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의 박물학
다이앤 애커먼 지음, 백영미 옮김 / 작가정신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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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개정판으로 만나는 책이다.


흔히 '오감이 발달했다'라는 말들을 하는데, 인간이 지닌 감각 기능들 중 정말 오감에 대한 능력이 뛰어나다면 초능력자처럼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저자가 풀어놓는 이야기는 특정 분야에 그치질 않는 재미와 흥미를 일으킨다.



서문에서 밝힌   '감각의 기원과 진화과정에 대해 탐구하고, 감각이 문화에 따라 얼마나 다양한지, 그 범위와 평가는 어떤지 등에 대해 알고자 한다. 또한 다른 감각적인 인간들을 기쁘게 해 주고, 덜 감각적인 마음들도 잠시 쉬면서 감탄할 수 있도록 몇 가지 특별한 주제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하나의 작은 축제가 될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는바, 여기서 다루는 후각, 촉각, 미각, 청각, 시각, 공감각에 대한 내용들은 작은 일상에서부터 IT기술, 척박한 오지까지 두루 섭렵한다.



인간이 지닌 감각들 중에서 어느  하나가 상실된다면 다른 부분에서 발달하는 감각들에 의해 미처 인지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 느끼는 탁월함이 뛰어나다는 것은 신체의 놀라운 적응력도 있겠지만 책 속에서 다루는 위 감각들에 대한 내용은 문화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다루고 있기에 이채롭다.



냄새보다 기억하기 쉬운 것은 없다는 후각, 만일 어느 가정에서 흘러나오는 음식 냄새를 우연하게 맡고서 식욕을 느껴 본 적이 있다거나 추운 겨울철 거리의 군고구마나 어묵냄새가 풍기는 포장마차의 음식 냄새는 우리의 후각을 촉진한다.







여기에 저자는 조향사를 만나 인터뷰한 내용들은 '향수'란 작품도 떠오르게 하고 뒤를 이어 촉각 부분에서는 접촉 실험부분이 인상 깊게 다가온다.



엄마와 아기의 신체접촉에 대한 접촉 실험이 그 한 예로 조산아로 태어난 아기에게 접촉을 많이 함으로써 이에 해당하지 않는 아기보다는 정서적으로 안정적이 됐다는 사실은 친밀감에 대한 상호작용에 대한 중요성을 느낄 수가 있다.



미각에 대해  '사회적 감각'이라고 말한 저자는 음식을 함께 먹는다는 행위 자체가 중요한 요소이며 특히 송로버섯을 채취하는 과정에서 암퇘지의 입장에서 바라본 글은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여정이 한 편의 드라마 같기도 했다.







청각은 깊은 밤일경우 특히 더욱 귀가 열리는 부분이기도 하고 청각을 상실한 헬렌켈러 같은 위인들의 이야기를 떠올려보게 되는 내용들은 듣는다는 감각에 대한 소중함을 느껴보게 한다.




본다는 의미를 가장 넓게 표현하는 '시각'은 물론이고 공감각에 대한 내용은 이를 느끼지 못한 주제를 통해 그린 여러 작품들을 떠올려보게 한다.



물론 예술가들의 기벽은 빠질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고 저자가 말한 작은 축제를 열어나간 방식을 통해 그동안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감각의 기능들이 지닌 역할이 새삼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 "가장 멋진 일, 삶과의 가장 멋진 연애는 가능한 한 다양하게 사는 것, 힘이 넘치는 순종의 말처럼 호기심을 간직하고 매일 햇빛이 비치는 산등성이를 전속력으로 올라가는 것이다.  위험이 없다면, 그 모든 넓이와 계곡과 봉우리와 우회로에도 불구하고 감정의 영토는 무미건조할 것이고, 인생에 매력적인 지형은 전혀 없이 오직 끝없는 거리뿐인 것처럼 여겨질 것이다.  그것은 신비에서 시작되었고 신비로 끝날 테지만, 그 사이에는 얼마나 거칠고 아름다운 땅이 가로놓여 있는가"




단순히 감각의 차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사회학, 인문, 철학, 인류학, 문화와 관습, 음악과 미술까지 넘나든 이야기의 확대는 시적으로 다룬 언어를 통해 감각에 대한 느낌을 글로 접할 수 있다는 데에 그 의미를 깊게 새겨볼 수 있다.




틀에 박힌 감각에 대한 이미지를 새로운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었던 내용들이라 기존에 느껴보지 못한 부분들을 알아가는 기쁨을 전해준 책이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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