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도망자의 고백
야쿠마루 가쿠 지음, 이정민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을 통해 사회파 미스터리 작가로서 손꼽히는 저자의 새로운 작품이다.

 

 

대학생 마가키 쇼타는 아르바이트를 함께한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늦은 밤 귀가하는데  여친인 아야카로부터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단 문자를 받는다.

 

 

마친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던 쇼타는 차를 몰고 그녀를 만나러 가는 도중 횡단보도를 건너던 노인 여성을 차로 죽이게 되고 곧 재판에 넘겨져 실형을 선고받는다.

 

 

그 후 4년 10개월의 형량을 마친 쇼타는 출소를 하게 되고 그의 가정은 이미  풍비박산이 난 채로 뿔뿔이 흩어진 뒤였단 사실 앞에 자기 때문에 이 모든 일들이 벌어졌다는 현실이  더욱 괴롭기만 하다.

 

 

한편 아내를 잃은 89세의 노리와 후미히사는 쇼타의 행방을 탐정 사무소에 의뢰하고 죽기 전에 반드시 쇼타를 만날 것을 결심한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죄를 지은 쇼타,  앞날이 창창했던 대학생인 그가 한순간에 사람을 죽인 사건은 그를 나락에 떨어뜨렸고 출소를 했지만 사회에서 안정된 직장을 구하는 과정에서 오는 시선들은 여전히 위축감을 들게 한다.

 

 

한편 쇼타가 살고 있는 집 옆 옆집에 살게 된 노리와는 무슨 심정으로 쇼타의 행동거지를 주시한 것일까?

 

죽은 아내에 대한 복수일까? 아니면 다른 의도된 뜻이 있는 것일까?

 

 

전작인 '돌이킬 수 없는 약속'에서도 저자가 묻고자 한  가해자가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한 형량을 마치고 나왔더라도 과연 사회에서도 그를 바라보는 인식이 제대로 치르고 나왔다고 인정받은 것인가?

 

그는 세상에서 떳떳하게 살고 싶다는 희망을 가질 자격이 있는가?

 

피해자의 가족인 노리와, 아들 마사키, 딸 구미의 입장에서는 쇼타를 과연 용서할 수 있을까?...

 

 

쇼타가 아무리 제대로 된 직업을 갖고자 하나 범죄자란 인식을 갖고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들 속에선 자유로울 수 없단 한계, 과거 여친인 아야카 또한 쇼타가 저지른 사건에 일정 부분  영향을 끼쳤단 괴로운 마음은 특별한 사람들이 죄를 저지른 것이 아닌 보통 사람들이 저지를 수 있는 사건이란 점을 통해  작품 속 속죄의 의미는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 한다.

 

 

특히 점차 자신의 기억이 퇴행해가는 노리와 후미히사가  쇼타와 나눈 이야기는 사랑하던 사람을 잃은 아픔에 대한 동질감의 감정 교류를 통해 자신이 과거에 행했던 비밀을 쇼타에게 들려줌으로써 두 사람은 어쩌면 서로가 서로에게 속죄를 통해 구원을 받을 것처럼 느껴진다.

 

 

그런 의미에서 노리와 가는 쇼타가 악인이 될 수도 없는 여린 마음의 소유자란 사실과 평생 마음의 짐을 지고 살아갈 속죄를 이해하고 있었고 쇼타가 사람들에게 인간대 인간으로서 믿었던 믿음에 대한 배신감, 죄를 짓고 형량을 마쳤더라도 다른 방향으로 살아가는 마에조노와도 비교할 수 있는 배치된 상황을 보인 저자의 글들이 정교하게 맞춘 틀처럼 상황에 맞는 진행들이 공감을 일으키게 한다.

 

 

 

죄의식과 진정한 속죄에 대한 물음을 던진 작품 속 내용들은 읽는 내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심정들을 그린 심리 표현들로 인해 눈물이 흐르게 하는 한편 속죄를 행동으로 보인 쇼타란 인물을 제대로 본 노리가와의 만남은 가해자와 피해자 가족의 양분된 두 시선을 통해 진실을 밝힌 모습이 용기 있는 속죄란 생각이 들게 한 작품이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