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키우는 사람 색채 3부작
막상스 페르민 지음, 임선기 옮김 / 난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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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 3부작이라고 불리는 저자의 마지막에 해당되는 책, 책 표지부터 컬러가 내용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듯 다가온다.



라벤더 재배로 향유를 생산하는 랑그라드 지방에서 오렐리앙은 꿀벌을 키운다.


할아버지가 재배하는 라벤더를 하지 않은 그가 꿀벌을 키우는 과정은 양봉을 통해 부를 이루려는 꿈이 화재로 인해 좌절된다.



어느 날 서재에서 아프리카에 관련된 책을 읽은 그는 그곳으로 떠나 진정한 자신이 찾고자 하는 금을 찾으러 여행을 나선다.



고향에서는 보지 못한 사막에서 목이 말라 거의 죽을 지경에 이르렀을 때 만나는 작은 폭포, 황금빛 여인을 만날 것을 꿈꾸는 그가 아프리카로 가는 여정은 만만치가 않았다.



수에즈 운하, 배에서 만난 사람들의 도움, 지중해와 홍해를 만나면서 극한 상황에 처하지만 드디어 자신이 찾던 것을 만나던 그 하루,   그것은 한순간에 흔적조차 사라져 버린다.




눈, 검은 바이올린, 그리고 꿀벌이 상징하는 색깔들인 상징성을 함축한 내용들은  소설 같지만 소설 같지 않고 시처럼 여겨지는 짧은 운율로 이어지는 문장이지만 시도 아닌 중간의 위치 그 어느 선상에 갖다 놓아도 무방한 독특한 형식을 취하는 작품이다.




오를레앙이 추구했던 꿈, 황금빛 여자를 찾고 고향에 돌아와 양봉을 치기 위한 작업들은 아프리카 여행이란 것을 통해 역경과 희망, 꿈들을 찾아 나서는 과정 속에 모두 경험한 것을 토대로 이뤄나가는 모습이 인생의 한 여정처럼 다가온다.



누구나 한때는 모두 될 것이란 희망에 가득한 마음가짐, 이 실현을 위해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직접 하고픈 일들을 통한 소중한 경험들은 인생 자체가 모두 순탄치만은 않다는 것을 깨달아가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양봉을 통한 꿀벌들과의 조화, 그  안에서 천혜의 진정한 황금빛 꿀을 채취하고자 했던 주인공의 실현은 그가 진정 원한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깨달아가는 과정이 실은  그토록 원했던 금빛이 바로 가까이에 있었단 사실이다.



바라던 꿈, 파랑새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닌 바로 내 곁에 있다는 것을!








하지만 그는 결코 후회는 하지 않을 것 같다.



원하는 바를 찾고자 했던 용기, 그 용기를 통해 세상을 보는 눈도 달라졌을 것이고 현실과 이상의 차이 또한 느꼈을 것이기에....



그가 지녔던 용기가 없었더라면 삶에 있어 귀중한 것이 무엇인지, 모든 이들의 인생의 중요한 부분들이 다르기에 실패를 했다 하더라도 그는 꿀단지 하나를 건진 것 자체만으로도 이미 귀중한 것을 얻었다는 생각을 해본다.






-  샘은 마법처럼 바위에서 솟아오르고 있었다.


   천 년 전부터 거기에서 흐르고 있었다.


   물은 어디에서도 흘러온 것이 아니었다.


   거기에 있었다. 사막 한가운데. 기적처럼.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인 절벽에 세운 꿀벌 채취 과정의 묘사는 말 그대로 관현악단 연주 그 자체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읽기에 부족함이 없었던 부분이 아닌가 싶다.




지금도 여전히 꿀벌을 키우고 있을 오를레앙, 주변의 라벤더 향기와 함께 꿀벌들의 행진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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