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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행
정명섭 지음 / 텍스티(TXTY) / 2025년 2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5/0206/pimg_7136731164594830.jpg)
전 병조판서 송치인의 아들인 송현우는 장원급제 이후 친구 이명천의 여동생과 혼인하고 곧 왕으로부터 암행어사로서 활약할 것을 명 받는다.
그러나 결혼한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 날, 아내와 부모, 노비들이 끔찍한 모습으로 죽은 현장을 발견하고 그의 눈에 비친 외팔이, 외다리, 애꾸눈을 지닌 자들을 보게 되는데, 그는 그들이 곧 이 범행현장의 범인들임을 알게 된다.
하지만 현장에서 그가 지닌 검이나 주변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라 그는 범인으로 체포되고 옥에 갇히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지만 어찌 된 일인지 곧 깨어난다.
이후 옥에서 탈출, 왕실을 보호하는 임무로 수행 중인 천격당의 당주인 소진주를 만나면서 그는 이 사건 전체에 대한 해결을 위해 그녀가 소개한 진원과 '어둠'이란 이름을 지닌 개와 함께 길을 나서게 되는데, 과연 이 사건의 주범은 누구이며 왜 그에게 이런 일들이 벌어진 것일까?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반정에 성공한 임금과 그를 도운 신하들, 왕의 명에 의해 부마와 죽은 누이의 죽음에 대한 주범으로 생각하고 있는 송현우를 잡기 위해 암행어사로서 그의 행방을 쫓는 이명천까지 그들의 동선들이 서로 겹치면서 엮어가는 진행이 한 편의 영화를 연상시킨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5/0206/pimg_7136731164594852.jpg)
조선판 다크 판타지로서 전해 내려오는 각 전래의 요괴들을 떠올리게 하는 대결들이나 자신의 근원을 찾아 나서면서 만난 민초들의 애달픈 사연들과 삶의 처참한 모습들은 죽었으나 죽지 않은 송현우란 인물의 암행어사 활동으로 이어진다.
연신 좀비가 등장하는 '킹덤'이 떠올랐는데 뱀, 요괴들, 어둠을 배경으로 검에서 쏟아져 나오는 군졸들을 통해 한국전래 이야기로 들었던 모든 것들의 총체적인 집합으로 이만한 등장은 없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시종 알듯 모를 듯 점점 진실에 다가가는 송현우 가문이 지닌 비밀, 여기에 왕권유지와 신하 견제에 대한 정치적인 흐름들이 한데 어우러져 새로운 한국만이 가질 수 있는 특징의 다크 판타지 탄생이라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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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진실을 찾아 나서고 그런 그를 쫓는 자들의 연이은 행보 속에 펼치는 판타지 무술 세계는 읽는 동안 하나의 영상처럼 계속 자리 잡았는데 실제 극장에서 만나도 재밌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열린 결말처럼 송현우가 차후 어떤 암행의 역할을 하면서 끝까지 진범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는 작품, 시리즈물로 만나도 좋을 것 같다.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