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들리와 그레이스

하들리와 그레이스
수잔 레드펀 지음, 이진 옮김 / 밝은세상 / 2022년 7월

두  가지의 갈림길이 있을 때 한쪽 길을 선택함으로 인해 다른 길에 대한 여운이 남는 경우가 있다.

만약 선택하지 않았던 길이 더 좋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에 대한 미련, 하지만 이 방법이 아니라면 더 이상  삶에 대한 의미를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야 한다는 공포를 느끼게 된다면?

하들리와 그레이스가 그랬다.

폭력적인 행동과 언어로 가정의 아슬함을 유지하는 부부관계, 겉으로는 여유로운 가정의 모습이지만 15년 결혼생활은 곪을 대로 곪아가고 이제는 여동생의 아들 스키퍼가 그들의 곁을 떠나 새로운 환경으로 돌아간다면 초점의 화살은 딸 매티에게로 갈 수 있음을 자각한 하들리-

도박에 빠지고 군 입대를 한 남편 지미가 군대에서도 버릇을 못 고치고 돈을 탕진해 집세마저 내지 못하게 됐을 때, 아니 정확히는 하들리의 남편 프랭크가 자신을 곧 해고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결심을 하게 된 그레이스-

두 여인을 그렇게 프랭크의 돈을 갖고 각자의 길을 떠나기로 했으나 사정은 그렇게 호락하지 않게 흘러간다.

남편의 불법 행위를 주시하던 FBI에 쫓기고 총기를 사용하게 됐으며 FBI 요원까지 납치하는 일까지 하나의 일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그녀들과 세 아이들은 추격을 따돌리며 함께 도망치는 신세가 된다.

빠른  장면의 전환과 그들 사이에 오고 가는 의견 대립 속에 가정주부로서 살아가던 하들리와는 달리 굴곡이 심했던 환경 속에서 부초처럼 자란 그레이스의 대비는 매사에 그레이스의 경험과 결단과 상황에 따른 위기를 모면하는 하들리의 임기응변으로 극적으로 극복해 가는 여정이 로드 무비처럼 흐른다.

각기 다른 부대끼는 힘겨운 삶을 벗어나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고자 했던 두 여인과 세 아이들, 조카이자 아들처럼 키운 스키퍼(아스퍼거 증후군처럼 보이는 행동들)의 독특한 행동과 말들, 사춘기에 접어든 매티, 아기 마일스까지 그들은 어느새 유대감이 뭉쳐진 하나의 가족처럼 동행을 하는 모습을 통해 응원을 하게 된다.

두 여인을 통해 억압된 가정과 자신의 능력을 인정하지 않는 세상의 불공정을 뿌리치고 자신들만의 인생을 만들기 위해 나아간 그녀들의 이야기는 클리셰처럼 이어지는 기타 다른 이야기들과는 다른 이야기를 그렸다는 점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프랭크에 대한 사랑과 증오로 벅찬 아픔과 고통을 느끼는 하들리,  지미에 대한 복합적인 감정을 느끼는 그레이스, 이 모든 것들의 후폭풍으로 몰고 온 결과물의  그녀들의 삶이 스릴처럼 이어지면서도  자기만의 새로운 인생 이야기를 시작하는 모습들은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이 아닌 진정한 '가족'이란 의미를 되새겨 보게 한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 델마와 루이스와 비슷하되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게 내용들은   여자라는 이름은 약하나 엄마는 강하다고 한 말이 절로 떠올려보게 된 책으로  그녀들(엄마들)은 정말 용감했다! 고 말할 수 있는 작품이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