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초콜릿 (양장) - 탐닉과 폭력이 공존하는 초콜릿의 문화.사회사
캐럴 오프 지음, 배현 옮김 / 알마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초콜릿의 원료가 되는 카카오는 원 생산지가 중앙아메리카와 멕시코 남부 울창한 열대우림에서 자란 열매나무다.  

라틴어로 테오브로마 카카오라 부르는 일명 "신의 음식"이라는 이 나무에서 추출이 되는 카카오열매는  인류의 시작이 되는 올멕인들로부터 같이 생활을 해 왔고 이들의 뒤를 이어서 마야족이 나타나면서 그들의 뒤를 이어서 카카오에서 내리는 추출물과 그들의 주식인 옥수수를 이용해서 흥분제, 영양제로 사용이 되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먹었던 것은 아니고 일부 지배계층, 특히 몬테수마2세는 이를 식후에 항상 마시던 것이었다. 

이처럼 당시의 온두라스 지역엔 금.은이 흔하게 널리 퍼져있으면서도 정작 그들은 그것의 가치를 몰랐고 이들을 정복한 코르테스는 이들이 이것을 귀족층에선 통화로 사용됨을 주목하게 된다.  

당시 에스파냐의 왕이었던 카를 5세는 정복의 야망과 맞물려서 이 음식의 가치를 보았고 뒤를 이은 아들마저도 양심적인 수도사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세계정복에 필요한 자금으로 이를 활용하게된다.  

몬테수마가 숨지고 이를 다스리게된 코르테스 이후의 이주민들은 유럽에서 당시 알고있었던 약제로도 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믿음하에 수요가 폭발, 마야인들은 그야말로 노예의 생활로 접어들게된다.  

이후 카카오는 유럽에서 계몽사상가들의 생각과 시대 흐름에 맞추어 오늘 날 카페라고 불리어지는 곳에서 애용이 되고 이는 곧 중앙아메리카의 소리없는 고통의 보상으로 주어진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  

카카오의 전염병으로 인해서 재배에 영향이 미치게 되자 강대국들은 이후부터 흑인 노예를 이용하거나 쿨리라고 불리는 계약노예제를 이용한 중국인, 인도인들을 동참시켜 재배에 열을 올리게 되고 재배지가 차츰 아메리카에서 황금해안, 이후엔 코트디부아르란 나라에 주목을 하게 된다.  

이 나라의 기후 조건에 딱 맞는 카카오는 이후 프랑스로 독립을 하게되고 초대 대통령이었던 우푸에부아티의 결정에 따라 호황을 누리게 되고 나라의 살림에 도움을 주게 된다.  

일손이 모자라자 이웃나라인 말리와 브르키나소파의 국민들 일부를 받아들임으로써 자국민들이 재배를 하지 않는 카카오 산업에 이들을 이용하고 토지경작에 대한 암묵적 혜택을 주게 되지만 얼 마 후 자신의 권력탐욕에 빠져들어 그가 죽게 되자마자 혼란에 빠지게 된다.  

이후 남, 북의 종교와 이민자들에 대한 곱지않은 시선과 노골적인 위협, 경작소유권 탈취, 총기를 사용해서 죽이는일이 벌어지게 되자 이들은 땅을 등지고 고향으로 , 아니면 떠돌이 신세를 면치못하는 생활을 하게된다.  

이 와중에도 카카오의 요리법은 도미니크 수도사들에 의해서 그 진가를 알아가게되고 스페인에서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지만 새로운 추출법은 일대 변화를 겪게 되면서 오늘 날 허시와 M&M사로 알려진 다국적 기업으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이들은  이득을 얻는 교묘한 상술을 발휘하게 되고 자기들이  카카오를 수입해가는 나라 대표격인 코트디부아르의 농장에서 말리의 어린이를 이용한 노동력 착취, 임금지불 거부에 대한 고발이 연이어서 이어지자 회유의 일환으로 일부 기금을  내놓거나 이들의 교육, 병원같은 시설에 투자함을 알리는 고도의 상술을 발휘한다.  

일부 온두라스에서 자신들만의 고유 농지법으로 옛 카카오 재배를 하고 있던 마야인들의 농법을 이용해서 다시 다국적 기업들의 공정무역이란 타이틀 아래 판매되고 있는 유기농 카카오는 소비자들의 손에 다시 들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원 재배자에게 돌아가는 몫은 기업이 갖고가는 이윤에 비하면 아직도 미미한 실정이다.  

이 책은 흔히 동화책이나 영화, 어떤 특별한 날(생일, 프로포즈, 발렌타인 데이...)에 맞춰서, 그도 아니면 얼마간의 돈을 주고 어디서든지 사고 먹을 수 있는 초콜릿의 달콤함의 이면에 감추어진 불편한 진실을 고발한 내용이다.  

우리가 ,아니 우리 어린아이들조차도 이런 초콜릿이 탄생되어 우리의 손에 넘어오기까지의 과정에서 수 많은 같은 또래의 우리자식같은 아이들의 손이 여기서 비롯된 노동의 댓가라고 생각한다면 쉽게 손이 가지 않는 아주 미안함을 느끼게되는 목록으로 올라서게 됬다.  

신세계를 탐험한 그 때부터 인류는 이미 이런 사태를 예견하고 있었을까? 

순수하고 자신들만의 고유한 전통을 고수했던 마야인들을 무참히 그들의 이익에 맞추어 노예로 부리다시피한 열강의 추악한 행태는 이미 여러 책에서도 나온 바 있지만 카카오의 나무를 두고도 돈의 가치로 생각한 그들의 악랄한 경영기법엔 여전히 역사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열강들의 아프리카 지배에서 다시 자신들의 이익에 맞추어 억지로 땅을 분리한 결과 같은 부족들이 서로 반목하고 서로 다른 종교를 가지고 살게 됨으로써 오늘 날 여전히 분쟁의 소재를 갖고 있는 아프리카의 현실은 바로  카카오를 두고서 다투는 코트디부아르의 사태로 이어져  여전히 그 힘을 뻗치고자 하는 강대국(프랑스)의  이기심을 여실히 보여준다.  

카카오의 추악한 비밀조직과 그 연관된 정치계의 무기구입, 비자금회수같은 것을 폭로한 자국민의 살해사건을 두고서도 자국의 이익을 먼저 주판알 튀긴 나라의 행동과 하나의 힘 없는 개인의 가족들과 친구들, 판사가 이를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대목은 피를 말리기도 하고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도 한다.  

블루다이아몬드와 같은 어린 아이를 이용한 노동착취는 아직도 근절되지않고 아무리 범 세계적인 구호활동 조직의 활동이 있음에도 여전히 힘에 부치는 현실을 보여준다.  

흔히 말하는 공정무역의 의도에 대해서도 작가는 할 말이 많은 듯 하다.  

간신히 자신의 존재를 지켜가고 있던 마야인들의 재배법을 유기농이란 것에 착안해 계약을 하고 제품이 나오는 과정에서 마야농민들이 겪어야하는 서류상의 지켜야하는 절차는 이들을 더욱 자신들만의 좀 더 나은 부의 세계로부터 간격이 멀어지게 하는 역설을 말한다.  

물론 공정무역에 의한 확실한 서류구비가 서양인들 자신의 근거에 맞춘 방식에 기준을 맞추다보니 이런 일이 발생할 순 있겠지만 원 재배자에게 얼마큼의 소득분배를 통해서 더 나은 미래를 제시한진 않고 자신들(거대 기업)의 고도술수와 회유에 의한 정책 무마로 인해서 원재배만 넘겨야하는 그들의 고단한 교류방식에도 헛 점이 있음을 작가는 간파하고 이의 개선을 주장한다.  

하지만 뭣보다도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책임감은 소비자의 한 사람으로서  표현하자면 작가의 말처럼 일단 소비자들의 이런 불편한 진실을 안다해도 제품을 대했을 때의 마음가짐이 부차적인 것을 떠나서 제품을 낮은 가격에 향유하려는 것에 있단 대목에서다.  

나부터도 값싸고 품질 좋은 제품을 사려고 노력하는 편이고 이는 비단 나 하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위의 말리에서 단지 자전거 하나를 사기 위해서 일하려고 이웃 나라에 간 것이 인신매매 내지는 가혹한 매맞음, 굶주림, 혹독한 노동에 대한 댓가를 치르는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결코 편안하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되고 , 작가 또한 음식에 관한 초콜릿에 대한 역사가 아닌 현재 우리가 안고 있는 인류가 당연시 알고 누릴 권리조차도 권력의 지위를 누리고자 피를 맛보고 있는 사람들의 행태를 고발한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더 크다.  

같은 시대를 살고는 있지만 자신들이 거둔 카카오에서 나오는 열매가 어디에 쓰이는지, 초콜릿의 맛조차도 못보는 어린이가 있기 때문에  이들 세계 너머엔 같은 또래의 아이들이 손쉽게 먹을 수 있는 달콤한 초콜릿의 진실을 담담히 보여주기에 이 책은 다시금 우리가 어떤 자세로 이들이 불행을 최소화하는 방향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든다.  

다국적기업들의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다양한 정치계의 사람들을 이용한 경제법안 발의 유보라든가 자신들의 이중성을 모르쇠로 일관하는 행동, 그 이면에 이런 혜택을 주고 있다는 기업가들의 나눔의 보여주는 행동은 꼭 초콜릿 뿐만이 아니라 전방위적으로 소비자로서 , 같은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으로서 주시하고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각 나라별로 취재한 현장감과 아이들과의 생생한 인터뷰, 족장들의 인터뷰는 인상에 깊이 남는다.  

카카오에 연계된 정부의 비리 고발을 계기로 자신의 목숨을 잃은 앙드레 키에페르의 얘기, 말리 총영사로서 자국의 아이들을 구출하고 또 노력을 했지만 오히려 나라로부터 직위를 잃은 전직 영사의 얘기는 가슴이 아픔을 전해온다.  

지금 이 시각에도 힘없이 농장에서 빠져나오고 싶어도 감시에 시달리는 어린 고사리 손을 가진 어린이들이 힘겹게 카카오 나무 열매를 따고 있단 생각을 하니 참으로 편하다고만 할 수 없는 시간이란 생각을 지울수가 없다.   

단 제품을 즐겨하진 않는다는 점이 그나마 이들에게 미안함을 던다는 위로를 받을 수 있으려나... 

초콜릿의 제품을 다시 한 번 들여다 보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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