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위화 지음, 조성웅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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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삼관 매혈기"란 것을 들은 것은 어느 신문에서 연극을 한다고 하는 기사을 읽고 난 때였던 것 같다. 그로부터 오랜 시간이 흐른후 이 글의 작가가 편 단편소설집이 나왔단 것을 알고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각기 다른 이야기6편의 소설은 중국이 처한 현실에서 각 개인들의 역사가 고스란히 녹아나 있다. 

전율에서 나오는 저우린이란 한 때 잘나가던 소설가가 어느날 오래된 편지를 발견하면서 부터 그 편지를 쓴 여인 마란을 수소문해 만나고 자신이 그 당시 만나고 헤어졌던 여인들에 대한 회상과 그 당시 약속장소에 나오기로 했던 여인이 마란이라고 알고 얘기했지만, 사실은 전혀 다른 여인이란 얘길 듣는 순간의 남.녀의 서로 다른 동상이몽을 작가는 전율이란 단어 속에 함축성을 내포하고 있다. 우연한 사건에서 처럼 아내를 빼앗긴 자와 아내를 빼앗은 자가 한 공간에서 우연히 목격한 총부림 사건을 보면서 벌어지는 서신 왕래는 특이한 소재라고 생각한다. 이 6편중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여자의 승리 편... 

바람난 남편과 그 내연의 존재를 알고 이혼을 결심한 한 여인이 남편을 대하는 쌀쌀함과 조바심, 그리고 내연의 여인을 행동 하나로 물리치는 장면은 그야말로 여인의 슬기로 현실을 개척해 간다. 

책 제목의 무더운 여름인 내용은 한 남자를 사이에 두고 서로 다른 두 여인이 생각하는 이성이 자신에 대해서 느끼는 생각을 표현해 낸 작품이다. 결국은 헛다리를 집고 마는 상황이 우습게, 하지만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다리에서" 는 중국이 처한 현 시점에 대한 이야기를  임신이란 소재로 글을 써 내려간 이야기다. 임신이 되길 두려워하는 남자와 결혼하면 당연히 아기가 생기길 원하는 아내와의 사이에서 오는 대화 소통의 문제,결국 다리에서 이혼 선언을 하는 남편의 처사엔 한심함이 절로 나온다. 

"그들의 아들" 은 현 중국의 가난한 시절을 견뎌온 부모세대와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은 부모의 세대완 다른 경제적인 부를 누리는 장면을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오로지 부모는 자식 뒷바라지에 돈의 씀씀이를 허투로 쓰지 않는 생활이 몸에 밴 세대이건만 그것을 모르고 자란 아들세대는 현실에 맞는 , 부모입장에선 당황할 수 밖에 없는 행동을 보여준다. 하지만 부모이기에 먼 미래에 아들이 잘된다면야 무엇인들 못하랴 하는 심정은 어느나라를 막론하고 부모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심정 표현을 작가는 잘 비춰주고 있다. 

끝 부분의 발치사에서 작가로서 나서기 까지 자신을 이끌어 온 스승 두 사람에 대한 얘기, 글 쓰기의 변화등에 관한 강연 내용이 포함된 뒷 부분은 오히려 작품 보다는 작가를 이해하는데 더 가슴에 와 닿는 부분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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