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락 컴퍼니 스토리콜렉터 3
하라 코이치 지음, 윤성원 옮김 / 북로드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정년퇴직을 한 스고우치는 도서관에서 하루 일을 시작으로 한다.  

신문도 보고 하이쿠도 읽으면서 차츰 도서관을 찾는 사람들의 형태도 익힐 즈음 맞은편에 앉아있던기미리네란 사람과 함께 대화를 하면서 그도 자기와 같은 퇴직자임을 알게 되고 서로가 통하는 대화 끝에 "회사놀이"란 것을 하게 된다.  

찻집으로 운영되는 집주인도 마침 이와 비슷한 퇴직자로서 그들의 의견에 동조를 하게되고 장소를 빌리게 되면서 이 놀이는 점차 이를 알고 찾아온 사람들을 수용하느라 인원이 넘치게 되자 기미네라는 따로 분리를 해 나가면서 이 놀이를 유지한다. 

가짜로 일상의 회사생활을 하는 것처럼 출.퇴근은 물론이요, 회사내의 각자의 사무용품은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가구를 갖고와서 회사다운 형태를 갖춰나가고 자신들 스스로 직급을 정하면서 하는 놀이는 그들에게 삶의 활력소를 준다.  

이런 와중에 스고우치의 아들인 신페이는 거래처 사장인 니타나로부터 자신의 회사로 들어오란 권유를 받게되고 사표를 제출, 제 2의 자신만의 사업계획을 세우게 된다.  

그가 내세운 사업계획은 바로 아버지가 하고 있던 놀이를 돈과 물류를 대고 나머지는 아버지들이 하는 놀이를 지원함으로써 프랜차이즈개념의 회사를 차리는 것 - 

하지만 아버지로부터 거절을 당하고 다시 기미리네에를 찾아가지만 이마저도 거절당하자 실망에 빠지던 차에 다시 새로운 대안으로 노인들을 위한 전용 식사배달, 외식배달, 보물사업진출이란 계획을 가지고 아버지에게 다시 제안을 한다.  

이에 긍정적인 태도로 아버지로부터 같이 동업해 보잔 희망도 잠시, 이미 먼저번  계획서를 토대로  광고을 내고 많은 사업자금을 끌어모아 행방을 감춘 니타나와 기미리네 때문에 모든 혐의는 아버지가 받게 된다.  

고심하던 끝에 스고우치는 부인과 아들로부터 새로운 긍정의 희망적인 말을 듣고 자신이 몸담고 일한 찻집에서 그간의 자신의 심정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지만 큰 대형사건이 터진 관계로 주의를 끌지 못하고 끝내 혼자만의 말로  그 자리에서 모인 전직 퇴직자들이 들어주는 형상으로 회견을 끝마치게 된다.  

우리나라도 곧 고령의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한다.  

누구나 한 번은 태어나서 노인이 되고 죽음을 맞는 자연현상을 갖게 되지만 이 소설이 쓰인 시점이 1998년도라고 하니까 우리나라의 IMF 시절보다 1년 뒤의 사회현상에 대해서 쓰였다고 볼 수 있다.  

피끊는 젊음의 혈기로 일본의 어려운 경제 시대를 이끌었던 아버지 세대가 그들이 이뤄놓은 발전의역사를 기억해 주진 않고 일정한 나이가 왔다고 해서 자연적으로 퇴사를 당한 스고우치나 기미리네의 모습은 바로 우리네 부모님들의 모습이요, 곧 우리들이 겪을 일들을 미리 보여준다고 할 수있다.  

오직 나라의 부강과 회사의 발전이 곧 나의 가정을 유지한다는 믿음하에 낮밤없이 일해 온 아버지의 모습은 그래서 퇴직을 한 후 그간 쌓아온 경력에 보잘 것 없는 행로로 도서관 출입을 하는 모습을 보인단 점에서 스고우치의 행동은 씁씁하기만 하다. 

비록 가짜 회사놀이라고 시작한 것이지만 사람이 어딘가에 속해있단 소속감, 그 자체로서 어떤 목적이 생기고 활기를 되찾아서 생활하는 퇴직자들의 모습은 그래서 더할 나위없이 행복 그 자체를 나타내보인다.  

반면 엄마인 에미코는 모처럼 찾아온 자유를 누리지 못한단 사실에 다시금 불만이 쌓인다.  

젊은 시절 아이들과 가정에 얽매어 남편 뒷바라지에 힘쓴 결과 모처럼 퇴직을 맞은 남편으로 하여금 자신만의 생활을 갖고자 했던 계획이 어긋남으로서 다시금 기존의 생활로 돌아간다는 것에 대한 심정의 변화가 고스란히 피부로 느껴진다. 

아들 또한 평생직장이란 개념이 없어진 현대의 직장인 모습을 보여줬단 점에서 작가의 미래적인 모습을 포착한 절묘한 글 솜씨가 돋보인다.  

억울하게 피해를 입게된 스고우치지만 결국엔 가족만이 내 진심을 알아주며, 이에 더불어서 일을 다시 시작할 수있단 용기를 얻었단 점에서 따뜻함과 잔잔한 기쁨을 주는 책이다.  

과연 책 제목대로 극락으로 갈 만큼의 컴퍼니는 존재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되는 이 소설은 처음 회사놀이 시작의 모토였던 꿈속의 이상, 고지식함, 도외시란 기치를 갖고서 움직인 가짜 회사놀이도 결국엔 인간들이 모인 집단인지라 그 안에서도 서로간의 파벌이 생기고 의심과 배반이 생성되는 결과를 낳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론 보다 근본적으로 우리 인간이 어떤 소속감에 속해있으면서도 그 안에서 나오고자 하는 희망이 있는가 하면 다시 그 안으로 소속되고 싶어하는 이중성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는 소설이다.  

작가의 먼 미래 시안적인 노인들만을 위한 사업계획을 내세운 (신페이가 내세운 두 번째 계획) 구절은 지금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모든 세대들에게, 그리고 이들이 쌓아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작가가 말한대로 젊은 피가 끊는 청춘들과 함심해서 일한다면 정말 고령자를 우대하는 사회로 변모하지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된다.  

하루에도 수십건의 직업이 생기고 없어지는 세태에 비추어 볼 때 위의 사업은 앞으로도 충분히 고려해 볼 만한 사업이란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이 바로 고령화란 단어를 생각해 볼 때 그냥 소설속에서나 가능한 이야기라고는 무시하지 못할 깊은 울림을 주는 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