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uernsey Literary and Potato Peel Pie Society (Paperback, Open Market ed)
메리 앤 셰퍼.애니 배로우즈 지음 / Bloomsbury Publishing PLC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변해가고 있는 요즘에 보기 드문 편지 형식의 책을 읽었다. 때는 세계 2차 대전이 끝나고 이제 서서히 아픔의 상흔의 상처를 딛고 일러서려는 시기에 영국령채널제도의  건지 섬에 있는 주민들과, 책을 낸 줄리엣이란 여성 사이에서 오고간 편지, 출판사 사장인 시드니, 친한 친구 소피, 그리고 "이지 비커스태프 전장에 가다"란 책 홍보를 위해서 줄리엣과 같이 다니는 수전이 등장한다. 여기에는 크게 두 줄기의 이야기가 있고 한 줄기에서 여러 가지가 열리면서 이야기의 열매가 주렁주렁 달려서 끝없는 이야기의 보물창고가 된다. 책이 크게 인기가 있자 타임스로 부터 진지한 칼럼을 써 보지 않겠냐는 시드니의 권유와 때마침 건지 섬에 있는 도시 애덤스라는 사람으로 부터 온 편지를 받는 것을 계기로 풀어진다. 줄리엣 자신이 소장하고 있던 책 들중 정리의 필요성에 의해서 내놓아야했던 찰스 램의 "엘리아 수필선집"이란책이 도시에게 건네지게 되고 그 책속에 줄리엣의 주소가 있음으로 해서 좀 더 다른 책을 보길 원한 도시가 런던 서점의 주소를 알려달라는 편지 내용을 시작으로 이 섬에 사는 사람들의 독서 클럽모임을 알게 된다.  독서클럽이 아주 우연찮게 시작된, 독일군들에겐 들키면 안되는 돼지구이 파티가 통금시간이 지난줄 모르고 독일군들에게 들켜서 급조된 독서 모임이란 사실, 그 속에서 독일군과의 사이에 딸을 낳고 수용소에 끌려간 엘리자베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다양한 섬 사람들의 이야기와 성격이 편지 곳곳에 스며든다. 편지가 오고감에 따라서 건지섬에 대한 방문이 이루어지고 그 곳에 머물게 된 줄리엣은 그 곳 사람들과의 생활과 엘리자베스의 딸인 키트와의 아름다운 감정도 싹트게 된다. 엘리자베스와 같은 수용소에 있으면서 엘리자베스의 용감한 행동으로인한  안타까운 죽음을 듣게된 섬 사람들은 그녀의 동료였던 레미를 섬으로 초대해 같이 살자고 권유하고, 이 와중에 줄리엣은 도시에대한 자신의 감정이 사랑이란 걸 알게 되지만, 때마침 섬으로 온 마크의 집요한 행동으로 도시와의 사이가 서먹해진다. 그리고 레미와 다정히 있는 그 모습을 보고 자신이 착각하고 있단 생각을 하게 된다. 다른쪽에선 도시가 레미를 사랑하고 있지만 소극적인 성격으로 인해서 고백을 못하고 있단 생각을 하게된 이솔라가 도시가 없는 틈을 타서 집을 조사하고 침대 밑에 줄리엣의 손수건이 보관되어 있단 무심코 던진 말에 줄리엣이 도시가 일하는 곳으로 달려가 청혼을 하게 됨으로써 해피엔딩이 된다. 

이 모든 것이 글이 아닌 편지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여러 사람들의 다양한 글이 실려있고, 때론 귀엽고,특히 자신의 속마음을 소피에게 고백하는 줄리엣의 편지 내용은 옆에서 그 내용을 듣는기분이 들정도로 아주 사실적인 감정 표현이 실려 있다.  때론 전쟁의 상혼으로 얼룩진 과거를 차마 얼굴을 맞대놓곤 할 수 있는 용기가 없기에 편지라는 매개체를 이용해서 글을 써 내려간 점이 마음을 울린다. 그 시절에 누구나 겪었을 고통을 섬이란 제한적인 공간에서 살아야했던 사람들이 도시에서 벌어지는 격전지 이야기라든가, 섬에서 독일군에게 식량을 모두 뺏기고 굶다시피 살았던 이야기, 하지만 전쟁 속에서도 진실된 사랑이야기, 그 속에서 잉태된 새로운 생명, 독일군이란 이름이기 전에 그들도 하나의 따뜻한 인간이었다는 이야기를 전한 편지 내용은 가슴이 뭉클해짐을 느낄 수 있다. 그 시대에 30이 넘은 줄리엣이 용감하게 청혼을 하는 장면은 서부 개척지의 여인네를 보는 듯하고 독서클럽이니 만큼 아주 다양한 사람들의 문학 이야기가 나와서 한층 새롭다. 세네카, 찰스 램, 셰익스피어, 에밀리 브론테와 그의 자매, 제인 오스틴, 이솔라가 행했던 미스 마풀같던 행동들은 입가에 미소가 절로 나오게 된다. 느림 속의 미학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정도 아주 따뚯한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초원의 집을 생각하기도 하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란 영화도 생각케 하고, 두루두루  한 번 손에 잡고 읽기 시작하면 손에서 놓기가 쉽지 않다.  

 

**** 바로 그 점이 제가 독서를 좋아하는 이유입니다. 작은 관심 하나로 책 한 권을 읽게 되고, 그 책 안에서 발견한 작은 흥미 때문에 그 다음 책을 읽게 되고,거기서 찾아낸 것 때문에 또 다시 다음 책을 읽게 되는 거죠. 그렇게 해서 독서는 기하급수적으로 진행됩니다. 거기에는 가시적인 한계도 없으며, 순수한 즐거움 외에는 다른 이유도 없습니다.- 줄리엣이 도시 애덤스에게 보낸 편지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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