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인자를 변호할 수 있을까? - a True Story 어떻게 살인자를 변호할 수 있을까? 1
페르디난 트 폰쉬라크 지음, 김희상 옮김 / 갤리온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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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독일인으로서 변호사란 직업을 가지고 있다. 그간 자신이 변호했던 여러 사건의 실체를 우리에게 가감없이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글의 서술로서 법에 아주 익숙한 세계에, 아니 정확히 잘못만 저지르지 않는다면 평생 법원 근처에는 가 보지 않고도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속에 이런 일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하는 사건 11편을 묶어서 보여준다.  

1. 프리트헬름 페너는 집안 대대로 의사 집안으로 자신 또한 의사로서 살아가는 , 동네에서 명망있는 의사다. 그는 3살 연상의 부인 잉그리드와 사는 순간부터 그녀의 끊임없는 잔소리, 갈수록 자신을 동물에 비유하면서 그 보다 못한 처지를 받고 살지만 이혼을 하지 않는다.  

왜? 신혼 첫 날밤 자신이 그녀만을 평생 사랑하면서 살 것을 맹세란 신의 때문이다. 그의 유일한 낙은 따로 집을 사서 그 곳을 아름다운 정원으로 가꾸고 과수를 심어 취미로서 살아가는 것이지만 어느 날 여지없이 잔소리를 듣고 그녀를 도끼로 살해한 후 자수한다.  

2.타나타의 찻잔 _  17살의 자미르, 18살의 아츠칸, 그리스곌의 마놀리스는 마놀리스 누나의 여자친구가 청소부로 근무하는 대 저택의 금고를 털고 그 안에서 돈과 함께 찻잔가 시계를 판다. 이를 안 포콜이란 사람은 자신의 포악한 전력을 빌미삼아 그들을 다루게 되고 사기꾼 바그너를 고용해서 찻잔의 주인인 일본 사람에게 연락을 하게된다. 이후 포콜과 바그너는 아무런 근거없이 처참히 살해되고 이를 두려워한 세 청년의 변호를 맡게된 저자는 찻잔과  시계를 본 주인에게 줬다는 수령증만 받고 사건을 마무리 하게된다.  

이후 청소부는 휴양지에서 익사로, 세 청년은 자신의 행동을 담은 동영상을 보여준 사람에게 몇 배에 해당하는 돈을 물어주게 되고 찻잔 주인은 그 일이 있은 후 죽는다. (자연사)

3 첼로 _엄마없이 자란 남매인 테레사와 동생인 레온하르트는 첼로연주가 뛰어난 누나를 자랑스러워 하는 부자인 아버지와 함께 살지만 매사에 냉정하고 돈만 아는 아버지 밑에서 살다 독립을 하면서 둘이 같이 살게 된다. 어느 날 동생은 대장균이 침투해 병을 앓게 되고 연이어 차 사고를 당한면서 몇 번의 대수술을 거치는 동안 뇌가 정상적으로 회복될 수 없다는 사실을 통고 받는다. 

유일하게 인식하는 것은 누나가 치는 첼로 연주소리 뿐. 

누나는 동생을 스스로 죽이고 자수하면서 자신도 자살한다. 아빠  역시 이 사실을 알고 권총으로 자살. 

4. 사랑 _  대학생인 파트리크는 여학생과 섹스를 하던 중 그녀의 등을 칼로 죽 그어내린다. 

이 사건으로 조사를 받게된 그는 자신의 변호사에게 너무 사랑해서 그 순간을 참을 수 없어서 한 행동이라고 말한다. 이후 정신감정을 받아 볼 것을 의뢰했지만 거절. 이 사건은 마무리 짓게 된다.  몇 년후 그가 다니던 대학의 한 교수가 변호사에게 그에 대해 물어본 것을 계기로 알게 된 얘기는 그가 여 식당 종업원을 살해했다는 소식이다.  

5.에티오피아 남자 _ 부모로부터 간난아기 때 버림을 받은 미할카는 양부모에게 입양이 되지만 뚜렷한 특징없이 지내다 어느 날 사고를 치고 은행에서 강도를 하게 된다. 이후 에티오피아로 6개월 비자로 가게 된 후 그곳에서 여인을 만나게 되고 가족을 구성한 가운데 커피 생산에 노력을 한 결과 그 마을에서 존경과 신임을 받게 되고 의사로 부터 여러가지 위급사항에 대한 조치도 배우게 되면서 친분을 유지한다. 하지만 이를 시기한 다른 사람으로부터 고발을 당하게되고 불법체류가 탄로나면서 독일로 이송되고 감옥에 있는 동안 성실성을 인정받아 가석방 된다.  

하지만 가족을 보고 싶단 맘에 장난감총을 들고 은행에 가서 강도짓을 하지만 이내 잡히고  에티오피아에서 온 의사의 방문을 받고 그간 말을 하지 않고 포기하고 있었던 마할카는 뜨거운 눈물을 흘린다.  

11편의 이야기 모두 놓칠수 없는 실제 사건이라곤 믿기 어려운 각양각색의 변호 이야기가 들어있기에 아주 흥미롭다.  

대표적으로 기억에 남는 5편을 열거했지만 법이란 체제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된다.  

법이란 나쁜 일을 저지른 사람에겐 다시는 그런 일을 하지 않도록 일정한 절차를 걸쳐 갱생의 길을 인도한다는 목적과 피해를 당한 사람을 보호하고 그에 상응하는 차원에서 법이란 것을 이용해 억울함을 풀어준다는 데에 목적이 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위의 예에서 본 바와 같이 법의 형량에도 저자가 말했듯 중세에 치러졌던 법률 그대로 무조건 도둑질한 자에겐 어떤 형벌이 내려진다란 결과를 행했다면 현대는 같은 도둑질이라도 그 사람이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저간의 살아온 인생과정을 들여다 보고 그에 맞는 형량이 내려져야 한단 주장이 들어있다.  

페너의 경우엔 자유공개형벌을 받았다. 즉 의사는 못하게 됬지만 정원사란 직업을 갖게 함으로써 하루중 잠만 형무소에서 자고 나머지 시간은 밖에서 일하는 형벌제도를 받은 것이다. 

독일인들 다운 아주 철저한 법의 정신에 입각한 가운데 내려진 법이란 생각이 들었다.  

타나타의 찻잔인 경우 심증은 있으나 물증은 없는 , 아주 교묘히 법의 망을 피해가면서 자신의 뜻을 이룬 일본인의 행동은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사건이다.  

눈물을 흘리게 하는 사건인 첼로의 이야기, 서로 보다듬고 살아온 오누이가 끝내 삶을 마감할 수 밖에 없었던 저간의 사정은 무심했던 아버지란 사람의  행동에 분노를 일으키게 되고 , 형의 죄를 법률을 이용해 무사히 빠져나오게 만든 고슴도치 이야기, 동구권 매춘여성을 사랑한 칼레의 서로 없이 사는 사람들의 진정한 사랑은 무엇인가를 알게 해 준 사건인 행운, 범인이라고 단정지은 사건의 주모자를 cctv에 비친 시간과 실제 서머타임에 따른 시간차에 따라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사람의 사건,스킨헤드에게  공격당한 신분 비밀의 고객이 자신의 정당방위로 스킨헤드를 죽인 사건, 과대망상에 걸린 청년의 얘기... 

모든것이 읽다 보면 독일인 특유의 메마르면서도 검사와 변호사간의 실질적인 법 망안에서 자신들이 할 행동과 처벌규정에 입각한 매우 철두철미한 면을 엿볼 수 도 있다.  

하지만 뭣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아무리 법이 법대로 행하여진다해도 인간이 살고 있는 이 세상엔 법이 피해 갈수 없는 저간의 살아온 인생이 있기에 법 조차도 이들에게 단호한 처벌을 내릴 수 없게 한 딜레마가 있다는 점이 아닐까 한다.  

감동적인 에티오피아남자란 이야기는 인생은 각본없는 드라마란 말이 떠오르게 하며 사랑에 미친 대학생의 이야기는 오래 전 영화 "샤만카"를 연상시킨다. 그 영화에서도 여자가 너무 상대를 사랑 한 나머지 그를 죽이고 그이 피와 뼈를 먹는다는 설정에 아주 섬뜩했던 기억이 나는데, 이런 경우도 변호사의 말대로 정신치료감정을 받았다면 불행한 일은 자초하지도 않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다보면 그래도 세상은 따뜻하고 행복을 위해서 살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아무리 법이라해도 이런 사람들에게 조차 무거운 형벌을 내리진 못할 것이란 생각이 들고 , 다만 법이란 법을 자신에 맞게 내려진 형벌대로 받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법을 이용해 교묘히 자신의 이익으로 돌린 사례는 아무리 완벽한 법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웬지 씁쓸한 기분이 든다.  

여러 다양한 사례를 겪은 위의 사건을 봄으로서 우리주의를 다시금 둘러보게 되고 그 안에서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 모두에게도 생각의 시간을 주는 책이다. 

***** 경찰의 수사는 우연이란 없다는 믿음에서 출발, 변호사는 수사관이 지어놓은 증거라는 가건물에서 될 수 있는대로 틈새를 찾아내려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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