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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한 세상의 모든 책들 더 넓은 세계
자미스 하퍼.제인 마운트 지음, 진영인 옮김 / 아트북스 / 2023년 2월
평점 :
2019년도에 출간된 '우리가 사랑한 세상의 모든 책들'에 이은 책이다.
출간소식을 듣자마자 주문, 전작에서의 살아있는 듯한 책의 세계를 즐긴 기억은 이번 책에서도 여전하다.
전작이 책에 대한 다방면의 주제를 통한 헌사에 이르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면 이번 책의 주제는 백인위주의 문학작품 선별에서 벗어나 흑인, 원주민, 유색인의 문학을 대상으로 한 작품소개를 보인다.
첫 장을 펼치면 이 책이 출간되기까지의 의미를 담은 내용들을 통해 백인사회 주류에서 제외된 미국의 다양한 인종들이 함께 살아가는 삶에서 각기 다른 이민자들의 자손, 전통을 지키는 원주민들, 성소자에 이르기까지 문학의 폭의 넓음과 포용에 대한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다.
전 작품이 제인트 마운트 홀로 책을 만들어냈다면 이번 작품은 소셜미디어와 책 커뮤니티를 만들어 활동 중인 자미스 하퍼와 함께 공동으로 제작했다.
서로 만난 인연은 없지만 우연한 기회에 책을 출간한 계기도 그렇고 코로나와 서로 살고 있는 지역이 멀어 원격으로 만나면서 만들었다는 사실이 신선했다.
책 속을 여행하다 보면 눈이 돌아갈 지경이다.
책 속의 작품에 대한 간단한 해설을 읽으면서 연신 온라인 서점에 들어가 책 검색을 하고 있는 나, 그중엔 이미 국내 출판사에서 출간된 책을 만나 반갑기도 하고 이미 절판된 책들도 있어 아쉬움이 크다는 점, 미 출간에 대한 기대감도 들게 하는 시간이 된다.
그야말로 책의 천국이자 독자들이 평소 궁금해하던(나만 그런진 몰라도....) 작가들의 작업실 방 구경과 작가들의 사적인 이야기, 독립서점의 형태가 각기 지향하는 목적에 따라 흑인이 운영하는 서점, 퀴어로서 서점을 운영하는 이들, 페미니즘에 관한 서점, 원주민이 운영하는 서점, 자전거로 이동하면서 주민들에게 책을 배달해 주는 서점, 순수 작품부터 SF 작가(제이미 신, 옥타비아 버틀러), 시, 청소년 소설.... 책을 통한 호기심과 궁금증에 대한 해소를 씻겨준다.
특히 한국작가들의 활약이 두드러진 문학의 세계를 실감할 수 있는 채식주의자, 파친코, 조남주 작가에 대한 그림과 글들은 '전설'코너에 한국 작가가 없다는 사실이 아쉬웠다.
언젠가는 저자들의 그림과 글에 우리나라 작가들 이름이 들어갈 날이 오길 기대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고...
다양한 인종들의 삶을 투영하고 있는 문학작품들이 많은 만큼 책을 통한 간접경험은 타인을 이해하는 데에 있어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과 함께 책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담아 출간한 저자들의 노력이 돋보이는 책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기존 책의 판형대로 같은 사이즈와 종이 재질을 함께 썼더라면 좋았겠단 생각이 들었다.
전 작품이 고급진 양장형태라면 이번 책은 보급형 양장판처럼 느껴지니 책장에 나란히 놓고 봐도 영~ 어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