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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과 정전
오가와 사토시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24년 3월
평점 :
떠오르는 별로 주목받고 있는 작가의 SF 6편의 단편을 모은 작품집이다.
시간과 공간의 관한 타임머신을 소재로 한 작품들은 각기 다른 이야기 구성장치와 함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통해 상상력과 그 상상력의 한계를 넘어선 '만약'이란 가정이 실제로 존재하는 현실이 된다면 기존의 역사를 인간 스스로 변화시킬 수 있을까에 이르기까지 매력적인 내용들을 담고 있다.
다케무라 리도 마술사가 스스로 타임머신 마술을 선보인 뒤에 자취를 감추어버린 이야기를 담고 있는 첫 번째 작품 '마술사'는 그의 딸인 리도가 아버지 마술에 감춰진 비밀을 풀고 스스로 아버지와 똑같은 행보를 보이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단편이다.
그런가 하면 아버지가 남긴 유일한 유산인 경주마에 얽힌 발자취를 더듬어 올라가는 여정을 그린 '한줄기 빛', 과거는 바꿀 수 있어도 미래는 바꾸지 못한다는 말로 진정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오펜하임의 이야기, 이밖에도 음악으로 소통하고 음악이 하나의 화폐이자 재산으로 통용되는 일족을 찾아 아버지가 남긴 음악에 관한 의미를 찾아 나서는 이야기인 '무지카 문다나', 오토바이를 타고 마지막 불량배 차림으로 나서는 편집장 이야기, 마지막 책 제목인 '거짓과 정전'이란 작품까지 시간여행을 통해 등장인물들의 동선을 함께 여행하게 된다.
특히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무지카 문다나], [ 거짓과 정전]이다.
작은 섬에서 독자적인 삶을 이루고 살아가는 루테아족을 찾아 아버지의 음악과 연관된 부분들을 찾고자 하는 주인공의 여행은 우주를 뜻하는 다이가란 말이 함축하고 있는 그들의 삶의 태도와 시간의 과거와 현재를 오고 가는 의미를 담아낸 듯 한 작품이라 기억에 남는다.
또한 인류의 역사에서 공산주에 관련된 이야기를 담은 [거짓과 정전]은 숨 막힐 듯 그린 소련 내 모스크바 CIA 직원과 소련의 전자전파 연구소 직원 간의 첩보작전을 통해 만약 과거의 그 시대로 돌아가 이미 발생한 역사를 막을 수 있다면 오늘날 인류의 역사는 어떻게 변했을까를 공상하며 그려볼 수 있었던 작품이다.
정말로 인간이 '시간'을 다스릴 수 있다면 과거의 불편한 역사는 미연에 방지할 수 있고 만나고 싶은 사람에게 궁금한 점들을 다시 물어볼 수 있겠다는 희망 아닌 희망처럼 다가온 소설집으로 매 작품들마다 독특한 세계관을 보임으로써 일본문학 SF장르를 읽어보고 싶은 독자라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