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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자리
크리스티앙 보뱅 지음, 이주현 옮김 / 1984Books / 2025년 2월
평점 :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길지 않은 문장 속에 담백함과 문장의 깊이가 마음을 울리게 하는 저자의 에세이를 만났다.
그동안 그가 추구해 온 문학의 이야기, 이 작품에서는 글쓰기에 대한 내용들이 담겨있는데 총 열한 편의 작품들이 시적으로 가득 차 있다.
그것이 작가를 상징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흐름들이 이번에도 여전한데 단순하면서도 쉽게 넘길 수 없는 인생에 대한 침묵과 사유들, 각 챕터마다 마주치는 이들의 이야기는 친근하게 다가온다.
눈앞에 대상이 꼭 있어야만 느끼는 것이 아닌 일상 도처에서 마주치거나 지나가면서 보게 되는 사소한 일들이 저자의 글로 태어나는 순간 빛을 발하며 존재의 사라짐과 사랑을 발견하게 되는 이야기는 여전히 아름답게 느껴진다.

존재와 부재의 차이, 부재가 있음으로 해서 존재의 중요성을 알게 된다는 것과 그 부존재를 인식하는 순간 우리들은 기다림에 대한 의미도 알게 되고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그 나름대로의 깊은 울림을 전해준다.

부존재를 딛고 다시 살아나고 살아간다는 것, 실은 부재 때문에 상실, 공허, 결핍을 다룬 저자의 글은 빈 자리가 어떤 의미임을 다시 되새겨보는 시간을 주었단 사실과 문장마다 깃든 가벼움 속에 무거움이 자리한 글들은 차곡차곡 내면의 사색을 더욱 드리워주는 시간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