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날의 깨달음 - 하버드에서의 출가 그 후 10년
혜민 (慧敏) 지음 / 클리어마인드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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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자의 스님을 보니 헉~ 하는 숨소리와 함께 이렇게 인상이 좋으신 분이셨다니~ 하는 놀라움이 앞선다. TV에서 나오셨다는데 정작 나는 그 프로를 보지 못하고 이렇게 책을 집어들었다. 

흔히들 말하는 어떤 숨은 진리를 깨닫기 위해서 행한 실천과정을 얘기한 것이 아닌 자신 스스로가 치열한 경쟁구도에서 살다가 허무하게 죽기 싫어서 심오한 종교세계에 발을 내밀었다고 쓰여있다.  우리나라 기준에서 보자면 공부의  폭도 유명한 일류대학을 나왔고 그 안에서  공부한 내용하며, 중국, 티벳, 일본을 거치면서 느낀 담담한 세상사의 일을 세련된 솜씨는 아니지만 흡수력이 뛰어난 글로 쓰고 있다. 

누구나 외국어, 특히 공부좀 한다는 사람들 조차도 버벅거리게 만드는 외국어 정복기의 실생활 체험기, 이에는 언어는 기본이지만 보다 친숙하고 빨리 적응하려면 그 나라가 가지고 있는 문화, 역사,지리, 각종 시사적인 기사들을 알고 있어야 대화의 폭이 넓어지고 친화력이 높아진단 말엔 수긍이 간다.  여러 나라 친구들과 사귀면서 느끼는 도반들과의 이야기, 가급적이면 그 나라에 해당되는 대답하기 곤란한 현실의 정치적인 이야기는 피해야하며,  티벳에서의 일어난 일들을 생각하면 티벳 도반이 생각난다는 구절엔 피부의 색깔을 넘어선 인간의 훈훈한 정이 들어있다.  

중국에서 겪었던 자전거 잃어버린 이야기, 외부적으로 팽창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도 그 안을 들여다보면, 빈부격차, 실업률증가, 문화혁명으로 인한 붕괴된 가치관 상실을 볼 수 있단 말엔 나름대로의 고민도 엿볼 수가 있다.  

하지만 가장 인상에 남는 말은 인연에 관한 말이다. 태어나면서 첫 인연인 부모와의 인연으로 부터시작해  우린 살아가면서 무수히 많은 인연과 만나고 헤어지고 스침을 겪는다. 오죽하면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란 말이 생겨났을까? 만은 스님이 말씀하신 인연은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평생을 통해 많은 인연을 쌓지만, 삶을 가로지르는 무수한 인연들중에 어떤 인연이 좋은 인연일까 생각해보면 시작이 좋은 인연이 아니라 끝이 좋은 인연이 참으로 좋은 인연이란 생각을 한다는 말씀이다. 맞는 말이다. 점점 살아가면서 학교서 부터 회사의 일로 엮어지는 무수한 만남의 인연이 서로에게 좋은 기억에 남을 수 있도록 좋은 인연으로 남는다는 것이 말은 쉽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경우를 종종본다. 그런 의미에서 스님의 말씀이 정말 맞다는 생각을 한다. 

미국에서의 교수로서의 자격  선출방식과 미국의 교육이 왜 뛰어난지에 대한 글은 우리나라의 교육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좀 더 생각을 해 볼 문제인것 같다.  

또한 슬픔을 이기기위한 방법을 얘기한 것도 눈에 뛴다. 남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범위내에서 충분히 울고 슬퍼하란말, 그것이 여의치 않다면 나 자신에게 시간이란 선물을 줌으로써 한 발뒤로 서서 볼 줄 아는 여유를 가지란 말, 마음을 바꿀 수 없다면 몸이라도 먼저 바꾸어서 안정이 오게하고 이를 바탕으로 실망과 관련했던 일은 기억에서 열고 최대한 객관적인 눈으로 바라보란 말엔 지금 어려운 현실에 처한 사람들이라면 마음의 다스림으로 처방될 좋은 약일것 같다.  

어릴 적 선생님으로부터 들은 칭찬 한 마디로 자신이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된 계기가 되었단 구절엔 믿음과 희망을 꾸는 칭찬 한 마디는 한사람의 인생을 충분히 바꾸어 놓을 수 있단 말로 우리의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자칫 어려운 고행과정을 상상했다면 이 책은 그런 책과는 거리가 멀다. 스님 자신이 책 앞머리에 그렇게 밝혔듯이 이 책은  부처의 도를 행하면서 겪었던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과 자신이 생각했던 일상에 대한 일을 불교적인 입장에서, 또는 넓은 의미로 보시의 의미를 깊게 생각하게 만들어 주는 간결하면서도 느낌바가 많음을 알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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