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하우스
피터 메이 지음, 하현길 옮김 / 비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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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CWA 대거상 수상작가 피터 메이의 작품이다.



추리 스릴러를 떠올리게 되면 연상되는 나라들이 있지만 이 작품의 배경은 유럽권에서도 스코틀랜드를 배경으로 한다.



스코틀랜드를 생각하면 체크무늬 치마에 백파이프를 연주하는 모습, 영화로는 '브레이브 하트'가 떠오르고  역사적으로도 영국과는 별개의 자신들만의 고유 양식을 가진 언어(게일어)와 관습, 정치를 하는 곳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지리적으로 섬 특유의 거친 바람과 바다, 갈대, 고대 성들로 이뤄진 나라, 그 나라 안에서도 루이스 섬에서 벌어진 사건을 그린 이 작품은 생생한 풍경의 묘사부터 독자들의 눈길을 이끈다.



18년 전 고향을 떠난 핀 매클라우드는 5살 아들의 교통사고로 인한 죽음과 아내와의 불운한 결혼생활, 악몽까지 겹쳐진 상태에서 자신이 수사를 맡고 있던 사건과 유사한  살인사건으로 인해 고향으로 가게 된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 결심했던 고향, 자신이 알고 있던 남자의 살인사건은 그가 자라온 성장을  회고하는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며 사건의 진실에 접근한다.



섬이란 곳의 특성상  누가 무엇을 하는지를 알고 지내는 사람들, 종교의 힘을 거절할 수 없는 교회의 힘에 의해 순종하며 살아가는 그들에겐 일말의 새로움이란 없는 삶의 연속이 대물림되는 곳이다.







그런 고향을 다시 찾아온 핀은 어떤 심정이었을까?




책 제목인 블랙하우스는 스코틀랜드 전통 가옥으로 성인식처럼 치러지는 바닷새 사냥, 일명 게일어로 '구가'로 불린 새끼 새를 사냥하는 전통을 치르기 위해 안 스커 섬에서 2주간을 지내면서 지내는 곳이다.




이곳에서 벌어지는 그 어떤 일도 섬 안에서만 허용되는 곳이자 바깥으로 이어질 수없다는 암묵적인 전통이 있는 곳에서 핀은 사냥 이전과 사냥 이후로 나뉜 삶의 변화를 겪는다.




기억 속에는 떠올리고 싶어도 생각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어떤 충격으로 인해 자신의 방어기제 역할로 인한 기억 자체를 무마하고 싶은 것들이 있다.




좀체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사건의 윤곽에 다가서기 위한 절차들 속에 그린 섬사람들의 다양한 모습들, 여기에 전통적으로 이어 내려오는 구가 사냥에 대해 자연 환경주의자들의 반대 시위까지 그린 모습은 전통과 현대의 변화 속에 무엇이 소중한지를 생각해보게 하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여기에 섬이란 공간에서 벌어지는 폐쇄적인 느낌, 자연의 녹록지 않은 변덕스러운 환경들, 그 안에서 기억이 봉인해제가 되면서 핀을 불러들인 사건의 내막들이 밝혀진 순간은 고딕풍의 느낌처럼 을씨년스럽게 다가온다.




그릇된 행동으로 인해 벌어진 아픔들, 그 아픔들이 채 사그라들기도 전에 또 다른 악행이 벌어지는 섬, 읽는 내내 추리 스릴러지만 한 소년의 성장기를 통한 아픔이 몰려왔고 그 아픔 속에 사랑과 분노, 애정과 배신감, 끝까지 반전의 맛을 느끼게 한 쫄깃한 두근거림이 내내 들게 한 작품이다.




스코틀랜드만의 느낌이 물씬 풍긴 작품, 특히 섬 구석구석의 묘사와 자연환경에 맞서 구가 사냥에 나선 인간들의  묘사는 이 작품 전체를 통틀어 가장 인상 깊은 장면으로 꼽을 수가 있을 것 같다.




'루이스 섬' 3부작의 서막을 알린 작품답게 바닷바람이 연신 코끝을 스쳐 지나간 듯한 느낌을 주는 내용은 차후 2, 3편의 출간작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만큼 유럽권의 다른 추리 스릴러를 읽고 싶은 독자라면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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