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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탑의 살인
치넨 미키토 지음, 김은모 옮김 / 리드비 / 2022년 7월
평점 :
외로이 떨어진 깊은 산속에 세워진 독특한 모양인 원뿔의 형체를 갖고 있는 유리 첨탑, 이 건물을 세운 이는 생명공학자이면서 유전자 치료제 개발자로 미스터리 광인 코즈시마 타로 회장이다.
그런 그가 형사, 요리사, 주치의, 명탐정, 영능력자, 미스터리 소설가, 미스터리 편집자, 집사, 메이드가 모인 자리를 통해 중대발표를 하겠다며 초대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하지만 정한 시간이 되면 발표하겠다던 그가 갑자기 자신의 사무실에서 살해된 채 발견이 되고 눈이 쌓인 기후 탓에 그 자택은 고립된 채 경찰이 오기만을 기다린다.
사흘간에 걸친 일들을 다룬 사건의 흐름은 처음부터 코즈시마를 죽인 범인의 실체를 드러내면서 진행되는 가운데 살인 현장에 남아 있는 다잉 메시지, 그곳에 갇힌 인물들 중 집사 오이타와 메이드 토모에 두 사람이 전형적인 밀실 살인의 패턴으로 연이어 살해되는 일이 벌어지면서 진범을 밝혀내기 위해 명탐정 아오이 츠키오의 추리가 시작된다.
범인이 자신이 저지른 범행을 감추기 위해 왓슨이 되고 명탐정 홈스가 된 아오이의 두 콤비의 활약은 죄를 감추려는 자의 심리와 탐정의 곁에서 주도면밀하게 다음의 행보를 실행하려는 긴박감의 흐름이 이어진다.
외부와의 차단, 오로지 한 개밖에 존재하지 않는 각 방의 열쇠, 유일하게 열 수 있는 마스터키, 유리탑이 세워진 곳에 발생했던 예전 사건들까지...
과연 한 사람의 범인 외에 나머지 두 사람의 진범은 밝혀낼 수 있을까?
가면 병동을 통해 만났던 저자의 이번 작품은 기존의 작가가 쓴 방향과는 사뭇 다르게 다가온다.
클로즈드 서클의 전형을 따는 충실한 고전 패턴의 이야기는 저자가 웬만한 미스터리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지 않는 한 작품 탄생이 될 수 없었겠단 생각이 들 정도로 모든 추리 미스터리 유명 작가의 오마주와 이의 변주를 통해 새로운 신 본격 미스터리란 장르를 이어갔다는데서 새로움을 느끼게 한다.
추리 미스터리를 여러 작품을 통해 읽은 독자라면 이 작품 속에 소개하는 다양한 국적의 미스터리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을 다시 접한다는 느낌, 특히 '관 시리즈'를 오마주해 진행을 보인 살인의 흐름들은 이미 범인의 실체들이 드러나 마무리될 즈음 다시 본격적인 새로운 진상들이 밝혀지는 반전의 맛이 기다리고 있기에 작가의 새로운 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됨을 느낄 수가 있다.
그동안 저자가 다룬 전공을 살린 의학 미스터리나 감동적인 로맨스물, 판타지에 익숙한 독자들이 이번 작품을 통해 사건의 해결을 풀어나가는 방식에 대한 신선함, 여기에 명탐정과 명 범인에 대한 집착과 미스터리광으로서의 취미와 집착이 망상으로 어떻게 현실에서 다루어지는지를, 허구와 현실의 교묘한 줄타기의 복선들을 알아가는 맛 또한 일품이다.
탄탄하게 짜인 복선과 예기치 못한 인간들의 심리, 매타 픽션의 맛을 제대로 느껴보고 싶은 독자라면 만족할 것 같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