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민 -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지독한 감정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이온화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오스트리아의 6남매 집안의 공무원 집안의 둘째인 호프밀러는 일찍부터 가난한 집안의 사정으로 성장기에 군대에 입대를 하게 되고 헝가리 국경의 소도시로 이동을 하게 된 것이 1914년. 25세 때의 일을 회상하며 또 다른 화자인 나에게 들려준 이야기로 시작이 된다.

우연히 카페에서 만난 약사의 주선으로 그 곳의 귀족인 케케스팔바를 소개받게 되고 그 집에 초대를 받게되 춤추는 시간이 되자 의식의 일환으로 그의 딸인 18세의 에리트에게 춤 신청을 하게 되지만 그녀가 두 다리를 못쓰는 장애인이란 사실에 놀라고 그녀의 발작적인 행동으로 인해서 미안한 맘과 동정으로 그녀를 다시 찾아가게 되면서 일이 벌어진다. 처음엔 그저 자신이 상대방에게 저간의 사정을 고려치않고 했던 행동으로 말미암아 그녀에게 사과겸 위로를 한다고 방문한 것이 점차 습관성처럼 매일 방문을 하게 되고 이는 에디트에게 전혀 상상외의 호의로 받아들여져 그를 사랑하게 된다. 우뇌는 자신도 다른 사람에게 으미 있는 존재라는 것을 알게되는 바로 그 순간, 비로소 자신의 존재의 의미와 사명감을 느끼게 된다. 라는 작가의 말처럼 호프밀러는 단순히 연민에 둘러싸인 자신의 행동이 에디트로 하여금 그를 껴안고 강렬한 키스를 했을 정도로 그런 행동을 유발했다는 데서 충격을 받게 된다.  

한편, 그녀의 주치의인 콘도를 박사를 만나게 되고 케케스팔바의 부탁으로 그의 의중이 과연 자신의 딸을 고칠 수 있는 치료가 있는지, 그것의 희망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 알아봐달란 부탁에 응하게 되고 박사로부터 다른 치료사례의 말을 들음으로써 회복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그들에게 갖게 한다. 에디트 또한 자신이 완치된다면 그와 결혼을 하고 싶다는 강렬한 요구의 사랑 고백 편지를 하게 되고 이를 받아본 호프밀러는 진정으로 사랑하지도 않는 그녀를 더는 기만 해서 안되고 자신의 감정에 충실해야겠단 생각으로 콘도를 박사를 만나 그간의 자신과 박사간에 했던 (일주일간 스위스로 요양가게 해서 나을 수 있단 일말의 시간적인 희망을 갖게 하자란 약속) 약속을 할 수 없다고 말하려고 갔다가 다시 그의 설득(연민은 양면이 모든 날카로운 칼입니다. 그걸 다룰 줄 모르는 사람은 연민에서 손을, 아니 마음을 놓아야합니다. 연민은 모르핀과 같습니다. 처음에만 환자를 위한 위로이고 치료제이며 약이 되지요.)에 다시 동의를 하게되는 과정을 거치고 군대로 돌아온다.  

에디트의  키스는 자신의 열정적인 연민 때문이란 사실을 알게되고 그녀의 집에서 약혼을 하게 되지만 그녀가 지팡이 없이 자신의 의지로 그에게 다가서려고 하는 행동에서 온 무리한 모습은 다시금 결코 그녀에겐 완치란 있을 수 없단 확신을 보게 되면서 뛰쳐나오고, 카페에서 동료들이 그의 약혼 사실추궁을 요구하는 말에 확고히 아니란 말로 부정을 하게 된다.  

이후 자살을 결심하고 마지막으로 연대장에게 자신의 심정을 얘기한 결과 연대장으로 부터 타지 전출 명령을 받고 떠나게 된다. 기차로 가는 도중 문득 에디트에 대한 자신의 사랑이 연민이었지만 그녀가 자신을 용서해 준다면 다시 사랑하고 싶다는 결심을 굳힌 그는 그녀가 자신이 떠난 사실을 알기 전에 전보를 쳐서 이 사실을 알게 해주고 싶어 행동을 옮기지만  마침 그 시각 제 1차 대전의 원인 제공인 황태자가 암살된 사건으로 말미암아 통신 두절로 이마저도 연락이 되질 않는다.  

나중에야 에디트가 이 사실을 알게 되고 연대장 마저 다른 동료들의 입막음이 실패했단 사실, 에디트가 자살로 삶을 마감하고 며칠 뒤에 케케스팔바마저도 생을 마감했단 소릴 듣게 된다.  

사랑의 종류엔 여러가지 감정의 형태를 내포하고 그것이 어떤 식으로 표출되느냐에 따라서 불리워지는 말이 다양하다.  

사랑, 추억,  증오, 광기, 집착, 연민, 동정....  

무수한 말 중에서 연민만큼 가슴이 아픈 말도 없을 것이다.  

 이 소설은 스테판츠바이츠가 쓴 완성된 글 중 유일한 장편소설이기에 관심을 끌었다.  

마음에서 우러나온 자신의 신사답지 못한 행동으로 인하여 그것을 만회하고자 그녀에게 보인 행동이 오로지 집 안에서만 있었던 그녀에겐 아마도 남성적인 느낌이 강하게 다가온 그를 봄으로써 여인으로써 느낄 수 있는 사랑의 감정이 싹텃음을 이 책은 암시하고 있다. 다만 그저 신체의 완성됨이 아닌 불편한 목발을 짚고 도움을 받아야만 했던 그녀를 단순히 여동생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려 했던 그의 연민은 그래서 에디트나 그녀의 아버지에게 일말의 희망을 주고 만다.  

에디트가 보낸 편지 내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절절한 감정과 자신의 이런 감정을 차마 표현하기 부끄러워 그를 매몰차게 외면함과 동시에 쌀쌀한 말투마저도 사랑의 느낌으로 인했단 걸 못 느낀 호프밀러(아주 감정이 둔하단 느낌이 들 정도로 우직하다.) 를 보다 못한 그녀의 감정 폭발은 그래서 호프밀러를 점점 궁지에 내몰았고, 그완 또 다른 장님의 여인을 환자로 보살피다 부인으로 맞은 콘도르 박사와는 또 다른 연민의 행태를 보인다.  

에디트의 호프밀러에 대한 집요한 집착인 사랑의 감정은 그래서 호프밀러을 내모는 결과를 낳게 되었고, 이럴 때 바로 사랑의 쓰라림을 당할지라도 진정으로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고백했더라면 이런 비극적인 결말로 끝나진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든다. 너무나 유약했던 호프밀러의 결단성 있지 못한 행동은 아이러니 하게도 에디트의 죽음이후 수 많은 위험한 전장에 자진 출병을 원했고 그 결과는 뛰어난 결과로 이어지게 되면서 훈장을 받게 되기까지에 이른다.  

자신의 행동의 결과가 전쟁이 끝난 후에 세간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될 까봐 두려워한 것도 잠시, 이것도 한낱 잊혀져가는 사실이란 것에 가슴을 쓸어내림과 동시에 전쟁에 대한 환멸을 느끼게 된다.  

슈바이츠의 이 두꺼운 책은 읽기가 참으로 힘이 들었다. 두꺼운 책에다가 활자도 작게 나오고 뭣보다 하나를 설명하는 데 있어서 긴 설명이 아주 많은 양을 차지하고 있단 점이다. (케케스팔바가 유태인 거간에서 귀족이란 성을 차지하고 귀족의 성을 쓰게 됬는지에 대한 세세한 설명) 

그것을 극복하고 읽노라면 그가 1942년에 자살로 삶을 마감했다고는 하지만 지금 읽고 있어도 인물들의 세세한 감정 표현은 점점 내가 그 속의 인물로 스며들어서 빠지게 하는 놀라운 필력을 갖추었단 점에서 그저 감탄의 말이  앞선다. 호프밀러의 환상적인 상상에서 부터 자신의 그릇된 행동으로 인해서 주위사람들이 자신을 대할 행동을 상상하는 구절, 자신의 내면에서 나오는 감정의 표현을 마치 현재 이와 같은 상황에 처해 본 작가가 실제 우러나온 경험에서 쓴 것이 아닐까 할 정도로 시대의 느낌을 전혀 느낄 수가 없단 점에서 이 사람의 글을 읽을 수 밖에 없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했다.  

새로운 것을 인식할 때마다 흥분하고 일단 어떤 감정으로 뒤흔들리면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청춘의 특징이다란 구절은 지금도 읽어봐도 전혀 어색함이 없이 수긍하게 만드는 그의 필력은 그래서 자살로 마감한 그의 생이 더욱 안타깝게 느낄 수 밖에 없는 사실을 드러내준다.  

인내를 갖고 한 번쯤은 읽어볼 만한 책으로 책임감 없는 사랑의 결과가 어떤 식으로 전개되고 그래서 그 주의의 사람과 당사간의 감정 표현 극복에서 어떤 점이 도드라지는데에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그리고 사랑의 또 다른 이면의 내면성이 어떤 감정을 유발하는지에 대한 인간의 기본적인 집착을 드러낸 책이라 읽어보라고 권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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