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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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주의 크로스비 마을엔 전직 수학교사였던 올리브 커트리지란 여인이 남편 헨리와 살고 있다. 체격상 여인의 몸 치곤 거구인 그녀는 매사에 상냥한 말솜씨와는 거리가 멀고 남편의 말처럼 "미안해"라는 사과의 단어조차 모르고 사는 여인이다. 
 
이 마을엔 다양한 연령층이 서로가 관심, 무관심속에 부대끼면서 서로의 일상생활을 거울 들여다 보듯이 알고 지내는 작은 마을

약속 - 그들이 중년이었을 무렵 남편 헨리는 오래전 부터 약국을 경영해 왔고 일을 도와 주는 데지즈란 직원과 함께 일을 함으로써 자신도 모르게 점차 올리브의 대화와는 다른 순진하고 맑은 그녀의 성격에 끌리게 된다. 그녀의 남편도 같은 헨리였기에 친밀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던 그는 그녀의 남편이 죽고 다시금 새로운 사랑을 찾아 떠난 그녀에 대한 감정을 접음으로써 올리브의 곁으로 돌아오게 된다. 마음속에 있던 올리브의 사랑이었던 짐 오케이에 대한 감정을 확인하는 일 조차도 접어둔채로...

피아노 연주자 - 앤지 오미라는 바에서 연주하는 사람이지만 마을 사람들이 모두 알고 있는 레파토리와 그녀 자신의 오랜 연인이었던 말콤에게 평소 해 보지 못했던 이별의 전화를 하게 되지만 오히려 욕만 듣게 되면서 문득 깨닫게 된다. 자신이 뭔가를 너무 늦게 깨달았다고. 그리고 그것이 너무 늦었을 때에만 뭔가를 깨닫는 것이 인생이라고 생각한 사실,,,

작은 기쁨 - 족부의학 의사인 아들 크리스토퍼의 결혼식 날, 며느리인 타 지역 출신 수잔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았던 차에 손님들도 이젠 돌아갈 때가 됬다는 생각이들고 있던 때에  수잔과 그의 친구들이 자신과 아들, 남편에 대해 얘기를 하는 것을 듣고 수잔의 속옷, 신발 한짝, 그리고 그녀의 스웨터에 매직으로 줄을 긋고 나온다.
 
굷주림 - 철물점을 운영하는 하먼은 과부가 된 데이지와 나눈 대화를 통해서 서로의 공감을 느끼게 되지만 부인인 보니는 자신이 갖는 관심사 조차 알지 못한다는 사실, 그리고 니나란 젊은 여인이 거식증에 걸려서 고생하는 것을 보고 올리브와 함께 그녀를 도와주게 되지만 결국 삶을 마감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문득 그런 사건들을 보면서 이젠 장성한 자식들 조차도 독립해 나가고 진정 사랑함을 알게 된 데이지에게 고백을 하게 됨으로써 머지않아 자신이 보니에게 쫓김을 당하든, 자발적으로 집을 나오게 되는 상황이 닥쳐옴을 느끼게 된다. 

다른 길 - 아들 내외가 캘리포니아로 이사를 가게 되고 그 충격이 가시지 않은 채 식사로 인한 복통으로 병원 화장실을 이용하게 됨으로써 마약을 훔치러 들어오게된 범인들과 대치상황을 맞게 되고 그 일이 있은 후 서로 다른 길에 익숙해져야 함을 느끼게 되면서도 적응이 안됨으 느낀다.

튤립 - 헨리의 갑작스런 뇌졸증으로 인한 요양생활이 시작이 된 올리브는 같은 동네에 사는 라킨 부부의 아들이 저지른 살인 사건으로 인해 그들 부부가 은둔 생활을 하는 가운데 자신에게 보낸 엽서에 대한 보답의 차원으로 심리 보상을 받으려 가지만 오히려 그녀로부터 자살에 대한 방법을 듣게 되고 의식조차 없는 헨리에게 그만 삶을 마쳐도 좋단 말까지 하게 된다. 

여행 바구니  - 한 때 자신이 가르쳤던 학생이었던 말린보니가 남편을 잃음으로써 자신이 그녀의 상황을 보고 내심 위로를 받고자 찾아갔으나 오히려 그녀을 둘러싼 가족의 따뜻한 시선과 맘을 보고 결코 자신이 법접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불안 - 소리도 없이 이혼을 당한 아들이 아버지가 각기 다른 아이 둘이 있는 앤이란 여인과 결혼을 시작했고 자신의 아이을 임신한 앤이 고생한단 소리에 도움을 요청하는 아들의 전화로 아들 집을 방문하게 된다. 임신 증상으로 구토한단 소리는 거짓임이 드러나고 그 뚯엔 엄마가 보고 싶단 것으로 해석을 하게 되지만 달라진 아들의 모습과 맹한 모습의 소유자이면서 담배와 술을 가까이 하는 앤의 모습을 보면서 이해를 하는 한 편 태어날 아이에 대한 걱정과 아들과 결코 화해를 하지 못한 채 집으로 오고 만다. 

강 - 헨리가 세상을 떠난 후 동네에 정착한 잭 케니슨을 산보길에 만나게 되면서 만남을 가지게 되지만 공화당 지지자면서 레즈비언 딸을 둔 그의  자식에 대한 용서가 없음, 부인의 죽음을 알게 되고 자신 또한 아들의 자식이 태어나고 헨리의 죽음 후에 오는 각기 다른 느낌 속에 잭에 대한 새로운 감정을 다른 시선으로 보게 된다. 

총 13편의 단편으로 이어진 책은 미국 드라마 "초원의 집"과 우리나라 드라마 "전원 일기"를 연상케 한다.

주인공인 올리브는 결코 우리가 생각한 가정에 충실하고 요리 솜씨 좋으며 남편과 아들에게 헌신적인 어머니의 상이 아니다. 걸핏하면 툭 대놓고 내뱉는 말은 상대방에게 기분 좋게 들릴리가 없고 아들을 사랑했음에도 아들은 결코 엄마에게 변덕스런 성격으로 힘들어 했단 말을 듣는다. 아들의 결혼을 대비해서 헨리와 정성껏 만든 집에서 치른 결혼식(작은 기쁨)에서 조차 피곤함의 생각을 드러내고 수잔의 성격이 못마땅하던 차에수잔의 옷과 신발 속옷을 가져오는 분풀이 행동도 보여준다. 더군다나  캘리포니아로 아들을 데리고 가버린 사건에 대한 분노가 가시질 않는 성격의 여인이다. 

이런 환경 속에서 각기 다양한 연령층이 등장함으로써 각기 다른 인생의 길을 보여주기 때문에 이 책은 어른들이 읽으면서 무릎을 칠 만한 구절들이 나온다. ( 예를 들어*****  결혼 후 어느 시기가 되면 어떤 종류의 싸움은 더는 하지 않게 된다고. 그 이유는 지나온 날이 남아있는 날들보다 더 많아진 시점에서는 사물이 달라지기 때문....
***** 인생에 갑자기 속도가 붙고 그러다 보면 인생이 어느 덧 훌쩍 지나가버려 정말로 숨까지 가빠진다는 걸....
***** 매일 운동을 해서 더 오래 살게 되면 어쩌나, 죽을 땐 제발 숨이 금새 끊어졌으면, 그녀는 생각했다.....)

사랑을 느끼는 감정엔 청춘이 가진 권리만은 아니란 것을 굶주림에서 보여주고 있고 부부간에 서로의 맘 속에 다른 이성을 간직함에도 부부로 살 것을 선택했던 헨리의 마음, 올리브가 사랑한 짐에 대한 사랑에 대한 무게, 아들인 크리스가 느낀 엄마에 대한 감정 뿐만이 아니라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소소한 사건들 속에 사람들이 느끼는 인생에 대한 감정들이 단어 하나하나 어느 것 버릴 수 없는 것으로 가득차 있다. 
때론 웃음이 연발적으로 나오게 만드는 퉁명스런 올리브의 대화는 특히 간간히 옆집 아줌마가 연상케 하는 묘한 기분을 느끼게 해 준다. 작가의 나이로 봐선 인생에 대한 생각이 아주 깊게 느낄 만큼 먹은 나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런 주변인들의 세세한 묘사나 대화체는 우리네 누구나가 느낄 수 있는 것을 긍정의 눈으로 우리에게 채워주고 있다. 

기존 틀에서 벗어난 듯한 신체적 특성을 갖고 있는 , 여인 올리브를 통해서 때론 인생에 대한 담담함, 주위의 사람들에 대한 사랑 표현, 배반, 용서,화해를 모두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글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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