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록흔.재련 1 - 개정증보판
한수영 지음 / 마루&마야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가상의 나라 황룡국의 수도 장성에서 떨어진 창주성이란 곳에 복룡사에서 과거 급제를 위해서 공부하고 있는 백면서생 연무한은 동갑의 부인인 백아연과 함께 얼마 전에 낳은 딸을 잠시 맡겨 두고 나라의 축제구경을 하러 나선다.  

아름다운 여인인 아연의 모습을 멀리서 본 그 곳의 태수 금라한은 그녀의 미모에 반해 무한이 절에 돌아간 사이 그녀를 겁탈하고 집안의 모든 노비와 (나중에 두 명은 살아 남는다. 이후 그들과 함께 일생을 보낸다.) 어머니, 그녀까지 죽이지만 그들이 오기 전 장롱에 숨겨두었던 딸은 목숨을 건지게 되고 이후 무한은 절의 주지스님에게 딸을 맡기고 스스로 강호 지역의 악인으로 이름을 떨치고 살아가게 된다.  

그의 딸의 이름은 연록흔이라 지어졌고 이후 절에서 스님의 가르침으로 살아가게 된다.  

세월이 흘러서 아버지와 재회하게 된 그녀는 자신보다 두 살위인 새어머니 왕산해와 같이 살게 되고 산해의 출산이 난산으로 이어지면서 그녀의 생명이 위태로와지자 무한은 그녀의 생명을 구할  유일한 약인 용뇌 청룡주를 구하기 위해 그곳이 있다는 궐에 침입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내 붙잡혀 사형을 당하게 됬다는 소식을 접한 록흔은 스스로 아비를 구하기 위해서 사형이 처해지는 장소에 나가게 되면서 운명의 황제인 가륜과 마주치게 된다.  

어릴 적 부터 무술을 익힌 록흔과 범접할 수 없는 가공의 무술 실력을 갖춘 가륜이 맞서게 되지만 아비의 목숨을 살려주는 대신 자신은 황제의 손에 운명을 주어지게 되는 약속을 하고 그의 수하로 들어간다. (물론 남장으로 하고 싸웠기에 그녀가 여자란 사실 자체를 가륜은 물론 주위사람들도 인식을 못한다.) 

미래의 황후에게만 허락한다는 검이 자신의 손에 들어온 순간 검이 일변 수긍하는 것을 보고 주위 사람들의 의심(여자에게만 주어지는 검인데?) 을 사게 되고 그가 자신의 진정한 부하로 거듭날 지 시험하기 위해 가륜은 땅 속의 마굴로 그녀를 들어가게 된다.  

3년간의 모진 고생을 겪고 새로운 무술과 운검변술(일명 얼굴을 바꾸는 무술)로서 자신의 얼굴이 록흔이 아닌 왕을 호위하는 무사의 책임자로서 살아가던 중 , 여인으로 분한 그녀는 왕을 사모하고 있는 월한선자의 뒤쫓김을 피하기위해 달아나던 중 그녀가 쏜 독화살을 맞고 쓰러진다.  

이를 발견한 가륜은 자신의 무술의 힘으로 그녀를 간신히 살리지만 소리없이 사라진 그녀를 못잊어하고 그런 그의 곁에 빈 자리인 황후자리를 노리는 미랑 은소현의 집요한 구애를 무시한다. 

이어 연이어 터진 나라 곳곳의 사건을 해결 하던 중(대부분의 책의 내용이 이런 판타지적인 해결을 위해서 나서는 록흔의 이야기로 일색이다.)  록흔이 여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가륜은 그녀와 함께 사건을 해결해 나가면서  사랑을 이어가고 황후자리에 오르는 우여곡절을 겪게 되지만 이후 월한선자와 은소현의 계략에 목숨을 잃는 사고를 당하게 된다.  

하지만 이마저도 마굴에 떨어진 그녀의 목숨은 구사일생으로 살아나게 되고 이후 가륜과의 사이에 아들 . 딸을 낳고 행복한 삶을 이어나간다.  

무려 5권에 이르는 방대한 양의 책의 두께이고 무협적인 요소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에 이런 소재를 즐길 독자가 아니라면 다소 지루할 수도 있는 책이다.  

판타지의 요소가 많이 들어 있어서  기존의 따뜻한 남녀간의 애정어린 로맨스를 기대했다면 좀 실망할 수도 있는 이야기지만 판타지가 갖출 수 있는 요소를 고루고루 배합하여 써 냈다는 점에선 아주 재미있게 그려진 책이다.  

가륜이란 인물이  권력의 틈바구니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지키고자 함과 주위의 외척세력을 견지하면서도 자신의 뜻대로 나라를 다스리고자 하는 이 인물은 여성독자라면 아주 흠뻑 빠질 만한 요소를 두루 갖춘 인물설정이다. (아주 완벽 그 자체의 인물이다. ) 

여기에 자신이 여성임에도 감추고 아비의 목숨을 전제로 자신의 목숨을 황제에게 바쳐서 살아가야한다는 약속하에 자신도 모르게 여인으로서 사랑을 느끼는 록흔은가륜의 앞에서 고뇌하고 방황하는 그녀의 내면의 모습 또한 잘 그려지고 있다.  

다소 한문이 섞인 문장이 더러 있어서 대충 의미를 알고 넘어가는 독자라면 괜찮겠지만 정확한 뜻을 알고자 찾아가면서 읽는 독자라면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단 점도 몰입하는데 지장을 주기도 하는 책이다.  

그럼에도 사랑앞에서 물불가리지 않고 저돌적이고 확고한 뜻으로 자신의 여자로 만들어가는 가륜의 언행에는 지루함을 보상해 주듯 시원함을 전해주고 닿을 듯 말듯 하는 록흔이 자신의 본성의 내면을 찾아가는 여정엔 애절함이 깃들여 있다.  

단팥빵이란 드라마의 작가라고도 하던데 이 드라마를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5권이라 해도 두꺼운 분량을 자랑하는 만큼 변신술과 온갖 무술이 등장하는 이 소설적인 판타지를 염두해 둔다면 읽는 내내 지루함이 조금을 보상이 될 듯 싶다.  

그녀를 형님으로 모시고 차출된 6명의 부하들 모습은 흡사 "수호지"의 의형제를 연상 시키기도 하며 특히 창해의 캐릭터는 아주 덩치에 맞지 않게 귀염성 있는 인물로 그려졌단 점에서 웃음의 자리를 차지한다.  

기존의 남.녀간의 심리전이 대세인 로맨스소설 보다는 그 영역이 좀 더 넓어진 무협이란 소재가 가미된 색다른 책이라서 다른 맛으로 즐길 수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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