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레레 1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22
장 크리스토프 그랑제 지음, 이세욱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아르메니아들이 다니는 성 세례 요한 성당에서 이 곳의 오르간 연주자이자 성가대 지휘를 맡고 있는 칠레출신의 괴츠가 비명과 함께 살해된다.

 

 마침 그 곳엔 퇴직한 강력범죄수사대 출신인 리오넬 카스단이 다니고 있던 교회라 그는 이 수사를 조사하기 시작한다.

그 흔한 범죄에 사용된 흔적조차 없는 도구의 방향,  단지 비명, 240mm의 신발 사이즈 자국, 흔한 나뭇가지만이 유일한 단서로 포착될 뿐 이렇다 할 증거 확보에 애를 먹는다.

 

동료인 법위관으로부터 범인은 어린아이일 가능성이 있단 말과 함께 귀의 고막을 뚫고 고통을 줌으로서 죽게 했단 말을 들은 카스단은 괴츠의 집을 방문하게되고 그가 음반 작업에도 관여했단 사실을 알게된다.

괴츠가 작성한 소년 레지스 마주아예가 부른 성가곡을 들음으로서 막연히 이 노래가 관련이 있음을 짐작한 카스단은 괴츠의 동성애 애인인 나세르로부터 그가 일명 남미에서 행해졌던 콘도르 작전과 관계가 있음을 듣는다.

 

한편 미성년자 보호수사대 소속인 세드릭볼로킨은 자신의 마약 중독을 다스리기 위해 재활 센터에 입소한 가운데 이 사건을 접하게되고 카스단에게 이 사건의 범인은 아이란 사실을 말한다.

 

같이 수사를 동조하게된 두 사람은 괴츠가 살해된 성당말고도 여러군데의 성당과 다른 가정의 아이들에게 성가 수업을 했단 사실을 접하고 수사를 하는 가운데 2 년전에 한 어린아이가 실종된 사건을 발견, 이후 나세르의 참혹한 시신발견, 다른 성당의 신부가 살해되는 연속적인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모두 죽은 시신을 두고서 피로 쓴 글씨엔 성서의 구절이 담겨있고 이를 본 세드릭은 구약성서의 속죄의 기도, 용서를 비는 일명 미세레레에 나오는 구절임을 알려준다.

 

이후 계속된 괴츠의 행적은 칠레 대사관으로부터 페테르 한센이란 사람을 소개받고 찾아간 곳에서 칠레 당시의 피노체트 정권아래서 행해진 고문의 실체 얘기를 듣게되고 괴츠가 베를린 출신 하트만이란 사람의 수하였단 사실, 피노체트 정권이 사회주의 정권의 아옌데의 존재들을 없애기 위한 방편으로 프랑스 출신 고문기술을 가진 3명의 장군들을 추천받은 사실을 알게된다.

 

인맥을 통해서 3명의 장군들을 찾아가 면담한 결과 하트만이 칠레에서 공통체 개념의 아순시온이란 것을 운영하다 프랑스로 모종의 협약으로 옮긴사실, 프랑스 내에서도 국가의 한 독립적인 형태를 띤 작은 왕국을 건설했단 사실을 알게된다.

 이런 가운데 괴츠가 녹음했던 미세레레 성악파트에서 노래했던 레지스 마주예르가 죽은 시체로 발견이 되면서 더욱 그의 존재를 밝히기 위해서 그들이 있다는 치외법권의 영토인 지역으로 세드릭은 카스단을 남겨두고 침투하게 된다.

 

한편 카스단 또한 세드릭의 메모를 받고 다시 그 현장에 침투함으로서 그들의 불법적인 행위에 대해서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던 프랑스 정부에게 일망타진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어린 소년들을 구출하게된다.

 

제목 미세레레란 뜻이 라틴어로 "불쌍히 여기소서"란 뜻이란다.

 처음에 이 작가을 알게 된 것은 크림슨 리버 영화를 본 이후에 그의 글 세계에 빠져버렸다.

프랑스적이지 않은 영화가  주인공이 프랑스인이 아니었더라면 미국영화라고 생각될 만큼 소재면이나 영상자체가 기억에 강렬히 남았다.

 

이 책 또한 그 작가가 나타내고자 하는 다른 책의 연장선을 보인다.

 

악의 근원은 진정 무엇인가?

 

단순한 성가대 지휘자의 죽음으로 시작된 이 사건은 그 사건을 헤쳐나가면서 걷잡을 수없는 대 역사의 흐름을 타게되는 여정이 일말의 쉼없이 독자들을 몰아친다.

 

흔히 말하는 강대국들이 자신들이 주도권을 잡고 있었던 식민지의 주도를 놓지않으려 행한 이 책에선 프랑스가 행한 알제리 내전의 내막에서 상처를 받은 카스단이란 인물이 겪은, 아니 에티엔쥐바란 자신의 실명을 버리고 그 현장에서 죽은 카스단이란 아르메니아인으로 거듭날 수밖에 없었던 제 2의 카스단이 겪고있는 트라우마, 괴츠가 목소리가 아름다운 미성의 소년을 유괴해 하트만이 운영했던 아순시온에 넘겼던 것처럼 불운한 고아 아닌 고아였던 세드릭의 잊혀진 망각속에 자신도 모르게 미성년들 유괴범에 대해선 불의를 가리지않고 행동하게된 트라우마들이 모두 이 소설속에 작가가 드러내보고자 했던 인간이 어디까지 잔인하고 세뇌된 명령속에 잔학한 행동을 할 수있는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기타의 인류가 발명해내는 치명적인 무기가 아닌 천상의 목소릴 타고난 아이들을 발굴, 그들에게 갖은 전기고문과 각기 다른 형태의 고문을 가함으로서 내질를 수있는 고음의 한계를 발굴해냄으로서 그것을 무기삼아 상대를 죽이고 세상을 평정하고자했던 하트만 부자의 생각은 어찌보면 터무니 없는 소설속의 상상에서나 이뤄질 수있는 이야기일 것이라고 생각되기도 하나 인간이 가진 무궁무진한 가능성에 비춰보면 작가의 말처럼 어느정도의 실험의 결과를 토대로 이뤄낸 글이기에 수긍이 가게 하기도 한다.

 

서양세계에서 다루고 있는 종교상의 구원문제에서부터 그것을 모태로 자신의 그릇된 망상을 빚어가는 잔인한 인간의 근성, 참혹할 정도의 고문 묘사장면등은 실지 프랑스 시내을 같이 돌아다니면서 소설속의 그들과 같이 뛰고 호흡한다는 일심동체의 느낌이 들게하며, 불쌍히 여겨달란 그 미세레레의 성가곡을 들어보고 싶기도 하단 생각이 든다.

 

폭 넓은 클래식의 음악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면서 카스단과 세드릭의 부자간이 아닌 점차 부자간처럼 느껴가는 동료애, 두 사람의 트라우마를 서로 허물면서 비로소 세상에 다시 한 번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어가는 과정, 커다란 정부의 비밀스런 큰 우산아래 결국은 그들이 빅브라더의 보이지 않는 꼭두각시 놀음에 이용이 된다는 설정도 소설이라고는 하나 국가가 추구하는 개인의 행복이 우선이냐, 아님 국가의 이익이 우선이냐하는 두 갈래의 생각도 해 보게하는 책이다.

 

더불어서 끝에 번역가(이세욱... 이 분의 책이라면 두 말할것 없이 집어들게된다. 그 만큼 많은 수의 작품들을 접하게되고 일단 책을 집어들 때 번역이 누군가에 따라서 선택을 하게되는 나의 취향도 어느 정도 부합이 된다. ) 와 작가와의 대담은 이 책을 읽고나서도,  읽기 전에도 한 번 들여다 보게되는 이 소설의 흐름과 작가의 생각을 더욱 알기쉬운 보너스가 들어있어서 즐겁다.

 

다만 한 가지 궁금증이 인다.

 

미세레레... 철자를 보니 불어를 발음하는 규칙에 의하면 s 발음이 z발음으로 나야되는데, 책의 제목은"세"다. 이것이 라틴어 고유의 발음으로 불리어서 그대로 프랑스에서도 적용이 되어 불리게 된 것인지, 한국 독자들의 편의를 위해서 그냥 "세"라고 붙인 것인지, 불어 발음에서도 예외의 발음이 더러 있는지라 "세"라고 불리는 것인지 알쏭달쏭하다.

 

 

 

 

*****

 

다른 분이 알려주셨다.

라틴어 고유의 발음으로 부른 것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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