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빅터스 - 우리가 꿈꾸는 기적
존 칼린 지음, 나선숙 옮김 / 노블마인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얼마 있으면 세계 축구인들의 축제인 월드컵이 남아공에서 열린다. 아주 어릴적 비디오로 본 "Power Of One" 이란 영화가 생각나는 것은 아마도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느끼게 된 감동도 한 몫을 했다. 무대는 네덜란드인의 후손이라고 할 수 있는 보어인들이 대부분의 주요 정.경제의 활동을 쥐고 그 밑에서 보이는 신분차별을 감당해가며 살아가는 미국의 노예제도를 연상케 하는 남아공이다. 내가 본 그 영화에도 백인 소년과 흑인 줄루족 출신의 소년의 우정이 담긴 권투 영화로 기억이 되는데, 그 영화속에서 줄루족이 몸 전체를 일자로 세우고 줄루~ 줄루~ 하면서 춤추는 장면이 생각이 난다.  

이 책에는 오랜 감옥생활에서 오는 무료함과 나약함, 비참함에도 불구하고 (본의 아니게 만넬라도 권투운동을 했단다.) 꾸준한 자기관리 차원에서 이뤄진 규칙적인 운동생활이 장차 정치적으로 일을 해 나감에 있어서 큰 도움을 받게 된다. 흔히들 미국인들이 사랑하는 스포츠 중에 하나가 미식축구라고 하는데, 운동 규칙은 잘 모르겠기에 그것이 얼마나 인기 있는 종목인지는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남아공에서도 백인들 전유 운동으로 생각하는 럭비 라는 스포츠를 통해서 만넬라가 이뤄낸 하나의 남아공이란 통일은 어느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뜨거운 눈물과 감동의 실화를 만들어냈다. 1999년 6월 24일 세계 최강팀의 하나인 뉴질랜드 팀과 맞붙은 결승전에서 이뤄낸 승리를 이뤄내기까지의 여정이 그 당시에 있었던 사람들과의 인터뷰가 곁들여져서 나온다.  

백. 흑간의 철저한 행동 주거지라든가, 색깔별로 구분되어지는 신분계층, 이 와중에 다른 인종으로 바꾸려는 시도의 행정절차, 같은 버스를 타지 못한다든가. 15세 이상의 흑인에겐 더 이상 교육의 기회를 주지 않는 비 현실적이고도 노예생활을 연상케하는 이곳에선  흑인들이 유일한 수단으로 자신들의 항거 의지를 관철시킬수 있는 것은 바로 백인들이 좋아하는 운동인 럭비를 세계운동대회에 불참 시킴으로써 그 의지를 꺽고자하는 것이었다.  이것이 일부 받아들여져 오랜 시간동안 경기를 못한 백인들은 더욱 아파르트헤이트 정책을 고수하게 되고 이 와중에 감옥에 있는 만넬라는 우선 법무 교정부 장관인 코비 쿠시에를 만나는 것을 시작으로 해서  국가 정보국 국장인 닐 바르나르도, 보타 대통령, 아프리칸스 언론, 후에 같이 정권을 다스린 데클레르크, 방위 수뇌부, 군사령관인 콘스탄스 필옌 장군을 차례로 만나면서  흑인들이 결코 정권을 잡게 된다면 백인들에게 보복은 없을 거란 확신의 약속을 한다. 이 중 군사령관이 별도의 계획을 세우게 되지만 전쟁에서 최후 피해야 할 것은 서로간의 전쟁이 아니란 사실로 물러나게 되는 긴박감을 연출하게 된다.  

한편 럭비팀의 이름인 스프링복스란 이름을 놓고도 분열이 되고 그들이 입는 유니폼 색깔에서 오는 백인에 대한 거부감이 흑인들 사이에 만연하고, 서로 다른 피부색, 말, 여러 부족으로 나뉜 남아공의 현 상태에서 럭비 경기장에서 울려퍼질 국가에 대한 노래에서도 여러 분열이 오고가게 된다.  같은 백인 이지만 보어인과 영국인 사이의 보이는 차별 또한 느낄수 있기에 출중한 선수들 조차도 만넬라의 인간적인 민음으로 이를 극복해 나가면서 마침내 승리의 기적을 물리치고 영광의 트로피를 안는 것으로 열광의 도가니로 만든다. 

인간적인 따뜻함이 나오는 이야기다. 영화는 아직 보지 못했지만 이것을 이루기까지 만넬라의 노력이 엿보인다. 손자병법에서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란 말이 생각나는 것은 바로 만넬라의 정치스타일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싶다. 백인들이 행한 정책엔 분명 잘못된 점이 있지만 그 안엔 따스한 인간의 정서를 감추고 있단 점에 착안하여 감옥에서 그들이 쓰는 언어인 아프리칸스어를 배우는 일, 그들의 역사를 꾸준히 배워나가는 열정, 상대방이 럭비를 좋아한단 것에 착안해서 경기규칙이라든가 인기있는 팀에 대한 사소한 일까지, 대담과정에서 상대방을 자기편으로 교화하게 만드는 힘은 누구도 따를 수 없는 만넬라 ,자신의 노력이 엿보인다. 이것은 정치선에서 만난 사람들조차도 존경을 하고 싶게 만든 믿음을 심어주기에 의심치 않게 했다. 단점이자 장점이기도 한 상대방의 말을 그대로 믿어 버린다는 말처럼, 그 또한 그 만이 해낼수 있다는 행동이 아닐까 쉽다. 27년이란 세월이 결코 짧지만은 않은 세월이기에 자신에게 행한 상대방의 행동을 관용으로 베풀기엔 그 세월의 보상이 너무나도 길었지만 넬슨을 이조차도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모두 포용하는 행동을 보여준다  

개인적인 이혼의 아픔속에서, 평생 자식을 손에 안아보지 못했던 아버지로서의 마음에서, 그가 인생의 청춘기에 바쳤던 감옥생활은 그래서 더욱 안타깝다. 백인들로 가득찬 럭비팀에서도 유니폼을 입고 등번호 6번을 달고 응원해 나옴으로써 백인들의 열광적인 응원과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던 넬슨의 행동은 남아공의 선수들과 넬슨이 서로 합작해 이뤄낸 감동의 실화다. 물론 여기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소련이 붕괴되는 시대적 상황도 맞물려서 넬슨의 석방이 가시화 될수 있었고 여기에 스포츠라는 운동을 통해서 하나의 구심점을 이뤄냈다는 점에선 만넬라의 통솔력과 실천성이 아주 두드러지게 보여진다. 각기 만났던 사람들이 럭비를 시청하는 장소와 그것을 바라보는 마음, 그리고 흑인들 조차도 백인의 전유물이라고 여겼던 럭비란 운동을 자신의 운동처럼 응원하고 나의 나라를 위해서 일심동체가 되는 장면은 글로만 읽어도 그 감동을 느낄수 있을 것 같다.  

인생은 각본없는 드라마라고도 한다.  

 하나의 통일로 가는 도구였던 럭비란 스포츠를 통해서 그간의 악연의 고리를 끊고 서로 부둥켜 안고 열광의 도가니로 흥분했던 남아공 국민들의 모습이 바로 이런 각본없는 드라마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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