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홍
노자와 히사시 지음, 신유희 옮김 / 예담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초등학교 6학년인 가나코는 수학여행지에서 가족의 사고를 듣고 곧바로 올라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다른 곳에서 살고 있는 고모와 함께 차마 참혹한 모습의 아버지, 엄마, 연년생인 두 남동생의 시신을 보지 않는게 좋다는 만류에 발가락으로만 그 사실을 인지할 뿐이다. 

살인자는 쓰즈키 노리오라는 사람으로 아버지와 사업관계로 알게 된 거래처 직원이었다.   아버지는 외할아버지가 운영하는 학원이 경영난에 부딪치고 연대보증의 부탁을 하는 엄마의 요구를 거절 할 수 없어서 자신은 빠진채 쓰즈키로 하여금 도장을 찍게 한 일이 사기혐의로 번지고  정직한 쓰즈키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으로 리베이션 명목으로 그 일부를 자신이 보증한 돈을 갚는 일부분으로 통장으로 들어가게 하자는 유혹에 고민하다 일을 저지른 것이다.  

매스컴에서 떠들던 모든 일도 모든 사람들에게 서서히 잊혀질 즈음 20살의 대학생이 된 가나코는 고모네와 함께 살다가 혼자 독립해 생활하면서 영화 설문조사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연애도 하지만 프리랜서 취재원인 시이나를 통해서 그 살인자의 상신서를 접하고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된다. 아버지의 잘못으로 인해서, 때론 엄마가 아버지의 속옷을 잘라 버린 기억으로 부터 해서 아버지의 외도, 그리고 그 여파로 두 동생까지 죽어야만 했던 그 상황에 아버지를 용서할 수가 없다. 이런 와중에 살인자에겐 최종 사형선고가 떨어지고 그에게도 자신과 같은 나이의 딸이 있음을 알게된다.  

그녀의 이름은 미호_ 

우여곡절 끝에 그녀가 일하고 있는 바에 드나들면서 친분을 쌓기 시작하고 자신은 가명을 사용하지만 미호는 자신의 본 이름과 살인자의 딸임을 밝힌다. 어릴 적 부터 살인자의 딸이란 말에 주위의 친한 친구도 없던 그녀는 이른 나이에 거리에서 미모의 아가씨를 유혹하는 미끼일을 하는 권투 선수 출신 나카가키 아키라와 결혼신고를 하고 살고 있다.  

하지만 어느 덧 가나코 또한 자신이 정신 심리 상담을 받으면서 자라는 사이 그녀도 마찬가지로 아버지가 그런 일을 하게 만든 피해자를 원망하는 것을 보고 자신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예고도 없이 찾아오는 마의 4시간이 오면 주저없이 가라앉고 , 예의 죽은 가족들이 흘린 피 속에서 자신이 앉아있는 깊디 깊은 붉다 못해 검해진 심연의 붉은 피 둘레에 갇혀 속수무책인 자신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 가나코는 남편의 무차별적인 폭력으로 인해서 신체의 멍과 피딱지를 달고 사는 미호에게 연민이 생기게 된다.  

어느 날임신한  미호에게 무차별 배를 걷어찬 아키라에 대한 행동에 대해  죽이라고 말한 것이 실제로 치밀한 알리바이를 만들게되는 과정을 거침을 깨달은 가나코는 사건현장으로 달려가 다행히 정신을 잃고 쓰러진 아키라를 두고 둘이 도망쳐온다.   

병원에 입원 해 있는 아키라에게 정식으로 이혼서류를 내민 미호는 조부가 있는 곳으로 가게 되고 그 플랫폼에서 둘이 포옹을 하며 또 다시 연락을 하자고 하지만 이 또한 가나코에겐, 아니 그 둘에겐 영원한 이별이 됨을 인지하기도 하고 또 다시 연락을 할 것만 같은 자신의 의지를 느끼게 된다. 

처음엔 사람 이름인 줄 알았다. (기생 이름 비슷했기에...)  

하지만 가해자와 피해자, 살인자와 피해자의 남겨진 가족들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낸 소설이다.  

 서로 다른 위치에서 보자면 가나코에 있어선 쓰즈키가 자신의 단란했던 가정을 파괴한 못된 사람으로 비쳐졌을 것이고 그에 대한 용서를 할 수 가 없는 맘에 그의 딸이 살고 있는 곳까지 찾아가 그녀의 행동을 유의 관찰하게 한다.  

미호의 입장 또한 불치병으로 죽은 자신의 생일날이자 엄마의 기일에 대한 기억을 안고 사는 그녀에겐 유일한 혈육인 가정밖에 몰랐던 아버지가 상식밖의 무기를 휘둘러 4명을 살해할 정도로 만든 가나코의 아버지에 대한 용서를 할 수가 없는 입장으로 대변되고 있다.   

서로가 달리 바라본 관점에 의해서 각기 다른 아픈 감정을 쓸어안고 살아가는 두 20대 여성의 인생은 그래서 안쓰럽고 , 결국 미호는 가나코의 존재를 모른 상태로 이별을 하지만(책에선 안다고 하는 행동이 없다. ) 가나코 자신은 혹시 미호가 알고 있었음에도 모른척 했을수도 있다는 의심을 해 본 생각에는 자신이 겪어 온 일들이 너무 아팠기 때문에 미호 자신도 같을 거란 생각을 해서였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솔직히 자신의 처지를 밝힌 미호와는 달리 애인에게 조차도 쉽게 맘을 열지 않았던 가나코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모든 것을 안 상태지만 그녀 스스로 입을  열기전에는 아는 척을 하지 않았던 속 깊은 남자친구의 얘기는 다소나마 안정을 찾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언제까지나 과거에만 얽매여 살 수는 없는 법_ 

미호가 새 생활을 하기 위해 살던 곳을 떠나 새 출발을 하듯이 가나코도 언젠가는 미호처럼 자신의 삶도 새 출발을 할 수 있길 바라는 맘이 들었다.  

남겨진 자들의 고통은 시간이 해결해 주고도 , 그래도 가슴 한 켠에는 한 덩이의 뭉치가 가라 앉겠지만 용서라는 힘든 결정을 내린다면 그 둘에게도 밝은 햇살이 비치지 않을까? 

누구의 잘못이라고 하기엔 사건의 정황이 절묘하게 떨어진 소설의 치밀한 구성은 읽는 내내 지루함을 모르게 한다. 이처럼 색다른 소재를 쓴 작가가 왜 그리 자살로 마감을 해야만 했는지, 그저 그의 글을 더는  읽을 수가 없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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