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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의 섬 ㅣ 구텐베르크 클래식 시리즈
아나톨 프랑스 지음, 김태환 옮김 / 구텐베르크 / 2026년 3월
평점 :

1921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저자의 작품이 지금 읽어도 기시감이 드는 이유는 뭔가?
인류의 태동과 함께 만든 인간의 사회가 이토록 현재까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섬뜩했다.
펭귄을 주인공으로 우화 형식을 빗대 쓴 작품 속에서 인간들이 어떻게 공화국 정복을 하고 개인마다의 욕심을 챙기며 관습과 법, 종교의 기원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가 아이러니를 폭로한 글들은 당시 프랑스 역사를 대변하고 있지만 확장해 보면 결코 어느 나라에 머무는 것이 아닌 오늘날의 모습과 쌍둥이처럼 비친다.

성자 마엘이 악마의 유혹으로 돌구유에 돚을 달지 않았더라면 펭귄의 무리들은 자연의 조화 속에 평온하게 살 수 있었건만 인간의 손길이 아무리 실수나 선의의 의미를 담아 세례를 주었다고는 하나 이미 펭귄은 펭귄이 아니란 사실이 사실적으로 다가온다.
소유욕이란 개념이 없는 이들 동물들에게 인간으로 변하게 하고 인간 사회의 일원으로 하나의 사회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특히 옷을 착용함으로써 본래의 무해한 삶이 점차 타인에 대한 호기심과 욕망을 드러내게 하는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물론 각 장마다 펼치는 역사의 현장에는 저자의 날선 비판이 서려있다.
특히 6장인 '피로 사건'에서 '증거가 없다는 것이 유죄의 증거'라고 주장하는 군부의 논리는 드레퓌스 사건을 토대로 그린 것이기에 당시 저자의 시각과 함께 현대의 법이 지닌 리스크에 대한 부분들이 너무도 닮았기에 마치 예언자처럼 보이기도 했다.
작가는 문명의 탄생 과정에서 정점에 올랐을 때 모든 것이 폭발하고 다시 원점인 상태인 원시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부인하는데 이 글을 읽는 동안 타당성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의 그치지 않은 탐욕과 욕망에 대한 실현들이 국가와 국민, 여기에 본성이 지닌 것들이 발현될 때 새로운 세계는 실현되기 힘들다는 사실이 씁쓸하게 다가온다.
지금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은 저 시대의 펭귄과 무엇과 다른가에 대한 문제들을 던지는 저자의 주제는 우리들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라고 말하는데 과연 우리들은 노력하고 있는가?
우화를 자칭한 저자가 그린 이 작품은 권력과 군중들의 심리와 광기, 여기에 정치의 혼란과 도덕의 무너짐까지를 그린 것이라 현재 지구촌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러 가지 일들을 다시 떠올려보게 되는 책이다.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