 헬레나가 자신의 몸으로 부터 떨어져 나가면서 살해된 사실을 알게된다.
이후 오로지 믿을 수있는 것은 자신과 자신에 대한 좋은 감정을 갖고 있던 블레이크에게 의지를 하는 캘리는 블레이크마저 실은 자신이 만났던 그 상대의 본질이 아닌 타인이 그의 몸 속에 들어가서 자신과 마찬가지로 렌터한 몸임을 알고 경악을 금치못한다.
쫓기고 쫓기는 과정에서 일부 의식있는 헬레나의 친구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동생을 구출하고 렌터한 자신의 몸을 되찾은 마이클과 재회한 캘리는 자신의 본 모습으로 처음으로 대하는 캘리에 대한 호의를 보이는 블레이크와의 새로운 만남에 기대를 갖는다.
인간의 수명이 점차 100세를 넘기기 쉽다는 주장이 대두됨에 따라서 보험업계는 물론이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예전보다 많아졌다.
미래의 어느 알 수없는 재앙으로 인해서 가족모두를 잃은 고아들을 대상으로 부유하지만 자신의 청춘을 그리워하면서 젊음에 대한 욕심과 갈망으로 이런 아이를 대상으로 자신이 몸 안으로 들어가 그 아이들의 육체를 이용한 각종 활동을 하는 엔더라 불리는 노인들을 빗댄 이 디스토피아적인 우울한 이야기는 사실 공상적인 이야기라곤 하지만 머지않은 미래의 한 단면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한다.
천애고아란 점을 이용, 렌터의 경계를 넘어선 영구렌터라는 비 이상적인 계획을 실현할 목적으로 소수의 극 부유층을 대상으로만 하는 방송을 내보낸 비 이상적인 회사의 실태 고발성은 비단 이 소설 뿐만이 아니라 극 부유층과 극빈층간의 괴리를 여실히 보여준단 점에서 또 다른 인간의 한 단면을 보여준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한다.
젊음의 몸을 빌린다는 발상 자체가 실로 새로운 소재일 수도 있지만 가즈오 이시구로가 쓴 "나를 보내지마"에서 처럼 인간 복제인간을 만들어서 자신이 필요한 장기를 대여해 쓴다는 우울한 이야기 또한 이 소설을 읽으면서 새삼 동시에 떠오르게 하는 것은 인간들이 생각하는 젊음에 대한 끊임없는 욕심과 갈망, 그 안에서 다시 새롭게 태어나 살고싶은 마음과 함께 희생이 되어가는 또 다른 인간들이 있음을 작가는 공상적인 소설을 쟝르를 통해서 새로운 면을 보여준 책이다.
100세가 이젠 머지않은 날의 일처럼 생각되어지는 시대에 접어든 우리들로선 과연 이런 과학적인 힘 앞에서 언제까지 나의 순수한 욕망을 자제하며 순수 그 자체로서 정해진 삶을 살다 갈 수있는 용기를 갖을 수 있을까 하는 물음을 던져준 책이다.
극 초반에 신선하게 다가온 렌터란 개념에 빗댄 캘리의 몸 안에서 이루어지는 헬레나와의 대화설정이나 다른 렌터들이 생각하는 행동들이 재미는 있으나, 보이지 않는 세력의 핵심인물의 존재표현과 끝에 동생을 찾는 과정은 일부 맥이 빠지는 감이 없지않아 있는 아쉬움을 준다.
하지만 미래를 이런 생각으로도 다룰 수도 있다는 점에선 다른 소설보단 새롭게 부각되어지는 면이 보이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