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의 이야기들
발터 벤야민 지음, 파울 클레 그림, 김정아 옮김 / 엘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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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독일출신 유대인으로 그의 문학작품을 모은 작품집, 총 42편의 이야기는 여러 영역을 넘나드는 내용들로  구성됐다.



그동안 그의 글을 대한 분들이라면 이번에 출간된 이 책 속의 내용들을 통해  이런 글도 썼구나 하는 것을 느끼며 접할 수 있는데 노벨레 형식의  짧은 단편이 주는 깔끔한 문장과 그 속에 담아낸 의미들이  인상 깊게 다가온다.



꿈과 몽상 속에서는 이것이 현실인지 꿈인지, 몽상 속에서 헤매는 것인지를 그 나름대로 표현한 문장의 구조와 이해하기 쉬운 면이 있는가 하면 조금은 어렵게 다가온 문장들이 섞이면서 진중한 울림을 준다.








이 외에도 각 큰 주제들 속에 담긴 단편들이 특히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이런 느낌들이 많았는데, 그가 기존의 쓴 글들의 색채를 생각해 보면 이의 연장선으로도 여겨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서평 부분을 다룬 부분이 개인적으로는 가장 읽기 좋고 저자의 생각을 좀 더 깊게 들여다볼 수 있어서 좋았다.




여기에 그가 좋아하는 화가 파울 클레의 작품들을 함께 수록함으로써 책을 대하면서 읽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았다는 점과 짧은 메모 같기도 한 문장은 물론 각 챕터마다 담아낸 글들은 묘한 매력을 품게 한다.








한 단편들을 끝내고 나면 다음 단편들이 기다리고 있는 구성과 처음으로 다시 되돌아가 다시 곱씹어보게 하는 문장들의 의미는 그만의 실험적 글쓰기를 엿볼 수 있는 작품들이란 생각이 들었다.




사후 그의 글이 유명해진 점은 아쉬움이 남지만 그가 그의 인생에서 느꼈을 고독과 고뇌들을 이렇게라도 독자들이 읽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를 좋아하는 분들에겐 소장할 가치가 있는 작품집이다.





  -내가 그리워한 대상은 왜 그렇게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일그러져 있었던 것일까? 답: 꿈에서 내가 그 대상에 너무 가까이 가 있었기 때문에. 내가 그때 처음으로 경험한 그리움, 아예 그리움의 대상 안으로 들어가 있던 나를 엄습했던 그 그리움은, 대상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는 데서 비롯되어 대상을 그리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그리움이 아니었다. 그것은 복된 그리움이었다. 상상하는 것과 소유하는 것 사이의 문턱을 이미 넘어서 있는 그리움. 그런 그리움은 이름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알 뿐이다. 그리운 사람은 이름 속에서 생명을 얻고 몸을 바꾸고 노인이 되고 청년이 된다. 이름 속에 형상 없이 깃든 그는 모든 형상의 피난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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