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물건 - 김정운이 제안하는 존재확인의 문화심리학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옛 말에 여자는 일생에 세 남자의 뒤를 따른다는 말이 있다.

 첫 번째 남자는 아버지, 두 번째는 지아비, 세 번째는 아들이라 했다.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이라고 할지 모르겠으나, 당시의 여인들의 생활을 들여다보면 그런 제도하에서 당연시하면서 받아들일수 있었겠단 생각을 해 보기도한다.

 

그런면에서 이 책은 그 동안 전작인 책의 인기에 뒤를 이어서 tv매체에서 시종 재미있는 특유의 입담을 과시하면서 다른 패널들과 유쾌한 얘기를 이끌었던 저자의 생각이 고스란이 들어내 보이는 책이다.

 

언뜻 보면 남자의 물건? 이게 뭐지?

각기 다른 사람들은 그의 이런 책의 제목을 가지고 여러가지 제 나름대로의 상상을 하고 있었겠지만 이 책에서 다루고있는 남자의 물건은 내 생각엔 남자만의 자존심, 자신의 아버지와 자신의 관계를 넘어서 이제는 다시 아버지의 위치로 바라본 내 아들을 바라보는 관점, 이름있는 유명인들이 갖고 애지중지하면서 소장하고 있는 물건에 대한 솔직한 담화와 느낌을 들어내보이는 책이다.

 

정말 기발한 생각의 소유자란 생각이 든다.

 신문에서 기자의 리뷰도 봤지만 언뜻 보면 과연 아버지로서 할 소리인가 싶을 정도로 일찍 결혼하지 말란 당부, 적어도 내 아들이 결혼할 여성의 나이는 45살일 때 25살 정도가 적당, 딸을 가진 부모의 입장에서도 당연히 당신네 딸들의 남편감도 당연히 적은 나이대의 신랑을 고르란 상상초월의 제시답안, 그런데, 이것이 아주 허무하단 생각이 들지않는 것이 지금의 나의 인생기와는 또 다른 획기적인 인생관이 앞으로 펼쳐질 확률적인 면에서 아주 다양할 것이란 제시엔, 웃음과 함께 고불거리는 그의 트레이드마크격인 머리카락이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읽으면서도 픽 웃음이 나오기도 하지만 일말의 뭉클함 때문에 울음이 나오는 대목도 있다.

 첫 아들의 반항적인 행동 때문에 부모로서 손발 빌면서 다른 부모에게 매달린 사연, 남들보다 못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학과에 입학한 아들을 둔 자랑스러움, 군대 영장이 나와 입대 시점이 김정일의 급작스런 사망과 겹치면서 연기하란 말에 그 아버지에 그 아들답게 쿨하게 군대 입대한 아들이야기는 그 아들을 보내면서 비로소 자신의 아버지도 자신이 군에 갔을 때 심정이 이랬겠지 하는 마음을 비로소 이해하게 됬다는 구절은 비록 남자가 아니라도 뜨거운 눈물을 쏟아지게 만든다.

 

팔방의 여러사람들을 만나는 사교성도 여실히 이 책에선 드러난다.

 2 부겪인 유명인들이 소장하고 있는 물건에 대한 사연과 함께 매체에서 보여지고 있는 이미지만으로도 우리에게 각인된 어떤 형상들을 이 책에선 여지없이 무너뜨린다.

 

김갑수( 처음엔 영화배우 겸 탤런트인 줄 알았다. ) , 커피에 빠져서 오는 손님마다 대접하는 그의 인생관,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윤광준의 모자, 김정운의 만년필,,,,,


이어령의 책상 , 신영복의 벼루 ,차범근의 계란 받침대,문재인의 바둑판 ,안성기의 스케치북 ,조영남의 안경 ,김문수의 수첩 , 유영구의 지도 , 이왈종의 면도기, 박범신의 목각 수납통 등을 통해 드러난 그들의 물건은 그들의 또 다른 인생관을 들여다보는 계기를 제공한다.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은 차범근의 계란 받침대와 이어령 교수의 책상 앞에 놓인 4대의 컴퓨터, 김문수 경기도 지사의 수첩안에 빼곡히 적혀있는 메모형태의 일정, 비싸지않은 양지 다이어리에 적어놓은 그의 일정 속에 그의 정치적인 생각을, 축구만 잘하는 사람인 줄 알았던 차범근이란 사람에겐 독일 시절 축구말고도 온 가족이 둘러앉아 함께 식사를 하던 그 시절이 가장 그립단 말엔 아버지로서의 따듯함을 엿 볼수있는 감동을 준다.

 

 작가 자신의 아버지가 모으시는 만년필을 계기로 모으기 시작했다는 작가의 생각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앞으로도 더욱 많은 만년필을 모을 것이란 생각에서 엿 볼수있듯이 모든 가정의 기둥인 남자들, 그 중에서도 자신이 가장 아끼고 소장하는 물건들은 생각보다  화려하진 않지만  그 속에서 깃든 남자들만의 가질 수있는 진정한 물건의 의미를 느끼게 해 준 책이다.

 

워낙에 다양한 소재로 우리를 놀라게하는 저자이기에, 다음 번엔  아마도 여자의 물건을 다루지 않을까? 싶기도하고...

 

유쾌하면서도 다양한 생각의 느낌이 들게하는 책이다.

 

참고로 책이 많이 팔리면 두루두루 감사의 뜻을 전할 지인들이 많다고 하던데, 아마도 잘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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