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트 라이터
앨러산드라 토레 지음, 김진희 옮김 / 미래지향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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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로서 유명한 길을 걷고 있는 헬레나 로스-



부와 명성을 갖고 있는 그녀는 죽음을 앞두고 있으며 곧 그녀의 마지막 작품이 될 글을 출간하기 위해 대필 작가를 필요로 한다.



자신의 작품에 대한 출간을 전적으로 맡아왔던 대리인 케이트에게 요청한 인물은 다름 아닌 앙숙처럼 서로의 작품에 대해 신랄한 비난을 서슴지   않는 사이인 마르카 반틀리다.



실제 만나본적도 없는 사이였지만 자신의 글 취향과 같다는 공감대 형성,  말 못 할 비밀을 풀어내기 위한 적격자로서 그만한 인물이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바, 마르카는 이에 응한다.



처음부터 헬레나는 자신의 기억을 반추하며 4년 전 남편을 죽였다고 고백한다.(이는 독자들에게 들려주는 말이자 후에 책이 완성되는 말미에 마르카가 알게 되는 진행으로 생각한다.)



추리소설상 처음부터 범인이 누구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나가는  진행으로 향하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이 작품처럼  이미 자신의 죄를 고백함으로써 왜 그래야만 했는지에 대한 상황에 대한 물음을 던지며 읽게 되는 소설들이 있다.



넓은 저택에서 남편과 딸 베서니의 존재는 없는, 휑한 저택에 친구도 없고  엄마마저 거리를 두는 그녀의 사연은 과연 무엇일까?




처음 이 작품에 대한 제목을 대했을 때 어떤 대필작가가 자신의 작품처럼 사용하려는 목적 하에 진짜 작가를 어떻게 한다는... 뭐 이런 상상을 하며 읽기 시작했는데, 그런 상상은 말 그대로 상상으로 남겨질 뿐, 엄마란 위치에서 소중함의 원톱이 무엇인지, 소설가로서의 글 쓰는 일과 엄마란 위치에서 자식을 돌보는 일, 그런 과장에서 부딪치는 현실감의 괴리들이 차후 이 모든 결과의 한 부분으로써 차지했다는 데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물론 행복했던 순간, 이 세상에서 오직 나만을 사랑해 줄 사람을 만났다는 기억, 딸의 웃음과 표정을 바라볼 때의 모든 것을 가진듯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치면서 병마와 싸우는 그녀의 모습이 한 가정의 미묘한 변화의 바람을 천천히 그려나갈 무렵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 깃들어 있어 타 추리소설의 느낌과는 달리 받아들여졌다.




순간의 선택이 행복을 좌우한다?



 헬레나의 경우엔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과연 행복한 가정을 겉으로 유지한 채 살아가는 모습이었을 것이란 생각도 들고, 엄마의 냉철한 판단(?) 일지는 모르나 적어도 딸의 입장을 한 번쯤은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특히 고스트라이터와의 우정으로 이어지는 흐름들은 같은 상처를 안고 있던 이들로서 공감을 느끼며 헬레나를 이해하려 한 마르카의 행보도 그렇고 그녀가 자신의 마지막 양심을 걸고 죄에 대한 죄책감을 조금이나마 덜어내고자 행한 일들은 여전히 아련한 아픔이 전해져 온다.




끝까지 말하지 않았다면 그 누구도 몰랐을 비밀, 그 비밀을 풀어내기까지 용기가 필요했음은 말할 필요도 없지만 그녀가 남긴 글을 읽는 동안 내내 슬픔으로 벅찬 소설이었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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