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을 수호하는 악마의 변호사

헌법을 수호하는 악마의 변호사 - 국선전담변호사, 조용한 감시자
손영현.박유영.이경민 지음 / 인북 / 2025년 6월

우스개 소리로 한 집안에 의사, 검사, 변호사란 직업을 가진 이들이 있어야 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가장 필요로 하는 직업군 중에 이 세 가지가 유독 회자가 되었던 것은 그만큼 한 사람의 인생이 걸린 중요한 사안이기에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요즘 방영하고 있는 법정 드라나 얼마 전 끝난 드라마에서 법을 다루는 변호사들이 이야기가  피고인과 피해자들의사연과 함께 시선을 끌고 있는데 한 드라마에서  국선변호사를 택한 주인공의 이야기가 나온다.

여기서 일반 로펌에 속하면서 국선변호일을 맡게 된 경우를 간접적으로 보게 됐는데 이 책은 국선전담 변호사란 직업을 갖고 있는 세 변호사가 마주친 현실의 법 이야기를 들려준다.

보통 로펌과는 달리 국가에서 지정해 주는 사건을 맡아서 실질 유. 무죄를 다루는 일반인들의 이야기는 법 앞에 선고를 받기 전까지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사회에서 바라보는 범죄를 저지른 자라 할지라도 그 담당을 맡음으로써 변호사의 소임은 무엇인지, 최선을 다해 법정에서 소신을 밝히는 일들을 보여준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는 국선전담 변호사의 이미지는 일반 변호사보다는 책임감에 있어서 유연하다는 느낌을 받게 했는데 실제 책 속에서 다루는 각 사연의 피고인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변호사란 직업이란 소명 아래 개인적인 공감과 보다 원활한 해결방안책은 무엇이 있는가, 여기에 현재 법적으로 행해지고 있는 수사에 있어서 초동 단계에서 보다 신중하게 사건을 조사하는 향방에 대한 중요성, 말 한마디와 단어 하나의 쓰임에 따라 어떻게 형량이 달라질 수 있는지를 여실히 느껴볼 수 있다.

국선전담 변호사는 영업을 하지 않는 대신  사건을 할당받는다는 점에서 다소 안정적이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국가에 소속된 변호사임에도 공무원이 아니란 사실도 이번에 알았고 그들의 수임료가 사실 할당 수사에 따라  부족함이 많다는 사실, 여기에 사회적으로 변해가는 인식으로 사건을 다룰 때 과거와는 다른  방향으로 이끌어가야 한다는 것들에 이르면 그들의 심적 부담과 노고가 많음을 느낀다.

서양에서 활발히 이용되고 있는 국민참여재판의 사례에서 성범죄 판단에 대한 결정이 기존 통념과 고정관념에 머물러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점을 들려준 사례나  예전 어릴 적만 해도 아동의 행동이 귀여워 스스럼없이 취할 수 있었던 행동이 자칫 아동 성적 행동과 연관되어 소송까지 갈 수 있다는 점들은 점차 우리나라도 하나의 행동조차도 생각해야 한다는 약간의 옛정(?)이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쉬웠던 점이 있는 반면 이를 악용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이런 소송들이 생긴다는 점은 생각을 다시 해보게 한다.

그런가 하면 구치소 현황상 소년과 어른을 같이 수용하는 실태, 남녀 관계에서 동의하에 관계를 맺었는가에 대한 적정선은 어디까지인가에 대한 설전들, 사회악인 ㅁㅇ에 빠지거나 층간소음의 문제, 임차인의 악질적인 행동 때문에 벌어진 임대인의 고통, SNS를 이용한 사건, 보이스피싱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법원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요지경 그 자체요, 세상의 인심이 왜 이리 각박해져가고 있는가를 다시 느껴보게 된다.

국선전담 변호사로서 상담하러 오는 이들은 대부분 우리 주변에서 하루하루를 평범하게 살아가는 이들이다.

이들의 당황스럽고 황당한 일들을 들어주는 일부터 시작하는 국선변호사들의 일은 드라마에서 피고인이 한 대사가 떠오르면서 (" 제 얘기를 들어줘서 고맙습니다.") 그들에겐 너무도 간절하고 하나의 희망을 갖게 해 줄 수 있는 분들로 보일 것이란 사실이 피부로 와닿았다.

헌법 아래 누구나 보호받을 수 있는 국민은 자신이 지닌 권리를  법 안에서 최대한 밝혀내고자 함으로써 보다 원활한 삶을 펼쳐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한다는 사실, 이들을 곁에서 도와주는 국선전담변호사들의 활동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준 책이다.

- 나의 변호라는 것이 유죄를 무죄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무죄를 무죄로, 유죄에 대해 가장 가장 적절하고 책임을 묻는데 도움이 되길 바랄 뿐이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