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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 대한 앙케트
세스지 지음, 오삭 옮김 / 반타 / 2025년 2월
평점 :

굿즈처럼 앙증맞은 사이즈, 스마트폰 크기보다 작은 사이즈에 담긴 이야기는 예상외로 공포스럽게 다가왔다.
64쪽 분량에 담긴 내용은 호러단편으로 그 짤막한 진행 속에 무엇을 읽고 있었는가에 대한 의심이 들게 할 정도로 끝 마무리에 질문을 던진 내용들로 인해 잠시 멍해졌다.

소문난 저주가 걸린 나무가 있다는 장소에 가서 담력 시험을 하기로 떠난 대학생들, 그들 중 한 여대생의 죽음을 둘러싸고 당시 함께 있었던 이들의 녹취록을 들려주는 형식으로 흘러가는 이야기들은 묘령의 여인등장부터 매미 울음에 이르기까지 호러의 분위기를 갖춘 무대로 독자들을 이끈다.

진짜 본 것은 무엇일까, 아니면 그냥 공포감이 도는 그 장소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분위기에 압도되어 그렇게 느끼는 것일까?
죽은 여대생의 죽음은 진짜 누구의 손길을 탄 것인지, 아니면 정말 소문대로 저주가 걸린 나무로 인해 피해를 당한 것인지...

어떤 존재의 보통의 모습이 사람들의 입을 타면서 ~다고 하더라는 식으로 변질된 전혀 다른 형태로 거듭난다는, 인간의 입이 이렇게도 하나의 진실마저 다른 이야기로 이어지면서 죽음이란 것에 가까워지는 내막은 현대에 들어서도 풀리지 않는 어떤 미신적인 존재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된다.
얇다고 무시하면 안 되는 내용들은 호기심을 넘어서 뒤에 담긴 질문들은 어! 를 남발하게 된다는 것-

출간즉시 15만 부 판매가 된 작품인 만큼 간접 호러 체험을 즐기면서 읽어보면 그 나름대로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