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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여자들
메리 쿠비카 지음, 신솔잎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2년 10월
평점 :

엄청난 폭우가 쏟아지던 날, 한 동네에 거주하던 세 여자들이 사라진다.
요가 강사이자 출산 도우미로 일하는 매러디스와 그녀의 딸 딜라일라의 실종은 그녀의 가정을 흔들어 놓는다.
남편 조시와 4살 된 아들 레오는 실종된 그들의 행방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그들과 가깝게 지내는 레즈비언 커플 케이트와 비아 또한 그들을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향을 염두에 두고 도와주려 애를 쓴다.
더군다나 이 불안감은 가까이에 살던 또 다른 여인의 실종 사건을 떠올리게 하면서 여러 목격자들의 신고를 통해 확인을 하지만 여전히 그녀들의 행방은 묘연하다.
그러던 중 실종 여인의 시체가 발견되고 남편이 용의자로 지목되는 사건 뒤에 아내와 딸을 찾기 위한 조시의 마음은 무너지면서 그렇게 시간은 흘러 11년이 지나간다.
그리고 극적인 탈출을 하면서 아빠품으로 돌아온 딜라일라-
그녀에겐 과연 무슨 일들이, 누가 납치한 것일까? 그리고 매러디스는?
작품 속 진행은 11년 전의 케이트, 매러디스, 현재의 레오의 시선을 통해 사건의 진실은 무엇인지에 대해 밝혀지는 과정을 각자의 상황에서 본 시점으로 그려진다.
평범한 가정에서 결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사건의 실체, 부부 사이에 말 못 할 비밀과 그보다 더 큰 일에 대한 불안감과 양심의 가책들, 여기에 이를 저지하고 감시하는 상대방에 대한 행동과 말은 이 작품 전체에 흐르는 긴장감을 높이는 역할을 충분히 보여준다.
같은 동네에서 자식을 둔 엄마들의 보이지 않는 경쟁심과 과거의 일을 발목 잡고 의심하는 질투, 여기에 워킹맘으로서 아이를 시터에게 맡기는 과정에서 오는 엄마로서의 미안함들에 대한 사건 정황들은 독자들에게 진범이 누구인지에 대해 궁금증을 더한다.
특히 임신한 여자로서의 출산에 대한 압박과 불안, 새 생명을 만날 수 있다는 희망 외에 여성으로서 진료를 받는 과정에서 겪는 불안함들이 표출되는 장면은 전혀 연관이 없을 것 같았던 죽은 채로 발견된 셸비와의 관계를 통해 새로운 전환점을 맞는 과정들이 좀체 책을 놓을 수가 없는 흐름으로 이어진다.
작품 속에서의 주인공들은 사라진 여자들로 생각될 수 있지만 이 작품 속에서는 매러디스가 들려주는 사건의 진실와 케이트가 바라보는 시각, 뜻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린 사람들까지 그리고 엄마와 누나가 사라짐으로 자신의 성장과정에서 관심의 대상에서 멀어진 채 성장한 레오의 아픈 기억을 통해 모두가 주인공처럼 생각될 수 있는 진행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자신의 안위를 위해 인간은 얼마나 본능에 의지해 악의적인 행동을 벌일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은 자살, 납치, 살인이라는 세 여자의 결말을 통해 전율을 느끼게 한다.
너무도 가까이 있었는데 그 11년간의 세월 속에 자신을 알릴 수 없었던 안타까움은 한 인간의 그릇된 양심으로 이뤄진 결과라고 하기엔 많은 사람들의 잃어버린 시간을 빼앗고 그 자신마저도 파멸에 이른 과정들이 분노를 자아내면서 소름이 끼친다는 말로 표현할 수 밖에 없겠다.
전작인 '디 아더 미세스'보다 훨씬 강력한 심리 구도와 전개 과정들을 넘어선 작품이라 드라마나 시리즈에선 어떻게 표현될지 궁금해진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