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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다 ㅣ 하다 앤솔러지 2
김솔 외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10월
평점 :

열린 책들의 새로운 단편소설집 <하다 앤솔러지>의 두 번째 이야기 [묻다]-
다섯 개의 테마 시리즈로 구성된 라인들 중 '걷다'에 이은 '묻다'에 관한 이야기를 다섯 작가의 단편으로 읽어볼 수 있는 단편집이다.
사뮈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오마주한 내용을 같은 희곡형식으로 담아낸 첫 이야기인 [고도를 묻다]는 고도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대화를 중심으로 우리들 삶에 끊임없이 묻고 답하는 진행들을 엿볼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
희곡형식이 익숙지 않은 부분들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읽는다면 절로 그들의 대화 속에 그러게? 고도가 누구지? 아니 고도가 누구 건 상관없이 이런 질문 자체를 하는 진행의 흐름 속에 나 스스로도 질문이란 형식과 묻는 형식에 대한 생각들을 던져볼 수 있었다.
드래곤 세탁소, 개와 꿀, 방과 후 교실, 조건이란 작품들을 차례차례 읽으면서 각기 개성이 다른 작가들의 같은 주제를 다른 결로 대한다는 것도 좋았고 이런 작품들의 의식 속에 담긴 저자가 바라보는 사회시선에 대한 생각들(개와 꿀), 드래곤 세탁소가 지닌 명성에 가려진 주인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는 무엇일까에 대한 의문과 함께 이러한 이야기 속에 어디 하나가 빠진듯한 부족함들을 느끼면서 읽게 되는 것들이 저자의 설정이라고 하니 새삼 다시 글들을 살펴보게 된다.

가장 좋았던 작품이라고 하면 딸 숙제를 통해 어른과 아이가 두려움과 무서움은 무엇인지에 대해 그린 내용인 '방과 후 교실'은 유쾌하면서도 왠지 현실적인 압박감 속에 살아가는 우리들 모습들이 보여 코끝이 찡하게 다가왔다.
마지막 작품에 이르기까지 색깔별로 맞춘듯한 글들이지만 그 색깔들이 우리에게 보여준 내용들은 모두 다르기에 '질문'이라 말하고 그 '질문'에 대한 답들을 들려주는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에 대해 타인들의 생각들이 궁금해지는 시간이기도 했다.

반투명 트레싱에 감싸인 표지책도 좋았고 표지는 벗기면 드러나는 그림을 한참 바라보게 만든 이번 작품집이 좋았다.
앞으로 출간될 주제에 걸맞은 작가들의 작품들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내심 기다려진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