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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 많은 미술관 - 미술관만 가면 말문이 막히는 당신을 위한
정시몬 지음 / 부키 / 2022년 8월
평점 :

미술품 감상에 대해 전문적이진 않지만 작품 보는 것을 좋아하고 그 작품 속에 들어있는 몰랐던 내용들을 들려주는 책을 통해 조금씩 알아가는 편이다.
해외여행이 보통의 여행처럼 여겨지는 시대, 비록 코로나로 인해서 여행에 대한 부담은 여전하지만 여행 중 다녀본 그 나라의 미술관은 국내 미술관과는 또 다른 느낌을 받게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유럽의 미술관을 방문하면서 미술작품 감상을 통해 나와 미술작품 간의 대화나 예술가가 창조물을 자신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알아채고 반응하는 대화에 가깝다 말한다.

그런 점에서 유럽을 대표하는 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작품들을 두루두루 소개하는 내용들은 저자 자신이 보고 느낀 개인적인 내용과 해당 미술 시대와 화가들의 화법, 화풍들을 함께 느껴볼 수가 있다.
이름만 들어도 이미 고개가 끄덕여지는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오랑주리, 내셔널 갤러리, 우피치 미술관, 아카데미아 미술관, 바티칸 미술관으로 구성된 챕터는 미술관마다 소장하고 있는 시대적인 흐름에 따른 개성 있는 작품들 소개가 주를 이루고 그 시대에 활동하던 화가들과 그 화가들이 그린 작품이나 조각상들을 함께 감상하는 시간을 마련한다.

궁전에서 박물관으로 변한 루브르에 대한 역사부터 모 상표 이름의 실제 작품인 '날개를 펼친 승리의 여신'. '밀로의 비너스'. '모나리자'에 이르기까지 프랑스 여행을 한다면 필수 코스로 여기는 이곳의 작품들 해석과 감상을 속된 말로 머리가 깨질 정도로 인산 인산 해를 이뤘던 당시의 기억과 생각보다 작품 크기가 작은 모나리자에 대한 실망감을 다시 떠올려보게 한다.
그런가 하면 자칫 폐허로 남을 수도 있었을 철도역을 미술관으로 개조한 정부의 노력으로 프랑스 근대 회화 미술 소장 박물관으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오르세 미술관은 인상파, 사실주의, 벨 에포크 시대의 후기 인상주의 화가들의 활약으로 당대 유명한 작품들을 남겼던 마티스 앙리, 툴루즈, 로트레크의 그림들은 물론 미술풍의 새로운 변화를 이끈 점묘화에 대한 작품들을 볼 수 있는 곳이다.
후에 고호, 고갱 브르델에 이르는 작품들의 연관들은 미술 사조에 대한 이해가 쉽게 다가온다는 점이 다른 미술관과의 연결을 통해 물 흐르듯 이어진다.
오렌지 나무를 기르기 위해 만든 온실이 미술관으로 변한 오랑주리 미술관에서 볼 수 있는 모네의 작품과 마티스와 피카소의 친분과 경쟁, 피카소의 천재적인 능력과 시대의 주류를 재빨리 파악함으로써 안주하지 않는 그의 열정적인 예술작품들을 감상할 수가 있는 곳이다.

이밖에도 근대 풍경화의 완성과 빛의 움직임을 통해 작품을 남긴 조지프 말러드 윌리엄 터너나 퐁파두르 부인에 대한 그림을 볼 수 있는 내셔널 갤러리의 '양보다 질'을 우선시한 작품 소장에 대한 전략, 우피치 미술관은 물론이고 다비드 상이 소장되어 있는 아카데미아 미술관, 바티칸 미술관에서 볼 수 있는 유명한 라오콘 군상, 고개가 꺾어져라 쳐다본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 예배당 천장화에 이르기까지 예술가들의 창작과 열정들이 담긴 작품들을 간접 여행한다는 기분으로 만끽하게 한다.

서양미술 사조에 대한 공부를 할 때 암기처럼 외웠던 것에서 실제 현장에서 마주치는 작품들을 봤을 때의 희열은 비교가 안되지만 책을 통해 가보지 못한 미술관 소장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이 넘치는 책이다.

동작 하나하나에 심은 미세한 흐름들을 놓치지 않고 그리거나 조각에 표현했던 예술가들의 표현들이 현대 미술사조와 비교해도 좋을 것 같고 모르고 보는 것과 알고 보는 것 차이가 남다르게 다가오듯 이 책을 통해 저자가 들려주는 미술작품의 세계에 들어가 함께 감상해보는 것도 좋은 시간이 될 것 같다.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