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 ㅣ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
마사키 도시카 지음, 이정민 옮김 / 모로 / 2022년 6월

연쇄살인 용의자인 하야시 류이치가 탈주한 사건은 평범한 주부인 미즈노 이즈미의 가정을 무너뜨렸다.

누구보다 성실하고 착한 아들인 다이키가 한밤중에 자전거를 타고 나간 이후 용의자로 몰리는 바람에 도망치다 트럭에 부딪쳐 죽게 된 것.-

이후 그녀의 삶은 왜 하필이면 다이키가 죽어야만 했는지,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으로 모든 생활을 저버리는 패턴으로 바뀐다.

이후 15년이 흐른 뒤 젊은 회사원인 여인이 자택에서 숨진 사건이 발생하고 용의자로 지목된 유부남인 불륜 상대마저 행방이 묘연한 상태로 수사는 펼쳐진다.

이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나선 미쓰야와 가쿠토는 수사를 진행하면서 전혀 상관이 없을 것 같은 다이키의 죽음에 관한 과거 사건과  현재의 사건이 묘하게 접점이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과연 이 두 가지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작품은 가족의 죽음을 통해 각자의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는 모정을 각자의  다른 상황에 맞춰 비쳐 그린다.

자식을 앞세운 부모의 마음, 부모의 뜻을 거스르지 않았던 착한 아들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는 엄마의 마음은 이즈미의 삶을 그 이전과 그 이후로 나뉘었을 만큼 결정적인 인생의 방향을 다르게 만들었고, 행방불명된 아들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또 다른 엄마 모모이 지에의 불안하면서도 희망을 걸어보는 마음, 며느리 노노코의 친정 엄마의 자식을 대하는 방법들까지 작품 속 내용은 모든 것을 손에서 내려놓을 수 없는 집착에 대한 집념을 그린다.

특히 전혀 별개로 여겨지던 두 사건의 연결성과 부모가 자식에 대해 얼마큼 알고 있나에 대한 물음과 스스로도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던 아들의 죽음을 두고 진실을 파헤치려 한 이즈미의 모습은 부모가 자식을 품에 안은 순간부터 사랑이란 감정이 무너졌을  때 찾아온 상실감이란 감정이 집착으로 변해 갈 때 보인 흐름들이  추리 미스터리 형식을 통해  그렸지만  아픈 현실을 보이는 것이라 안타까움마저 들게 한다.

다이키의 죽음에 얽힌 사연들이 전해주는 얘기들, 전혀 예상치 못한 반전의 내용들은 허를 찌른 부분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사건이 발생했을 때 본인과는 상관없는 일이란 이유로 쉽게 상상하고 해석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는 것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 작품이기도 하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