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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그녀의 것
김혜진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9월
평점 :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감독이나 연출가의 이름을 들여다본다.
같은 작품이라도 각자 자신만이 지향하는 포인트를 어떻게 작품 속에 녹여내는가에 따라 작품의 색깔은 다르게 독자들에게 다가온다는 것에 이 작품을 접하면서 평소 궁금했던 편집자의 세계에 다가서고 싶었다.
대학 사학과 졸업을 마친 후 첫 직장에 발을 내디딘 곳이 출판사였던 홍석주-
20살 초년 대학생 동아리부터 시작해 58이 될 때까지 출판업에 몸담으면서 교열과 교정, 편집부를 거치면서 점차 성장하는 내용은 한 인간의 성장소설로도 보였고 인간이란 존재가 자신에게 가장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 이 일이 노동이란 말로 대신해 불릴 때 그 노동다움이란 것에 대한 의미는 나에게 어떤 자리를 떠오르게 하는가? 같은 많은 생각들을 해보게 된다.
그녀가 첫 직장에서 사수를 모시면서 익히고 노력하며 배웠던 그 모든 것들이 한 개인의 성장사와 맞물리는 과정과 좋은 책과 나에게 그렇게 호감으로 다가오지 않은 책을 접하게 됐을 때 편집자로서의 역할과 책임감들이 개인의 감정과 일개 직장인으로서 업무에 해당하는 역할이란 점에 선을 그으며 책을 만들어 내는 출판업계의 보이지 않은 손길들을 느낄 수 있었다.

각 분야를 넘나들며 하나의 책이 탄생하기까지 작가와의 미팅, 사실확인 여부, 편집자로서 작가의 글을 어떻게 다듬고 독자들의 손에 닿기까지 진행되는 여러 절차들이 책을 좋아하지 않고서는 이런 일에 뛰어들 만큼 열정이 있지 않는 한 힘들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이들이 있기에 독자들은 쉽게 책을 가까이할 수 있다는 고마움을 느끼게 한다.
석주가 일과 사랑이란 두 가지의 선택에서 하나만을 선택함으로써 자신의 인생에 한 걸음 더 새로운 길에 접어든 것은 오로지 그녀의 손에 의해 탄생한 새로운 시작이자 오로지 그녀의 것이란 말이 정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 만큼 많은 산고 끝에 책이 만들어진다는 부분들이 사실적으로 다가와 좋았다.
- 석주는 편집자로서의 삶을 선택하고 그 일에 집중했다. 대단할 것도, 내세울 것도 없는 그 여정은 오직 석주에게 속한 것이었고 그녀만의 것이었다.- p.264

"책을 좋아하나요?"
첫 면접 때 받았던 질문을 누군가에 건네는 말로써 입장에 서게 된 그녀, 상대방이 같이 좋아한다면 훨씬 친근감이 드는 질문이자 편집자의 손길에 따라 하나의 작품이 새로운 시각과 구성으로 다듬어질 때 영화나 드라마 못지않게 독자들은 흥분을 느낀다는 사실, 편집자의 세계는 비록 고달픈 노동의 강도가 센 작업이지만 그만큼 보람도 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출판사의 분위기와 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대해 궁금했던 분들이라면 좋아할 작품이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