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편지하지 않다 - 제14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장은진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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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치자면 흡사 로드무비 형식을 취하고 있다. 주인공인 나는 지훈으로 32살.- 3년 동안 '와조"란 맹인견을 데리고 홀로 무전여행을 하고 있다. 거리에서, 철도에서, 지하철에서, 각 다니는 고장마다 만난 사람들에게 그들의 실명을 묻지않고 다만 자기 스스로 만난 순서대로 번호를 붙여서 그 사람과 헤어지고 모텔로 들어서면 준비해간 연필과 편지지에 안부의 인사를 써내려간다. 그리곤 다음날 가까운 우체통을 찾아서 편지를 붙이고 그의 대한 답장의 편지가 오기를 기다린다. 핸폰도 없는 상태에서 집 가까이 살고 있는 친구에게 공중전화로 자신의 집에 편지가 온게 있냐고 확인하곤 온 우편물이 없단 소릴 매번 듣곧 또 다시 길의 여행을 시작한다. 월등히 뛰어난 형과 성형에 몰두한 여동생, 그리고 장난감 가게를 하는 아버지, 학교 교사인 엄마를 둔 난 자신의 진로 조차도 확연한 목표가 없고  그저 말더듬이 심하고 그로 인한 타인과의 대화를 꺼려했던 자식을 바라본 엄마의 결정에 따라서 우편 배달부가 된다. 하지만 인생에 있어서 기쁨만 있을 수 없기에, 자신이 하는 직업에서 오는 회의에 젖어들 즈음에 집에만 오면 폐쇄 공포증처럼 옥죄는 경험을 하고 직장을 두고 여행을 떠나게 된다. 할아버지가 일찍이 눈이 먼 관계로 곁에 있었던 와조가 할아버지의 임종 유언에 따라서 나에게 맡겨지고 개와의 교감을 통해서 여행이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정작 보살핌을 받아야 할 대상은 나가 아닌 와조...와조야 말로 감각 자체로 나와 동행하고 있는 것이다. 교통사고 인해서 눈을 상실한 와조를 데리고 다니면서 요즘의 대세인 이멜을 강하게 부정하고 연필에서 나오는 사가거리는 소리에 흠취해서 만난 사람들의 각 개인사가 묻어난 편지를 써 내려가고 있는 지훈에게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있는 나만이 남겨졌다고 느꼈을 때의 고독감을 볼 수 있다. 전철에서 만난 여 소설가와의 동행을 시작으로 그간 자신에게 대했던, 자신이 대했던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에게 , 아버지, 엄마, 형 ,동생에게  느꼈던 감정의 글과 앞으로 집으로 돌아가선 해야할 결심을 적어간 편지 내용도 뭉클하다. 고시원에서의 화재로 인해 뜻밖에 집으로 가는 계획이 빨라져 여 소설가와 헤어져 집으로 간 나는 다시 죄어오는 강박증을 간신히 참아내고 와조와 이별을 한다. 집에서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지는 목욕탕의 수돗물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사실은 그간의 만났던 사연 있었던 모든 사람들에게 편지가 온 사실, 할아버지 장사날  떠난 여인을 잡기 위해 버스에 뛰어내려 갔지만 만나지 못하고 돌아온 그 날 , 온 가족이 교통사고로 모두 이별해야만 했던 사연이 뒷장에 아련히 전해져 온다. 그 충격으로 여행을 떠날 수 밖에 없었던 나가 와조와 하나가 되고 다시 집이라는 곳으로 왔을 때의 충격감은 답장이 되어 온 편지와 수돗물 한 방울로 인해서 이제는 충격에서 벗어나 진실로 사람과 사람 사이를 오갈 수 있게 할 수 있는 희망의 메시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 군데 군데 픽 웃음이 나오게 하는 유머도 그렇지만 모두가 소통의 한계를 안고 사는 현대인의 자화상을 대변한 것이 아닌가한다. 독특한 설정에서 오는 맛도 맛이지만, 읽다 보면 여행에서의 느낌이나 평상시 느꼈던 생각들이 바로 이거란 생각이 많이 들 정도로 작가는 섬세한 필치를 써 내려가고 있다. 와조와의 이별은  동물과 가족처럼 생활했던 사람이라면 공감할 만한 아픔이 그려져 있어서 눈물이 흐른다.  누구나 고독하지만, 그래도 인생은 한 번쯤은 희망이란 판도라가 있기에 미소를 지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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