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 - 떨림, 그 두 번째 이야기
김훈.양귀자.박범신.이순원 외 지음, 클로이 그림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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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대표하는 여러 작가들의 사랑 이야기다. 그 간 대표작으로 내놓은 소설들을 내놓은 작가의 책을 읽은 것도 있고 , 아직 읽지 못한 작가의 책들도 더러 있는데, 이 책을 읽음으로서 미소와 가슴의 울림, 아련하면서도 애틋했던 청춘의 보고서를 본 듯한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이명랑, 김나정 작가의 첫 만남부터 사랑하고 결혼까지 하게 된 애기는 이웃 순이네 집의 좌충우돌 러브스터리를 본 둣하고 고은주 작가의 솔직한 이야기는 가슴이 먹먹해지면서도 따뜻한 미소가 번지게 만들었다. 작가도 타인에게 보여지기 전에 한 여인이고 인간이기에 자신이 낳지 않은 두 아이들을 받아들이고 , 모성의 감정을 느끼고, 이제 새로운 식구가 탄생할 거란 이야기엔 응원과 격려의 사랑 박수를 보내본다. 김규나 작가의 사랑 받아들이기 과정에서 오던 이별 후에 거울 앞에서 자신의 뽀요했던 눈빛을 찾는단 구절엔 풋풋한 청춘의 사랑이야기를 본 것 같아서 설레었다. 

김훈, 박범신 같은 작가의 글은 남성답게 묵지함이 전해오는 사랑의 메아리가 있었고, 양귀자 작가의 글은 자신이 아닌 외지에서 만난 한 여인의 사랑 얘기를 쓸쓸한 배경과 함께 회한. 후회의 사랑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고, 은미희 작가의 당신은. 바람이란 글에선 사랑의 본질이 과연 무엇인가? 에 대한 물음과 함께 아리고 쓰린 한 편의 영화와 같은 사랑이었다. 동정과 연민, 사랑, 그 모호한 감정 앞에서 상대에게 해바라기 처럼 바라만보고 사랑을 하고 그 곁에 있는 환경이 그를 자유롭게 놔 주지 않는 상황에서 느꼈던 감정들을 솔직하게 그리고 있다. 신이현 작가의 프랑스에서 만나 짧았던 만남이었지만 후회할 것을 알면서도 끝내 그의 요구를 저버린 마음이 참 아슬하면서도 반대로 전개가 됬다면 과연 그 이후의 일을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상상을 하게 한다. 

김선재 작가의 알지도 모르는 사람과의 접촉사고로 하루를 같이 동행하게 된 사연, 서하진 작가의 다양한 글 속에서 사랑 이야기, 상대방이 자신에게 어떤 식으로 다가오고 그것을 자신이 어떻게 받아들였냐에 따라서 이별을 하게 된 과정이 그려지고 있다. 김이은 작가의 1991년 겨울 프롤로그에선 그간 자신이 받아온 사랑앞에서 이젠 자신이 선배에게 받은 것을 주겠다는 사랑의 결심을 , 이순원 작가의 황혼의 사랑은 눈물이 흘러내렸다.  젊은사람으로선 작가 말마따나 이해하기 어려운 할머니의 말이 가슴을 스친다.  

,,,그래서 물었지요. 두 분 다 말년에 짝이 없으셨으면 함께 계시는 것도 좋지 않았었겠느냐고. 그러니까 할머니가 주인댁도 더 살아 보면 알게 돼요. 그러는데 그 말씀이 무슨 얘긴지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함께 자식 낳지 않는 사람은 같이 사는 것보다 떨어져 있는 게 더 낫다는 얘긴지 아니면 또 다른 뜻이 있다는 건지...  

 심성도 그렇고 나이가 드셔도 얼굴도 그렇고, 참 고운 분이셨는데 이제 안 오시겠죠? 다시 우리집에... 

 

****사랑은 , 사랑의 감정은, 사랑의 쏠림은 

      아무리 결기를 다지고 독심을 품는다 해도, 

      결국은 의지대로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때 알았습니다. 

      그냥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대로  놓아두는 게 

      사랑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은미희 작가의 "당신은, 바람" 중에서 

 

 각기 다른 사랑의 형태를 나타내고 있고 사랑을 대하는 태도, 그 느낌이 다양하게 그려지고 있어서 초 가을로 접어든 이 계절에 고궁 벤치에 앉아서 삼매경에 빠지기에 좋은 책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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