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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살해당할까
구스다 교스케 지음, 김명순 옮김 / 톰캣 / 2025년 10월
평점 :

소설가 쓰노다가 병 합병증으로 인해 입원한 병실은 4호, 일인실로 소설을 쓰기 위한 시간도 좋은 그런 병실이건만 왠지 모두가 기피하는 병실임을 나중에야 알게 된다.
이유인즉슨 이곳에서 팔천만 엔을 횡령한 혐의를 받던 공무원이었던 남자와 그의 연인이 동반자살로 입원한 병실로 남자는 사망, 여자는 다른 장소에서 발견된 사건으로 발생한 병실이기 때문.-
이후 쓰노다는 유령을 보게 되고 누군가 병실을 뒤지는 행태까지...
그 실체에 대한 궁금증을 갖고 있던 차, 이 병실에서 또 한 명의 환자가 살해된 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 동반자살에 대한 의혹은 더욱 커진다.
이에 소꿉친구이자 경찰인 이시게 와 부인 에쓰코의 추리력이 함께 모아지면서 사건의 전말을 밝혀내기 위해 노력하는데...
작품 속 배경을 보니 1950년대로 저자는 1903년 생이다.
추리소설의 형식상 이러한 사건에 대한 전말들은 지금이야 빠른 기술 개발로 증거포착이나 결정적인 증거물 압수, 사건 정황을 밝히기 위한 도움을 주는 것들이 많지만 이 시대는 그야말로 아날로그의 풍미를 느껴볼 수 있는 흐름으로 진행된다.
전보나 발품을 팔아서 일일이 사람들을 만나고 수사에 접근하는 방식, 여기에 배경 속에 담긴 밀실트릭의 전형물로써 볼 수 있는 조건들과 촘촘한 짜임으로 다가오기보다는 뭔지 약간 허술해 보이는 진행들이 스릴의 맛을 조금 떨어뜨리는 부분도 없지 않아 보인다.

특히 유령의 실체에 대한 의심 대상으로 아내를 의심한다는 정황들은 좀 억지스러운 부분이란 생각도 들고 각 연관인들의 주변부를 살피는 과정에서 갑자기 툭 튀어나온 인물의 등장도 약간은 어색함이 깃들었다는 점은 현대의 추리물과 비교해 볼 때 확실히 고전적인 느낌을 받았다.
그럼에도 시대를 놓고 살펴보면 그 당시의 밀실트릭을 구성했다는 점, 대화 속에서 가벼운 느낌마저 들게 하는 만담처럼 다가오는 형식들은 지금의 추리물 선배처럼 다가온 작품이다.
허술한 면들이 있는 가운데 진범이 누구인가에 대한 수사망을 좁혀가는 그들의 논리와 진범과 마주하는 장면에서 진실을 밝혀내는 과정들이 고전 추리스릴러로써의 재미를 느끼게 한 소설이라 경찰소설로 읽어도 좋을 것 같다.
***** 출판사 도서 지원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