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속의 뱀

장미 속의 뱀 ㅣ 리세
온다 리쿠 지음, 양윤옥 옮김 / 반타 / 2025년 9월

'리세 시리즈'로 불리는 고딕 미스터리로 17년 만에 새로운 신간으로 만나보는 작품이다.

영국 솔즈베리 인근의 E마을  켈트 문명의 유적지 장소에서 머리와 양손이 절단된 토르소 시체가 발견된다.

아무런 신원증거가 없던 이 사건에 이어 인근 부유한 레밍턴 가문에서 당주인 오즈월드의 초청으로 그의 생일 겸 핼러윈 데이를 맞이하기 위해 친척들이 모이고 자녀들과 그들의 친구가 모인다.

오랫동안 대대로 이어져 내려온 성배를 보여줄 것을 약속한 당주의 말과 함께 저택 자체가 다섯 개 장미문양으로 이러진 모양을 갖추었다는 블랙하우스, 한 곳만 오래전 사고로 인해 연못으로 바뀌었다는 점이 이곳의 모습이다.

이런 곳에 이성적인 아들 아서의 냉철한 시선과 더불어 숲에서 개의 사지 일부와 인간의 사체가 또 발견되면서 집안에 모였던 이들은 불안감에 떠는데...

오랜만에 신작 발표라 그런지 리세의 출현은 여전한 매력을 뿜어낸다.

초반 미지의 남자 방문을 받는 요한의 등장과 이후 리세가 블랙하우스 집에 딸 친구 자격으로 초청되면서 연이어 벌어진 사건의 실체는 무엇인가에 대해 독자들은 어둡고 침침한 고택의 분위기와 함께 그 당시에 지어진 저택의 구조로 인한 혼란스러움과 당주의 행방불명과 함께 성배의 흔적마저 사라진 경위를 궁금해하지 않을 수없는 진행으로 이어진다.

개인적으로는 저자의 작품 중 가장 좋아하는 소설이 '꿀벌과 천둥'이다.

저자만의 음악에 대한 느낌을 색다르게 느끼면서 그렸던 내용이라 이번 작품에서 등장한 리세란 인물을 보면서 색깔은 다르지만 그녀가 그려온 작품의 다양성에 주목하게 되는데 특히 고딕미스터리의 분위기를 잘 살린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다.

범인이 누구인가에 대한 실체가 밝혀진 내막에서는 약간 느슨해지는 부분이 없지 않지만 리세 시리즈를 그동안 읽어왔던 독자들이라면 이번 신간 출간작만으로도 재미를 느껴볼 수 있을 것 같다.

묘하게 빨아들이는 매력녀 리세, 그런 그녀가 언젠가 아서와 다시 만날지 그것 또한 저자의 재량이겠지만 새로운 시리즈로 두 사람이 함께 사건을 풀어나가는 방식도 괜찮겠단 생각이 든다.

일본 배경이 아닌 영국 고택을 소재로 삼아 노스탤지어의 마법사답게 고딕의 세계로 빠져보는 시간을 즐겨보시길~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