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은 사춘기 - 명진 스님의 수행이야기
명진 스님 지음 / 이솔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내 자신에게 누가 이런 질문을 한다면?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스승은 무엇인가"- 

글쎄 언뜻 여러가지 생각이 많이 들어서 뭐를 우선 순위로 꼽아야할지 막막함을 느낀다.  

이 책을 쓴 봉은사 주지스님인  명진스님은 "죽음" 이라고 말씀하신다. 

과연 죽음이란 무엇인가?  

생.노.병.사의 근본적인 탐구를 해 가며 끊임없이 물음에 물음에 꼬리를 물고 내 자신과의 싸움에서 해답을 얻어가는 종교인 불교란 것에 비춰볼 때 당연시 되는 중요함을 차지한다.  

스님의 자신 스스로가 겪어온 인생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풀어낸다.  

6살에 명을 버린 엄마의 장지에서 오면서 느꼈던 삶에 대한 물음, 끊임없는 방황과 몸 싸움을 하던 학창시절, 대학을 보내준단 사촌형님의 말에 무주 구천동 관음사에 가서 대입공부를 하던 중 같은 방을 쓰게된 지나가던 스님으로부터 내가 나를 알아야된다는 말을 듣고서 출가를 결심하게 된다. 

하지만 고등학교만이라도 졸업하고 출가하란 아버지의 말씀에 이를 따르게 되고 곧이어서 월남전 파병으로 군 복무를 마친다.  

단 하나의 혈육이던 동생의 군 입대를 해군 군악대로 추천하게 되고 면회를 가야겠단 생각으로 있던 차에 사고로 인해 동생이 먼저 생을 지게되는 일을 겪는다.  

견딜 수 없는 슬픔을 뒤로 한 채 출가를 하게되고 성철스님으로부터 계를 받기 닷새전에 여기에 자신이 있을 곳이 아니란 생각이 들면서  해인사를 뒤로 하고 나오게 된다. 

이후 탄성스님을 스승으로 모시고 각 도처에 있는 절에 선방을 다니면서 언뜻 깨달음을 얻었다고 생각하던 시기를 사춘기처럼 겪었던 때와 같다고 생각하고 나에 대한 끊임없는 물음에 정진하게 된다. 

 춘천에 있던 절에 몸담고 있던 때시절  광주 민주항쟁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되면서 생사문제와 사회 불의의 관계에 대해 고민을 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감옥에 가면 독방이 생기고 공부하기에 좋을 것이란 어떤 수배자에 말에 전국규모의 규탄대회에 앞장섬으로써 구속이 된다.   

구속이 풀린뒤로는 개운사 주지를 시작으로 봉은사 주지스님이 됨으로써 그간 자신이 생각했던 불교와 신자간의 관계를 더욱 곤고히 하고 좀 더 발전될 수 있는 계획을 세워나간다.  

1000일 기도 행진과 불전함의 돈을 신도들에게 공개하고 맡김으로써 투명성 있는 절의 혁신적인 개혁을 시도한 스님의 행로는 오늘도 여전히 사춘기적 방황의 길로 진행중이다.  

모든 종교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믿고 있는 대상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복종을 한다.  

세계의 주요종교는 그런면에서 우리의 연약한 맘에 강한 심성을 심어주고 이를 토대로 어려운 역경을 헤쳐나가는 데에 얼마간의 위안과 안정을 준다.  

이 책을 읽고 난 소감은 뭐랄까? 

한마디로 가슴이 찡한 뭉클한 사연과 종교에 의지해 끊임없이 나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에 대한 수행의 끈을 놓지않고 있는 종교인의 모습이 보인다.  

삶의 회의를 느꼈다고 하기엔 너무나도 어렸던 6살적의 충격은 동생의 죽음이란 것과 맞물리면서 더욱 곤고히해진 결과를 낳았지만 종교인이기에 전에 세상에 의지 할데라곤 서로의 한 몸뿐이었던 동생의 죽음을 다룬 글에선 주체할 수 없는 죽음의 고통과 이별의  심정이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49재를 홀로 행하고 돌아오는 그 당시의 감정, 한 때나마 자신을 좋아했던 친구의 여동생을 마다했던 젊은 날의 청춘의 시절은 누구나 겪었을 삶의 일부를 보는 것 같기에 더욱 가까움을 느끼게 해 준다.  

행자시절에 보인 입바른 소리와 거칠 것없이 높은 스승 앞에서 말하는 행동은 천상 종교인이란 생각을 하게 한다. (정말이지 별종이란 생각이 들 만큼 무서운 것 없고 거칠 것 없는 행보를 보이신다. ) 

불교에서 이뤄지고 있는 교리를 배우는 과정과 하안거, 동안거를 통한 스님들의 참선과 화두에 대한 공부에 대한 과정은 TV에서 보던 것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보는 즐거움과 경외심을 드러내 준다. 

또한  주지로서 불교에 대한 신도들의 믿음을 더욱 다지기 위한 행보의 실천, 뭣보다 타종교가 현 시대에 맞는 행보을 보인단 점에 대해서 불교인으로서 그간 불교가 지닌 소극적인 태도에서 좀 더 대중들과 사회가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순 없는지에 대한 생각을 내포한 점은 같은 종교인들이라면 깊이있는 생각을 하게 해 준단 느낌이 든다.   

***** 세상에 대한 문제, 존재에 대한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면 아무리 높은 자리에 올라간들 그게  무슨 영예가 될 것이며 극락에 간들 무엇이 그리 즐겁겠는가 ***** 

***** 우리는 죽음이 나의 일이 아니라고 , 먼 훗날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하루를 산다는          것은 하루만큼씩 죽음에 가까이 가는 것임을 알아야한다. ***** 

***** 죽음을 스승으로 삼아 삶과 죽음의 문제를 물어야한다.  

'삶은 무상함- 

영원한 것은 이 세상에 아무것도 없다. 

변하는 것은 내 것이 아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무상한 것에 집착하면서 괴롭게 살아야하는가' 라고 물어들어가야 한다.  

이러한 진실한 물음이 바로 삶과 죽음의 수수께끼를 푸는 열쇠다.  *****

***** 종교는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통하는 보편적이고 절대적인 진리를 추구해야 한다.  

         진리를 추구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옳다고 생각한는 것이 과연 옳은지 끊임없이 회의하고 성찰하는 것이다. ***** 

***** 마음에서 힘을 빼라! 

        이는 마음을 비우라는 뜻이다.  

        (우리 마음속에 있는 모든 고정관념, 오랫동안 익혀온 지식과 정보, 깃들여져 있는 습관을   모두 버리라는 뜻)

주지로서 그간 신자들에게 쉬운 불법을 행하는 과정에서 수행이란 즐겁게 해야 힘도 덜 들것이란 생각에 당신 스스로 말하고 싶지않았던 개인적인 일을 말함으로써 더욱 가깝게 느낄수 있도록 한 법문을 묶어서 내 놓은 것이기에 더욱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친근감 있는 책이란 생각이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불교의 용어 자체가 생소한 것이 많은 까닭에 책 뒤편에 주석을 달았지만 차라리 책 본문 아래에 위치를 두었거나 한 단어의 뒤에 괄호를 치고 해설을 달았다면 읽어나가는데에 많은 수고가 덜해졌을 거라 생각이 든다.  

 

***** 깨질 듯 차가운 겨울  

         하늘에 솔개 한 마리가 날고 있다. 

         먹이는 찾았는가? 

         허공을 비행하느 날개짓이 걸림 없다.  

         도터재를 넘어온 북풍 찬바람이 삼십 리를 쏟아져 내려온다. 

         천 년세월의 이끼 낀 탑전에 멈추어 

         부지런한 스님들 비짓을 피해 뒹굴던 겨울 

         낙엽 몇 잎을 휘감는다. 

         찬 기운이 정수리를 찌른다.  

         다시 묻는다. 

         나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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