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을 때까지 기다려
오한기 외 지음 / 비채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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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를 좋아하시나요?



개인적으로는 디저트를 그다지 선호하지 않지만 이 작품 속에 소개된 다섯 편의 앤솔러지 소설을 읽는 동안엔 나도 모르게 디저트를 사러 나서지 않을까 싶다.



상상만 해도  입에 침이 고이면서 어떤 것은 그냥 입안에 넣고 굴리면서 먹고 싶고 어떤 것은 따뜻한 커피와 함께라면 찰떡궁합의 조화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며 어떤 것은 터닝포인트로 책과 함께 입안에 가득 찬 달콤한 향을 만끽하며 먹고 있는 나를 상상하게 된다.



같은 음식이라도 만든 이의 손 솜씨에 따라 맛이 다르게 느껴지듯 다섯 명의 소설가들이 들려주는 디저트의 세계는 달콤하기도 하고 씁쓸한 여운이 남기도 하며 예전의 맛은 이랬는데 지금은 전혀 다른 맛이란 감각으로 다가오게 만들기도 하면서 때로는 과거로의 여행과 뒤늦은 후회의 남다른 마음을 함께 느껴보게 한다.




각 소설가들마다 그동안 자신만의 문학적 색채를 드러낸 작품들 속에는 민트초코 브라우니, 이스파한, 젤리, 박하사탕, 슈톨렌이 소재로 등장한다.




소설가로서 창작과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를 공부방 운영을 하면서 겪는 내용을 다룬 민트초코 브라우니에서는 조화가 이뤄질 수 없다고 생각하는 두 가지의 재료가 서로 섞이면서 미각과 시각을 자극하는 내용으로 이뤄져 있으며 환상과 현실을 오고 가는 치과의사가 등장하는 이스파한, 젤리로 환생한 인간의 자신의 뒤늦은 후회와 소원 들어주기의 과정, 절교한 친구가 다른 친구의 죽음을 맞으면서 장례식장에서 만나는 이야기를 다룬 박하사탕, 이어 타국에서 지내다 십 년 만에 재회한 엄마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슈톨렌에 이르기까지 각 내용들은 디저트만의 고유한 냄새와 색깔, 여기에 이야기 속에  담고 있는 관계에 대한 내용들이 고루 담겨 있다.




 감정의 폭이 넓듯이 앤솔러지 작품 속에도 여러 가지 감정들이 맛과 연결돼 이어져있다.



웃음이 있는 장면이 있는가 하면 아픈 마음이 들기도 하고 달게 느껴지기도 하는 연속성의 맛 향연이 글을 통해 드러나니 독자 개인들마다 자신이 좋아하는 맛대로 골라 읽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이어져 이야기가 끝나갈 즈음엔 인생의 고른 맛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




가장 좋았던 작품은 젤리를 다룬 박소희 작가의 '모든 당신의 젤리'다.




하***젤리를 좋아하는 이들이 떠오른 장면이기도 해서 가장 재밌게 읽었는데 내용 또한 여러 인생의 한 부분을 젤리를 연상시키듯 그려져 좋았다.




피곤하거나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을 때, 어떤 달달하고 촉촉한 감촉을 먹고 싶단 느낌이 들 때 찾는 디저트, 그 디저트에 담긴 사연이 이렇게도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수도 있겠구나를 생각하며 읽을 수 있는 앤솔러지, 책을 읽은 후 디저트를 찾은 것은 안 비밀~







 



***** 춣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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