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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닿았던 모든 순간
무라야마 유카 지음, 양윤옥 옮김 / 놀 / 2024년 8월
평점 :
에쿠니 가오리, 미야베 미유키와 함께 일본의 3대 여성 작가로 알려진 저자의 이번 작품은 20여 년 전에 출간된 것이다.
독자들의 입소문으로 재출간된 작품이란 이슈로 관심을 끌게 된 내용은 솔직히 말하면 읽는 독자 개인마다 다르겠으나 그 설정이 너무도 파격적이라 좀 당황스럽게 다가왔다.
바다를 끼고 살아가는 한적한 곳, 자신의 힘든 부분들을 내색하지 않으며 매사에 성실한 행동과 마음을 드러내며 생활하는 17살의 후지사와 에리는 학생회 부회장이다.
겉으로 보기엔 이렇듯 보이지만 그 내면엔 자신의 성 정체성 혼란으로 고민하고 유일하게 마음을 터놓고 지내는 미야코에 대한 감정이 남다르다.
한편 어린 시절부터 건축가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서핑을 해온 유망주 미쓰히데는 가벼운 농담과 여자 친구 사귄 경험도 없지 않지만 그 역시도 내면엔 진중한 모습도 갖고 있는 학생, 프리 서핑보드 선수로서의 꿈을 지니며 하루하루 열심히 연습하는데, 전혀 접점이 없을 것 같은 둘 사이는 급진적인 만남으로 변하게 된다.
책 소개에서 '서로를 원하지만 사랑은 아닌 이 관계, 어째서 우리는 이토록 간절한 걸까?"를 기대에 어긋남 없이 그려 보인 이 작품은 청춘들이 겪는 혼란과 사랑, 가족애와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털어놓을 수없는 고민들을 두 사람의 만남을 통해 그린다.
자신의 성에 대한 욕망이 남다름을 알았던 에리가 겪는 자발적 경험과 미쓰히데와의 경험들은 연령을 고려해도 이해하기 힘든 부분들이 있었고, 둘이 가정사에 얽힌 고민들과 이를 계기로 서서히 진심이 담긴 마음으로 다가서는 과정들은 형제들, 아버지의 부재와 상실에 대한 아픔, 용서를 통해 그들의 인생관에 대한 변화를 자연스럽게 그렸다.
겉으로 보기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 같은 그들이지만 개인사엔 저마다 말 못 할 사연이 담겨 있기 마련이란 말을 일찍 깨달은 두 사람, 19금에 해당되는 소재를 이용해 인간관계를 그린 소설로써 그 흐름들이 거부감이란 감정과 한편으로는 서정적인 바다 풍경, 제각각 다르게 마주치는 파도의 모습들로 인해 솔직함이란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