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자전
정은우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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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맛이 좋다는 말속엔 저마다 각자 지닌 음식을 다루는 감각과 손에서 느끼는 스텝의 감각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같은 음식이라도 다 달리 느껴지지 않을까? 하던 생각이 떠올려보게 한 작품이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전에서 고전 형태의 이야기로 생각하고 읽었는데, 내용들이 현실의 우리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비춘 듯 다가온다.




남과 다른 특출한 능력을 지닌 사람들의 이야기가 음식을 만드는 능력에 덧대어 영웅과 반동 세력으로 나뉘어 사람들에게 비난과 멸시를 받고 살아간다는 진행은 능력 차별주의에서 더 나아가 인간 본연의 평등이란 의미를 다시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게 한다.




2년 전 휴직을 하고 다시 복직하는 과정에서 딸 미자가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독립을 선언했을 때 엄마 국자 씨가 매번 자신의 음식을 통해 딸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던 점이 이번에도 어떤 식으로 돌려놓을지 흥미롭게 다가온다.




국가에서 능력자와 비 능력자에 대한 선별 과정을 통해 국자 씨가 친구 글로리아와 함께 훈련을 받고 김포공항 내에서 일하며 전화로 보고하던 그 시기에 반대 반동 세력인 윤수일이란 남자와의 만남과 사랑은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목숨이 위태로울 수도 있었을 그 상황에서 선택했다는 모습이 부모님의 사랑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다가와 좋았다.




아직은 희망이 필요했다. 희망과 절망은 한 장의 종이였다. 먼저 읽는 쪽이 앞면이고, 나중에 읽는 쪽이 뒷면이었다. 단면만 읽고 구겨서 버리는 건 일시적인 도피였다. 절망과 희망 중 어느 쪽을 먼저 읽어야 할는지는 알 수 없었다. 언젠가는 남은 면도 읽어야 했다. 묵묵히 다 읽어낸 후 받아들여야만 남은 시간을 살아갈 수 있었다. p 241








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영웅이라 불리는 자들의 능력조차도 여러 등급으로 나뉘고 이들의 인생 자체도 이로 인하여 결정되어버리는 시대의 반영은 재난 사고나 그 밖의 사고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의 판단 테스트 자체를 통해  상상이라고는 하지만 현실에서조차도 이런 비슷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씁쓸하게 다가온다.



 

영화를 연상시키듯 한 소재와 구도가 좋아서 드라마로 나와도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히어로란 이미지가  어떤 위대한 능력만을 지닌 캐릭터가 아닌 결국 국자 씨로 대변되는 우리 어머니들도 위대한 히어로란 생각이 든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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