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끔 속물일 때가 있다 - 두 남자의 고백
악셀 하케 & 조반니 디 로렌초 지음, 배명자 옮김 / 푸른지식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독일 토종인 전직 기자출신이자 작가인, 우리나라에서도 책이 출간된 악셀하케와 이탈리아인 아버지와 독일인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편집장이자 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조반니 디 로렌초, 두 사람의 여러가지 주제을 가지고 자신들이 살아오면서 느꼈던 솔직한 생각을 드러낸 책이다.  

서로 번갈아 가면서  좌담식의 대화형식을 취한 이 책은 자신이 태어난 해와 맞물려서 당시의 정치를 바라보던 세대로서 느꼈던 생각과 그에 대한 동참의 의지, 그 사이에서 68혁명의 세대들이 주장하던 주제에서 그들조차도 자신들 안에서 이루어지던 부조리의 행태를 보고 실망을 느꼈던 점들을 말하고있다.  

두 사람의 가지고 있었던 가정환경에서 비롯된 정치을 바라보는 시각은 서로 달랐지만 이후 중년이 되면서부터는 정치 자체를 관망의 자세로 보게 되고, 점차 가족과 직장의 소중함이 우선 순위로 돌아섰다는 솔직함도 가장으로서 느끼는 감정이 와 닿는다.  

어릴 적 아버지의 총상으로 인한 침묵으로 인해서 가정내의 따뜻한 기운을 모르고 자랐던 자신의 성장기(하켈),그리고 부모가 이혼함으로써 독일로 돌아와서 학업을 하면서 느끼게 되는 이주민을 바라보는 독일사람들의 행태를 꼬집는 어린 시절의 상처는 지금의 우리가 겪고 있는 다문화 가정의 시선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구절이기도 하다.  

또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서 정치보단 현실적 대안인 보건정책이 더욱 중요하단 느낌이 든단 말엔 고령의 시대로 들어가고 있는 우리의 현 세태를 주시할 필요성을 더욱 느끼게 해 준다.  

이혼의 고통스런 과정을 말하는 장면이나 아이들 교육과정에서의 독일 내의 현장세태를 말하는 장면은 지금의 우리 교육현실과도 일맥 상통하는 면도 보인다.  

(즉 독일에서는 아이들의 학교 성적과 대학 진학률이 아이가 속한 사회계층이나 부모의 교육수준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오늘날 많은 사람에게 불평등은 자극제가 아니다. 오히려 포기하게 만든다.) 

정의에 대해서도 한 마디로 정해진 말보단 끊임없이 추구하는 목표로 묘사해야 한단 지적엔 일감의 공감을 주게한다.  

자신만의 아집이 아닌 서로를 존중하고 서로에게 정의롭고자 언제나 노력하는 것, 그것이 바로 정의가 아니겠냐는 말엔 자신들이 겪어 온 시대의 흐름을 관통하는 적절한 말로 들린다.  

이 책이 비록 독일 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두 지성인의 솔직한 글이지만  자신들이 어릴 적 느꼈던 경계넘어 동독을 바라보던 시각이 통일이 되면서 똑같은 사람들이란 인식이 성립되는 정치적인 과정, 전쟁을 겪으면서 그에 고통스러워하는 부모세대를 접하면서 자란 세대들이 느꼈을 공감대가 우리의 현 시점과 아주 절묘히 비교할 수 있는 공통점을 발견한다는 데서 이 책은 깊은 울림을 준다.  

이혼을 한 가정의 아이로서 자란 작가가 생각하는 가장 소중한 가족의 소중함을 지적한 말 - 20~30들이 "가족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고 고백할 때 "야망이 없다" ,"소 시민적" 이라고 비웃을 때 가족이 무너지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직접 체험한 사람이 너무 많다.-  정말 가장 가까우면서도 쉽게 우리에게 다가오는 말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젊은 시절에 야망과 이상을 가졌고 자신들이 거쳤던 청년기에서 피 끊는 혈기는 이제 한 가정의 가장이란 짐속에 느낄 가정을 이끌고 가야되는 현실의 무게감을 토로한 대목은 정치란 관심도에서 점차 내 안의 울타리를 소중히 여기게되는 독일이나 우리나라의 가장이나 별 반 차이가 없음도 느끼는데 거부감이 들지 않는 오히려 동질감마저 든다.  

자신들이 추구하는 가치관에 대해서도, 자신들이 생각하는 우리시대의 진짜영웅의 기준에서도 큰 위인이 아닌 주위의 작은 힘을 발휘한 사람이 나에게 영향을 미쳤다면 그것이야말로 영웅이 아니겠냐는 말엔 수긍이 가게 한다.  

로렌초가 인터뷰한 고모라를 쓴 작가 로베르토 사바아노의  대화는 잊을 수가 없다  

"가정을 이루고 싶어요. 아마 대부분의 동료 작가들은 그것을 아주 평범하고 사소한 소망이라 여기겠지만 네게는 가장 가치있는 일이에요. 늘 생명의 위협을 받는 사람과 삶을 함께 할 준비가 된 사람이 과연 있을까요? 언젠가는 만나게 될까요?" 

이 밖에도 자식을 교육함으로써 느끼는 한계와 체벌에 대한 생각, 정작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지구 온난화, 쓰레기 분리수거의 문제는 제쳐두고 사소한 일에 매달리는 현재의 문제점 지적, 지구가 멸망한다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지구는 계속 활동할 것이며 현대인의 병인 우울증, 자살, 두려움에 관한 솔직한 대화가 인상적이다.  

책을 읽고서 생각을 해 본다. 내가 추구하고 있는 가치는 무었인가? 아니 있었던 적이 있었나, 아님 현재 내 머릿속에 뭔지는 모르지만 지나온 시간을 반추해 볼 때 타인의 눈에 비쳐진 나의 행동은 내가 생각한 의도대로 선이란 것에 맞춰져 보였나?  

새삼 별다른 말도 아닌 것처럼 들렸던 속물이란 단어가 유난히 맴돈다.  

 

*****우리가 아름답고 풍요로운 삶이 실제로 무엇을 발판을 삼고 있는지 알고자 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우리가 선이라고 평가하는 어떤 것이 사실은 우리에게만 "선"일 때가 많다 -P 101 

***** 불만과 비판을 하기 전에 먼저 자신은 무엇을 했는지부터 돌아봐야 하리라.- p 71 

***** 나를 돌아보기 위한 체크리스트 (여러분도 한 번 해 보시길...)

1. 나의 투쟁은 젊은 날의 치기였을까 

2. 정의를 부르짖던 나는 현재 정의로운 사람인가 

3. 나는 정치에 대한 뚜렷한 소신이 있는가 

4.나는 정치에 참여할 용기나 대안도 없이 정치 혐오증에 빠져 있지 않나 

5. 나는 아이를 과잉보호하지 않는가 

6. 가사와 육아의 책임이 아내에게 있다고 생각하는가 

7. 나는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인정하는가 

8. 나는 이주 노동자를 차별하지 않는가 

9. 나보다 고되게 일하는 육체노동자가 더 적게 버는 것은 정의로운가 

10. 우리 사회는 발전의 기회를 공평하게 제공한다고 생각하는가 

11. 나는 환경에 덜 유해한 경차를 타고 있는가 

12. 나는 "지구를 위해" 분리수거를 실천하는가 

13. 나의 원칙과 소신을 위해 사회에 대항할 용기가 있는가 

14.옳은 일을 위해 대가를 바라지 않고 희생할 수 있는가 

15.나는 정당하게 돈을 벌고 있는가 

16. 나는 삶의 즐거움보다 물질적 성고에 집착하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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