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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큰 컨트리
클레어 레슬리 홀 지음, 박지선 옮김 / 북로망스 / 2025년 10월
평점 :

만일 인생에서 하나의 사랑을 선택해야 한다면 그 선택에 대해 후회를 하지 않을 만큼 살아갈 수 있을까? 아니면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지금보다 더 행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될까?
베스와 프랑크처럼 인생에서 뜻하지 않은 사건을 겪은 이들이라면, 읽는 동안 베스란 여인을 이해할 수 있다가도 이해할 수 없는, 갈등 조장의 당사자란 사실에 소설이지만 쉽게 용서할 수없었다.
어린 청춘들의 첫사랑이 이렇게도 지독하리만치 서로에게 상처와 배신을 주면서까지 이어지는 삶의 경로들은 아이를 잃은 후 부부사이의 모종의 암묵적인 합의처럼 내뱉지 못한 채 조심스럽게 이어가던 그들 앞에 첫사랑 게이브리얼과 그의 아들 레오가 고향에 정착하면서 시작된다.

프랭크 목장에 양을 죽인 레오의 개를 사살한 프랭크 동생 지미, 이후 죽은 아들 바비에 대한 연상작용처럼 레오를 가까이하며 점차 그들 부부 삶에 스며드는 불안감들은 베스가 초반에 마음만 먹었다면 불행을 자초하지 않을 수도 있었건만, 서로 오해로 인해 헤어진 전 연인들의 불타는 감정은 불륜이란 이름 아래 그칠 수 없는 욕망과 사랑의 감정을 다시 느끼는 여정으로 이어진다.
사랑과 이성이란 두 가지 갈림길에서 한발 물러나 이성으로 마무리 지었다면 그들은 예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으나 감정 앞에 무릎 꿇은 그들은 프랭크라는 인물의 인생마저 불행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했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사랑이란 이름으로 이해했음에도 두 사람을 동시에 사랑하고 있다는 베스의 감정이 이기적으로 보였다.

베스의 감정선을 따라가면서 진행되는 과거와 현재의 사건들을 마주할 때 독자들은 지독한 사랑 앞에 용서와 화해, 이후 마지막 반전이 기다리고 있는 비밀이 해제되면서 이들이 앞으로 향해갈 인생을 그려보게 된다.
가장 안쓰러웠던 인물은 프랭크, 그가 지은 죄라면 베스를 사랑한다는 것뿐인데 그녀는 왜 그를 이토록 힘들게 했는지...
서양인의 관점이라서 그런가, 나라면 도저히 게브리얼과 베스를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은데, 작품 속에서 그린 저자의 의도는 사랑이란 이름 앞에 서로가 서로에 대한 진정한 용서는 무엇이며 이후 화해를 통해 인생의 고비를 그들의 방식으로 개척해 나가며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가는 각자의 인생그림을 펼쳐 보인 것이란 생각이 든다.
*****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