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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순간들
이아 옌베리 지음, 우아름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11월
평점 :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한 해가 점점 저물어 가면서 돌아보는 시간들을 떠올려보게 된다.
연초에 세웠던 계획부터 시작해 인간관계들을 계속 생각해 보곤 하는데 이 책 속에서 주인공처럼 기억이란 것을 통해 과거의 어느 한순간에 스쳤던 이들과의 인연들에 대한 생각도 깊어진다.
주인공이 자신의 주변에 맴돌던 네 명의 등장인물들을 떠올리면서 흐르는 이야기에는 각기 다른 특징과 그 연관성과 결부된 자신의 삶을 비춘다.
연인, 친구, 어머니에 이르기까지 주인공에겐 시간이 흐르면서 마주치고 관계를 맺었던 모습들이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이미지가 흐르고 이는 곧 평범한 이들이라면 공감할 부분들이 적지 않다.
누군가와 친숙함이 깊어지면 그들의 영향을 받기도 하는데 주인공 또한 연인을 닮기도 했고 글을 좋아했던 자신과 같은 뜻을 지녔던 연인의 존재, 마지막 어머니에 이르러 엄마라는 존재 그 자체에 대한 생각과 함께 자신의 삶을 관통하고 있는 큰 존재임을 깨닫는 여정이 잔잔하게 흐른다.
현재나 미래가 아닌 과거의 기억들을 더듬어 보면 문득 순간의 조각난 기억들이 떠오르면서 꼬리에 꼬리를 물듯 왜 그때는 그런 행동과 말을 했을까? 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하게 만드는, 이 작품 속에서 비춘 주인공의 생각들과 함께 이해한다는 것과 순간의 기억과의 시간들이 새삼 의미 있게 느껴진다.
큰 방향성이 있는 어떤 전개가 있는 것이 아닌 기억의 조각들이 모여서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를 이해하는 진행으로 흐르는 작품이라 주어진 시간 속에서 소홀했던 부분들에 대한 반성과 진실한 관계들, 타인이라는 열병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장편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