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히든 바흐
로버트 슈나이더 지음, 강명순 옮김 / 북스토리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크리스마스 이브에 태어나 뭣 하나 주위사람들과의 소통에도, 그렇다고 특출한 외모를 지닌 것도 아닌 야콥켐퍼는 솔장이의 둘째 아들로 태어나 구 동독의 작은 소도시 나움부르크에서 성 벤첼 교회의 오르가니스트이자 아마추어 바흐 연구가이다.
유일한 재능을 보였던 음악마저도 아버지가 자신의 대를 이으라는 말에 할 수없이 삶의 근거 터전이되는 솔장이의 길로 들어섰지만 이마저도 적응에 실패, 아버지와는 담을 쌓고 지내는 처지-
그런차에 자신이 한 때 좋아하던 여인이 재혼한 상대가 바로 자신의 아버지이고 그들 사이에서 태어난 이복동생인 레오를 바라보는 그는 부성애마저 느끼게되끼면서 레오의 피아노 레슨을 지도한다.
그러던 어느 날 성 벤젤교회에 있던 오르간의 보수 작업을 하게되는 일을 알게되고 유명인사 4명이 방문한단 사실, 그것도 서 독일에서 자신이 존경하고 그들 일행 중의 한 사람이 쓴 저서에도 깊은 감명을 받던 사실을 기억해 낸 야콥은 우연히 레오가 오르간의 내부에 들어간 만한 공간을 발견하면서 그 안에서 250여년간이 고이 그 자리에 있던 바흐의 음악이라고 확실할 수있는 비표와 악보를 발견하게된다.
레오에게 단단히 입막음을 약속한 그 후부터 그는 악보의 연구에 들어가게되고, 이 후부터 이상한 환상에 시달리게된다.
가족간에 죽은 형인 칼 존재에 대한 금기시한 죽음에 이른 이유와 칼의 환상을 접하게되고, 미래에 곧 아버지가 죽게될 거란 사실, 자신이 새로운 사랑의 감정에 휩쓸리게되는 루키아의 약혼실패사실... 이 모든 일련의 상황에서 그는 점차 그 상황이 맞아들어가는 사실 앞에서 당황하게되고 ㅏ자신이 그 악보가 주는 상황에서 벗어나고 자신의 의견을 비웃은 4인방에게 악보를 넘겨 그들에게 약간의 당혹스러움을 주고자 결심한다.
하지만 그들은 이미 떠날 채비를 하고 있었고 4인의 가방 중에 어느 하나에 악보를 넣게됨으로서 그 환상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한편 가방 안에서 낯선 악보를 발견한 사람들은 일순 그 악보에 대한 진위를 알고자 의견을 나눈 끝에 그 소행이 야콥임을 짐작하게되고 그에게 다시 악보를 돌려보냄으로써 바흐의 진본 악보가 아님을 밝히고 그 악보를 다시 받아든 야콥은 바흐의 악보를 몰라본 그들을 한탄과 비웃음을 날리며 그 자신도 그 악보로부터 자유로워지려 그 악보가 있던 그 장소에 도로 갖다 놓는다.
그의 등 뒤로 두 발이 허공에 들뜬 칼 형의 소년의 모습을 보면서...
오르가니스트란 작품으로 일약 유명해진 작가의 색다른 음악을 다시 주제로 한 소설이다.
살아생전 바흐가 남긴 수 많은 작품들 대부분이 미처 빛을 보지 못한 작품이 많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힌트를 얻은 듯 작가는 보수해체를 기다리고 있던 오르간에서 바흐가 남겼단 악보를 소설의 소재로 삼음으로써 음악을 전공한 사람답게 폭 넓은 음악의 세계로 독자들을 이끈다.
외모, 재력, 말주변 , 그 어느것하나 내세울 것없는 야콥이란 사람이 지닌 음악적 순수성과 바흐를 사랑하는 연구가로서의 열정을 진심으로 대하지 못한 바흐의 연구가이자 저술가, 학자 들은 그를 시종 동독출신이란 사실과 더불어서 그를 비웃지만 오직 한 사람인 일본인 고야타케는 그의 진정성을 알아보는 한 사람으로 등장한다.
그렇지만 그도 자신의 음악적인 욕심에 앞서서 그의 집을 몰래 침입, 그 악보를 접하고 야콥과 똑같은 자신의 과거를 보는 경험에 접하면서 야콥에게 그 악보를 없애버리라는 경고를 하게 되는 바흐의 진실어린 음악적인 열정에 취한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경험을 겪는 단 한사람으로 등장하는 색다른 면을 보임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실지 그런 음악적인 경이로움을 느끼고 싶단 생각을 들게 만든다.
하지만 뭐니해도 가장 압권인 장면은 야콥이 악보를 펼쳤을 때 장중하게 펼쳐지는 전체적인 음악의 느낌표현이다.
때론 유연한 강물처럼 흐르다가도, 거침없는 합창의 대열, 진중함과 소박함들이 모두 어울러진 느낌의 표현을 어찌 이리도 잘 다듬었는지 작가의 음악적 지식과 그것을 글로 나타낸 솜씨가 부럽단 생각을 읽으면서 많이 하게한다.
세상의 고정된 시각에서 벗어나 오직 한 가지일에 열정을 보인 야콥의 인생은 어찌보면 시대의 흐름상 역류를 하는 듯도 보이지만 기이한 체험을 함으로써 느낄 수있는 어떤 영적인 힘 내지 환상의 공간을 음악이란 매개체를 이용해서 독자들로 하여금 바흐의 음악을 다시 들어보고 싶게 만드는 탁월한 재주을 지닌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고전 음악에 관심을 많은 관심을 갖고 본 독자라면 충분히 바흐의 음악세계에 빠질 법도 한 책이지만 때론 생소한 음악적 용어가 들어가 있어서 처음 접한 독자라면 조금은 낯선 느낌을 가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음악에 대한 고집과 열정, 당시의 상황에 비춰서 작가의 상상대로 바흐의 악보가 작품과 작품 사이의 잃어버린 고리역할을 한 것이 아닐까하는 상상에서 시작한 이 소설의 음악적 여행은 분명 다른 소설에서 느낄 수없는 글로 읽는 음악의 맛을 느끼기에 충분한 만족을 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