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드
무라카미 류 지음, 이영미 옮김, 하마노 유카 그림 / 문학수첩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과수원집 아들 고지마와 자동차 회사에 다니는 아버지를 둔 기지마는 같은 나이로 성격이 정 반대다. 

고지마가 항상 웃는 얼굴로 모든이에게 칭찬을 받는 아이였다면 기지마는 매사에 불만과 어른의 말에 거역을 하는 반항아 기질을 타고난 아이다. 하지만 이 둘의 사이는 각별하고 그들이 키우는 개들도 또한 친하다.  

어느 날 자신들이 갖고 있던 성격에서 서로가 동경하던 것을 발견한 아이들은 이름없는 노인이라 불리는 사람이 사는 숲 속에 가서  물어보게된다.  

노인은 그러나 아무런 말이 없이 그들이 키우던 개들로 하여금 해먹에 올라서게 하는 행동 지시를 내리게 하고  고지마의 세퍼드는 몇 번의 시도 끝에 성공을 하지만 기지마의 콜리는 첫 번의 행동에 이어서 포기를한다.  

이를 두고 서로간에 자신들의 개가 행동이 뛰어나단 말에 노인은 상황에 따라서 달리 결정이 될 뿐 아무런 소용이 없단 말과 함께 자신의 마음 안에있는 따뜻한 것을 지키기 위해선 자신만의 쉴드(방패)가 필요하단 말을 한다.  

시간이 흘러서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면서 고지마는 자신의 성적과 배구 실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점차 말수가 없어지는 아이로, 기지마는 복싱을 배움으로써 그것을 통해서 비로소 밝은 성격과 자신감을 갖게 되고 성적도 향상이 된다.  

마을 주변에 자동차 공장이 세워지고 면접장에서 마주치지만 결과적으로 기지마만 합격을 하게 되면서 둘 사이의 간격은 더욱 벌어진다.  

기지마는 대학을 거쳐 결혼과 아이를 낳게 되면서 부장이란 자리까지 승진하게 된다.  

한편 고지마는 개 훈련소에 가서 셰퍼드훈련을 해주는 교관으로 자릴 잡게되고 소장과 함께 독일로 가서 우수한 품종의 셰퍼드를 사오는 일에 동참하게 되면서 점차 신뢰를 쌓게 되고 결혼까지 하게 된다.  

이어서 부인의 투자전략으로 고향으로 돌아온 곳에서 훈련소를 차리게 되고 점차 커지게 되면서 고지마는 비로소 자신이 찾고자 했던 쉴드를 발견한다.  

하지만 기지마는 연이은 고속승진이 점차 자동차의 대중화와 회사의 경영악화로 퇴직을 받게 되고 돈을 끌어다 사용하는 상황에 이르게되자 자살을 결심하지만 이마저도 쉽지가 않음을 알게된다.  

다시 고향에 온 기지마 앞에 나타난 고지마의 만남- 

이 둘은 그 어릴 적 약속했던 서로가 발견한 쉴드에 대해 얘기하기로 하고 고지마의 집으로 향한다. 

작은 소품같은 책이다.  

어른을 위한 동화라고 할 수도 있을 만큼 간단한 글과 함께 그림이 곁들여져서 눈길을 끌었다.  

이미 유명한 일본의 작가답게 생각했던 만큼의 화려한 문구는 없지만 작가가 내세운 상상의 가설인 우리 맘속에 정신이라 불리는 코어, 즉 중심부분은 너무나 부드럽고 상처받기 쉬워서 우리는 여러 방법으로 그것을 지키려 애쓰는 것이 아닐까 하는 가설을 세워봤다는 것에 기반을 두고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기지마의 반항적인 성격을 동경했지만 어른들에게 실망감을 주지 않기 위해서 자신이 원하진 않았지만 , 애써 밝은모습을 유지해야만 했던 고지마의 인생살이나, 기지마 역시 고지마의 그런 성격을 동경했단 대목은 남의 것이 항상 그럴 듯한 포장으로서 좀 더 좋아보인단 착각을 하게 함으로써 우리의 단점을 더욱 부각시키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이 책은 우리가 현재 담담히 받아들이는 인생의  삶을 보여준단 점에서 느끼는 점이 많다.  

학창시절을 지나서 직장을 구하고 결혼과 원치않는 세태에 무방비로 당하는 퇴직자의 신세... 

모든 것이 진행형으로 이뤄지고 있단 점에서 고지마와 기지마의 모습은 누구나 경험할 수있고, 또 이미 하고 있는 사람들의 투영된 모습이다.  

단 고지마가 방황을 하고 헤매던 끝에 자신과 맞는 직업인 개 훈련을 통해서 인생의 길을 이뤄서 그에 맞는 쉴드가 무엇이었는지 알아낸 반면 기지마는 씁디쓴  인생의 뒷 모습을 통해서 쉴드를 깨달은 점이 조금 다를 뿐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쉴드는 우리 모두에게 어떤 모습의 쉴드를 갖고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국가나 사회에 이용하기 쉽고 이익이 될 성싶은 아이는 머리가 좋다고 칭찬하지. 그렇지만 국가나 사회에 도움이 될 것 같지않은 아이는 쓰레기라 불리지. 그렇지만 그런 말에는 아무 의미도 없어." - P 26~27 ( 이름없는 노인의 말 일부)   

***** 아내는 흥미를 보이며, 그럼 당신은 지금 쉴드가 있어? 라고 물었습니다. 물론 있지, 라고 고지마가 대답했습니다.

"그게 뭔데?" 

"셰퍼드와 독일어, 그리고 당신이야." 

고지마가 그렇게 대답하자 , 그 세 가지에 공통점이 있나?하고 아내가 다시 물었습니다. 고지마는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쉽게 손에 넣을 순 없지." -P 127 

***** 쉴드엔 두 종류가 있지. 자기 안에 있는 것과 밖에 있는거야. 옛날에 복싱할 때 얻었던 실드는 내 안에, 소중한 것 바로 옆에 찰싹 달라붙듯이 만들어졌지. 회사에서 손에 넣은 쉴드는 거대하고 강력했지만,  나 자신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었던 거야. 나의 소중하고 부드러운 것을 지켜 준 건 확실하지만 내 안에는 없었던 거지...... 

그것 밖에 보이지 않아서 급기야 내 안의 쉴드를 곰팡이가 필 때까지 방치해 버렸고, 밖에 있는 거 대한 쉴드에만 의지한 셈이지. 그렇지만 고지마, 이 비밀을 너에게 제대로 알겨 줄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군. -P 140 

위 두 사람의 인생을 통해서 내 자신 또한 어떠한 쉴드를 필요로 하는지, 그것이 내적이든 외적이든 간에 서로 모자람이 없는 미래에 대한 생각을 한다면 좀 더 나은 인생을 위해서라도 어느 한쪽에 치우침이 없는 균형잡힌 쉴드는 있어야 할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서로 다른 인생을 치열하게 살아 온 두 동창생의 갈림길을 대비해서  인생에 있어서의 쉴드는 어디에서 부터 시작이 되고 끝을 맺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도 하게 해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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