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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베러티
콜린 후버 지음, 민지현 옮김 / 미래지향 / 2023년 6월
평점 :

국내에 출간되던 해에 여러 리뷰들이 올라있던 책, 전 작품을 읽어오던 터라 이 작품은 패스했었다.
그런데 내년도에 영화로 곧 상영예정이라는 문구를 보니 안 읽어볼 수가 있었어야지...
로맨스 소설 작가답게 남녀 간의 애정 흐름들을 잘 표현한 작가 중 한 사람으로 생각하던 차, 이번 작품은 여기에 심리 스릴러가 좀 더 우세한 편이란 생각이 든다.
엄마의 투병생활로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었던 무명작가 로웬이 유명작가인 베러티의 사고로 그녀가 집필하고 있던 작품 출간이 늦어지게 되자 그녀의 남편 제러미와 출판사는 대타 작가를 물색하게 된다.
우연하게도 이미 도로 사고로 만난 인연이 있던 제러미와 로웬, 급박한 사정으로 거처가 마련될 때까지 그들 부부가 사는 집에서 잠시 머물며 베러티의 작품을 이어가기 위해 자료를 다루게 된다.
쌍둥이 두 딸을 잃은 부부 사이에는 큰 슬픔이 내재된 상태, 이런 가정 분위기 속에서 로웬은 베러티가 아무도 보여주지 않았던 자신의 미공개 자서전 원고를 발견하고 그녀의 글을 읽기 시작하는데, 읽을수록 아무도 몰랐던 비밀을 알았다고 할까?
제러미와 끈끈한 연애의 기류를 형성하며 집안 분위기의 어둠장막처럼 스며드는 비밀스러움, 베러티가 쓴 원고를 토대로 그녀가 풀어낸 이야기는 정말 진실일까? 작가로서 글쓰기에 해당하는 훈련으로 쓴 그저 하나의 원고에 지나지 않은 것일까?
상당히 교묘한 각 설정의 구도가 읽는 내내 로맨스 감정과 결합하면서 진실은 무엇인가에 대해 시종 혼동스럽다는 느낌이 들게 한다.
여기에 로웬의 몽유병 증세와 함께 그녀가 본 것이 진짜인지, 병에 의한 허상으로 꿈꾸거나 생각만으로 이뤄진 하나의 가상인지, 제러미는 이 모든 것들의 배후였을까? 아님 베러티 스스로 지어낸 이야기 속에 순서대로 흐르는 진행일까?

책을 덮고서도 누구의 말이 진짜인지, 두 가지 사실을 놓고 판단할 때 확실한 근거가 없는 상태에서 발생한 일들을 반추해 올라가 다시 천천히 곱씹어 봐도 제러미나 로웬, 읽는 독자의 한 사람인 나조차도 베러티가 주장한 대목에 이르러서는 그녀를 온전히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게 한 작품이다.
심리 스릴러상 각자의 고통과 의심, 여기에 천천히 조여 오는 보이지 않은 것에 대한 이미지가 겹쳐지면서 마지막 반전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생각을 거듭나게 이르도록 그린 저자의 글 구성이 인상 깊었다.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진실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사랑하는 사람의 말은 진실인가에 대한 물음들을 던지게 한 작품인 만큼 원작에서 보인 각 포인트 지점들을 영상에서는 어떤 식으로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앤헤서웨이, 다코타존스, 조쉬하트넷 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