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불류 시불류 - 이외수의 비상법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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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선 기분이 한 없이 맑아지면서 내 내면의 더러움을 잠시나마 덜어 놓고 책을 읽을 수 있는 여유로움의 향기가 분 냄새처럼 소리없이 내 후각을 흔든다.  

'하악하악' 의 글을 읽고서 이외수님의 글에 퐁당 빠져버렀다. 그간엔 외모상으로 비쳐본 바에 따르자면 내가 좋아하는 취향의 분이 아니었기에(ㅋㅋㅋ...)  그다지 호기심을 가질 정도로 이 분의 책을 들여다보지 않았는데, 의외의 책 내용이 가슴에 와 닿고 쉽게 뇌리에서 떠나지 않게 하는 재주의 글쟁이 솜씨를 보면서 완전 팬이 되어 버린 나- 

무룻 사람의 외모만으로 그 사람이 간직한 향기를 외면하지 말지니... 아주 못된 버릇이 고쳐지는 순간을 경험한 나로선 작가란 직업을 가진 분들을 부러워하는 사람 중의 한 사람이다.  

요즘 대세를 이루고 있는 트위터의 세계를 누구보다도 빨리 실행하고 계신 분이 그간 써 온 문자 내용 중 추려서 낸 글에선 짧은 구절 속에 구구절절 미련한 삶에 바둥바둥 대고 사는 우리들에게 잠시나마 위안과 반성을 자아내게 한다. 140자 안에 당신의 생각을 온전한 뜻으로 내포한 문장으로  써 내려가는 탁월한 재주엔 그저 감탄의 연발뿐이다. 흡사 전작인 "하악하악"과 같은 계열의 간결한 문장속에 자신의 뜻을 내비쳤단 점에서 비슷하단 생각도 들고, 무엇보다도 그간 살아오신 삶의 지난한 일을 비춰보면서 느낀 감상과 자연과 정치를 바라보는 시선, 그 중간에 웃음이 터져나오게 만드는 유머의 독창성은 누구도 따라 올 수 없는 독보적인 존재로서 인정을 안 할 수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저 읽고서 흘려 보낼 책이 아닌 두고두고 읽어 보아야만 할 소장용 책으로서도 아쉬움이 없는 우리의 감성을 울리고 때론 같은 시대를 사는 앞선 시대의 인생의 선배로서 두고두고 그 분이 일갈성토 하신 목소리를 곁에 두기에 아까움이 없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 '술 한 잔 마시자'라는 표현이 '술 한 잔 꺽자'라는 표현으로 변하고 '밥 한 번 사겠다'라는 표현이 '밥 한 번 쏘겠다'라는 표현으로 변했다. '웃었다'라는 표현은 '뿜었다' '터졌다'로 통용된다. 세상이 척박해지고 사람들이 공격적으로 변했다는 증거다. 

***** 행복해지고 싶으신가요. 계절이 변하면 입을 옷이 있고 허기기 지면 먹을 음식이 있고 잠자리 위해 돌아갈 집이 있다면 마음 하나 잘 다스리는 일만 남았습니다. 

***** 사랑이 현재 진행형일 때는 서로가 상대에게 애인으로 존재 하게 되지만 과거 완료형일때는 서로가 상대방에게 죄인으로 존재하게 된다. 하지만 어쩌랴. 죄인이 되는 것이 겁나서 이 흐린 세상을 사랑도 없이 살아갈 수는 없지 않은가? 

***** 따귀를 맞더라도 명품시계 찬 손으로 맞고 싶어요. _ 된장녀 

***** 제자가 스승보다 뛰어날 때 청출어람이라는 말을 씁니다. 그런데 좋은 점은 스승을 뛰어넘지 못하고 나쁜점만 스승을 뛰어넘을 때는 어떤 말을 해야 하나요. 뻘출어람 이라고 해야 하나요. 

***** 세상을 살아 갈수록 복잡해지고 인생을 살아갈수록 간단해진다. 그래서 살만 하다는 생각이 들게 되면 떠날 때가 되었음을 깨닫게 된다.  

***** 울지마라 . 사랑은 시간이 지나면 말라버리는 접시물이 아니라 시간이 지날수록 고여서 넘치는 옹달샘이다. 울지마라. 헌 사랑이  떠나면 새 사랑이 오나니, 울지마라. 

***** 하나님, 제 마음속에도 DEL키를 달아주세요. 터치 한 번으로 말끔하게 마음을 비우고 싶으니까요. 

***** 우랄알타이어가 부랄알타이어로 읽혀지면 변태인가요. 

***** 사랑에 의해서 가해지는 매질은 때리는 사람쪽이 훨씬 더 아프다. 

***** 잠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휴식으로서의 잠이고 하나는 나태로서의 잠이다. 휴식을서의 잠은 조금만 자도 심신을 가볍게 만들지만 나태로서의 잠은 아무리 자도 심신을 무겁게 만든다. 

***** '괜찮다. 인간이 실수를 할 수도 있지. 다음부터는 절대로 이런 일이 없도록 하자.' 당신이 똑같은 잘못으로 이런 소리를 세 번이상 들었다면 그 다음 잘못부터는 몇 대 처 맞아도 할 말이 없어야 한다. 

***** 예술과 사랑은 길수록 좋고 예식과 축사는 짧을 수록 좋다. 

***** 결혼은 사랑의 완성이 아니다. 결혼은 사랑의 완성을 위한 또 다른 시도에 불과하다. 

***** 눈보라 속에도 더 하나없이 맑은 표정으로 벙그는 꽃이 있다. 사랑은 그런 것이다.  

***** 기적은 하나님이 내려주시는 것이 아니라, 그대 자신이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 정상에 오른 자들을 시기하지 말라. 그들이 목숨을 걸고 산비탈을 오를때, 그대는 혹시 평지에서 팔베개를 하고 다디단 잠에 빠져 있지는 않았는가. 때로는 나태를 부끄러워 하지 않는 것도 죄악이라는 사실을 명심하라. 

***** 시간은 한정없이 당신에게 지급되지만 당신이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소모하든, 당신의 목숨도 똑같은 분량으로 소모되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한다면 마냥 헛되이 쓰지는 못할 것이다.  

***** 아프지 않아도 사랑이 아니며 슬프지 않아도 사랑이 아니다. 사랑이 황홀하다거나 달콤하다고는 생각지말라. 그것은 사랑이 시작될 무렵 아주 잠깐 동안 콩깍지와 함께 머무르는 환상에 불과하다. 

***** 없으면 창조하라. 운명도 자신이 만들고 인연도 자신이 만드는 것이다. 

***** 걷는 사람도 넘어질 때가 있고 뛰는 사람도 넘어질 때가 있다. 걷다가 넘어졌든 뛰다가 넘어졌든 넘어졌다고 낙오자는 아니다. 낙오자는 넘어지는 걸 염려해서 한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는 사람이다.  

***** 세상 그 어디에도 기쁨과 행복만을 가져다주는 사랑은 존재하지 않는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랑은 언제나 그 크기와 깊이에 비례하는 고통을 수반하고 있다.  

***** 어리석은 자의 인생에는 반전이 있어도 게으른 자의 인생에는 반전이 없다.  

***** 이별뒤에 듣는 음악은 아무리 유치해도 비수처럼 내 가슴을 예더라. 사랑이 끝난 다음에야 온 세상이 법문으로 가득차 있는 줄 알겠더라. 

***** 성공의 가장 큰 걸림돌은 해보지도 않고 '안되면 어떡하지'라고 지레 걱정하는 습성이다. 가급적이면 이럴때 '안돼도 좋고 , 되면 더 좋고'라는 첩약을 쓰도록 하라. 약발이 잘 받지 않아도 좋고 약발이 잘 받으면 더 좋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 겨우 여덟 음절의 말만으로도 온 세상을 눈부시게 만들수가 있습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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